GOLD&WISE 56 57 SEPTEMBER 2013 “점잖고 예의 바르고 존경받던 분이 퇴직한 뒤 갑자기 포악한 언행을 하는 것을 목격 한 적이 있으십니까?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하던 행동을 보이는 경우 말입니다. 예 를 들어 목청을 높이며 불평을 하거나 타인에게 집요하게 사죄를 받아내는 일 같은 거요. 이런 예상치 못한 광경을 본 적이 있는 분은 오른손을 들어주세요.” 강사의 요청에 따라 수강생 몇몇이 조용히 손을 든다. “어떤 행동을 보이던가요?” 강 사는 가장 먼저 손을 든 수강생을 향해 질문을 이어간다. “저희 고객 중의 한 분이 조금 과장된 행동을 보이시더라고요. 모 대기업에서 전무까지 지낸 분인데, 직원이 인 사를 하지 않았다고 전화를 하셔서는 사직서 받으라고 호통치신 것을 본 적이 있습 니다.” 수강생의 얘기는 뜻 모를 내용이 섞여 강사에게 바로 전달된다. 강사는 기다렸 다는 듯 수강생의 답변을 들은 뒤 강의를 이어간다. “이런 현상이 바로 은퇴하면서 겪는 일종의 통과의례로 ‘환멸 단계(Disillusionment)’에 있다는 뜻입니다. 은퇴하는 분들 대부분은 은퇴 후 여섯 단계의 생활을 겪는데, 그중 세 번째 단계에 해당합니 다. ‘예비 단계’와 ‘밀월 단계’를 거친 다음 만나게 되는데, 은퇴자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고통스럽고 불편한 단계입니다.” 자연스러운 손놀림과 모든 수강생을 향한 고른 시선 처리와 자신 있는 목청, 뚜렷한 발음. 강사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범 답안 그대로다. “대체로 주변의 모든 환경이 은퇴자를 위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모습입 니다. 은퇴자에게는 배려되지 않은 많은 것이 눈에 거슬립니다. 그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없고, 존재 가치도 느끼지 못하게 하고, 남들이 그들을 위해 배려하지 않는다 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지요. 사회나 가정에서 잘 보살피지 않으면 위험한 형태로 표 출될 수도 있습니다.” 모 금융 회사 PB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은퇴 설계 전문가 과정 프로그램에서 ‘생활 과 레저’라는 과목이 진행되는 시간. 이 시간을 맡은 강사는 변용도 씨. 그 역시 금 융 회사에서 임원으로 재직한 적이 있는 엘리트 베이비부머다. 그는 현재 강사로 활 동 중이다. 20년을 다닌 회사, 40대에 임원 자리에 올라 더 큰 꿈을 꾸던 회사에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 자신 앞에 닥쳤다. 어느 날 갑자기 해임 통보를 받은 것이 다. 그때 나이 49세. 무척 당혹스러웠지만 이 모든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라고 생 각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비록 타의로 회 사를 떠났지만 어딘가 자신의 손길이 의미 있게 닿을 곳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 었다. 먼저 생계를 위해 벌인 다양한 종류의 자영업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일에만 얽 매여 사는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신을 꾀했다. 사업을 접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 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글을 써서 그간 꿈꾸던 수필가로 등단했고, 노력 끝에 한국사 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다. 그러던 그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강사가 되고 싶다는 욕구를 갖게 되었다. 의외로 주변의 많은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에게 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함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들 모두는 자신의 경험을 전하고는 싶지만 기회가 없다고 판 단하고 그저 가슴에 품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꿈이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변용도 씨는 달랐다. 그의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기능과 방 법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우연히 그가 활동하던 커뮤니티에서 발송하는 안내 이 메일을 통해 강사 양성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앙코르 스쿨 은퇴 준 비 강사 과정’.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강사로 거듭났다. 강사 가 되어보는 것, 내가 꿈꾸던 일, 그 일을 하자 Senior _골든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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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
g o l d & w i s e 5 6 5 7 s e p t e m b e r 2 0 1 3
“점잖고 예의 바르고 존경받던 분이 퇴직한 뒤 갑자기 포악한 언행을 하는 것을 목격
한 적이 있으십니까?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하던 행동을 보이는 경우 말입니다. 예
를 들어 목청을 높이며 불평을 하거나 타인에게 집요하게 사죄를 받아내는 일 같은
거요. 이런 예상치 못한 광경을 본 적이 있는 분은 오른손을 들어주세요.”
