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issa Brown, Director Energy Finance Studies, Asia June 2020 1 한국전력 이사회에 던지는 질문 “해외 투자는 재정 압박에 직면한 한전에 더 큰 리스크와 수익률 악화를 가져올 것이다” 요약 코로나 19 팬데믹은 전 세계 많은 국영 전력회사의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전력회사는 전통적으로 정부를 등에 업고 있기 때문에 각국의 경제 수준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인식된다. 현재 대부분의 전력회사는 수요 급감 및 탄력적 운용이 어려운 기저부하 발전의 특성으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다. 비용 절감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아직 코로나 19 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승자라고 일컬을 만한 주체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의 낮은 가변 비용 덕분에 혁신적인 사업자가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한국전력(KEPCO) 역시 이 같은 세계적 흐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한전 주가는 금년 들어 22.8% 하락해, 코스피 하락률보다 12.4% 포인트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한전이 청정 에너지로 전환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시장이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다. 한전이 처한 중단기적 자금난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많은 전력회사 경영진이 똑같은 고충을 겪고 있다. 실책을 피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전략과 시장 참여 확대가 요구된다. 한전은 2018 년 1 조 2,000 억 원(10 억 달러), 2019 년 2 조 3,000 억 원(19 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한전은 한국 증권시장 애널리스트들에게 2020 년에는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희망적 전망의 근거는 유가 인하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수입 증가다. 한국 경제의 리스크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널리스트나 투자자들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근거로 한전에 베팅하는 것은 순진한 일이다. 확실한 것은, 한전의 청정에너지 전환 전략에 세 그룹의 진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최고 경영자, 이사회, 정책입안자가 그들이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에너지 효율성, 가스 증대에 대한 약속이 구체화할 경우에는 특히 그러할 것이다. 한전의 청정에너지 전환에는 정책입안자, 최고경영진, 이사회의 진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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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이사회에 던지는 질문 · 2020-06-01 · 한국전력(kepco) 역시 이 같은 세계적 흐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한전 주가는 금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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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issa Brown, Director Energy Finance Studies, Asia June 2020
1
한국전력 이사회에 던지는 질문
“해외 투자는 재정 압박에 직면한 한전에 더 큰 리스크와 수익률 악화를 가져올 것이다”
요약 코로나 19 팬데믹은 전 세계 많은 국영 전력회사의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전력회사는 전통적으로 정부를 등에 업고 있기 때문에 각국의
경제 수준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인식된다. 현재 대부분의 전력회사는 수요 급감 및
탄력적 운용이 어려운 기저부하 발전의 특성으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다. 비용
절감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아직 코로나 19 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승자라고
일컬을 만한 주체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의 낮은
가변 비용 덕분에 혁신적인 사업자가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한국전력(KEPCO) 역시 이 같은 세계적 흐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한전 주가는
금년 들어 22.8% 하락해, 코스피 하락률보다 12.4% 포인트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한전이 청정 에너지로 전환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시장이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다. 한전이 처한 중단기적 자금난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많은 전력회사 경영진이 똑같은 고충을 겪고 있다. 실책을 피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전략과 시장 참여 확대가 요구된다. 한전은 2018 년 1 조 2,000 억 원(10 억 달러),
2019 년 2 조 3,000 억 원(19 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한전은 한국 증권시장
애널리스트들에게 2020 년에는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희망적 전망의
근거는 유가 인하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수입 증가다.
한국 경제의 리스크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널리스트나
투자자들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근거로 한전에 베