강사의 요청에 따라 수강생 몇몇이 조용히 손을 든다. “어떤 행동을 보이던가요?” 강
사는 가장 먼저 손을 든 수강생을 향해 질문을 이어간다. “저희 고객 중의 한 분이
조금 과장된 행동을 보이시더라고요. 모 대기업에서 전무까지 지낸 분인데, 직원이 인
사를 하지 않았다고 전화를 하셔서는 사직서 받으라고 호통치신 것을 본 적이 있습
니다.” 수강생의 얘기는 뜻 모를 내용이 섞여 강사에게 바로 전달된다. 강사는 기다렸
다는 듯 수강생의 답변을 들은 뒤 강의를 이어간다. “이런 현상이 바로 은퇴하면서
겪는 일종의 통과의례로 ‘환멸 단계(Disillusionment)’에 있다는 뜻입니다. 은퇴하는
분들 대부분은 은퇴 후 여섯 단계의 생활을 겪는데, 그중 세 번째 단계에 해당합니
다. ‘예비 단계’와 ‘밀월 단계’를 거친 다음 만나게 되는데, 은퇴자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고통스럽고 불편한 단계입니다.”
자연스러운 손놀림과 모든 수강생을 향한 고른 시선 처리와 자신 있는 목청, 뚜렷한
발음. 강사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범 답안 그대로다.
“대체로 주변의 모든 환경이 은퇴자를 위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모습입
니다. 은퇴자에게는 배려되지 않은 많은 것이 눈에 거슬립니다. 그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없고, 존재 가치도 느끼지 못하게 하고, 남들이 그들을 위해 배려하지 않는다
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지요. 사회나 가정에서 잘 보살피지 않으면 위험한 형태로 표
출될 수도 있습니다.”
모 금융 회사 PB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은퇴 설계 전문가 과정 프로그램에서 ‘생활
과 레저’라는 과목이 진행되는 시간. 이 시간을 맡은 강사는 변용도 씨. 그 역시 금
융 회사에서 임원으로 재직한 적이 있는 엘리트 베이비부머다. 그는 현재 강사로 활
동 중이다. 20년을 다닌 회사, 40대에 임원 자리에 올라 더 큰 꿈을 꾸던 회사에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 자신 앞에 닥쳤다. 어느 날 갑자기 해임 통보를 받은 것이
다. 그때 나이 49세. 무척 당혹스러웠지만 이 모든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라고 생
각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비록 타의로 회
사를 떠났지만 어딘가 자신의 손길이 의미 있게 닿을 곳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
었다. 먼저 생계를 위해 벌인 다양한 종류의 자영업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일에만 얽
매여 사는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신을 꾀했다. 사업을 접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
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글을 써서 그간 꿈꾸던 수필가로 등단했고, 노력 끝에 한국사
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다. 그러던 그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강사가 되고 싶다는 욕구를 갖게 되었다.
의외로 주변의 많은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에게 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함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들 모두는 자신의 경험을 전하고는 싶지만 기회가 없다고 판
단하고 그저 가슴에 품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꿈이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변용도 씨는 달랐다. 그의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기능과 방
법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우연히 그가 활동하던 커뮤니티에서 발송하는 안내 이
메일을 통해 강사 양성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앙코르 스쿨 은퇴 준
비 강사 과정’.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강사로 거듭났다.
강사가 되어보는 것, 내가 꿈꾸던 일, 그 일을 하자
Senior_골든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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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강사가 되려면 어떤 소양이 필요한가?
수강을 목적으로 참여한 이에게 특정 과목이나 지식을 가르치거나 정보를 말
과 글, 도표나 사진 등의 멀티미디어를 가미해 전달하는 일을 하는 직업인이 ‘강사
(Instructor)’다. 사회적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지혜까지 갖춘 시니어에게 ‘강사’란 매력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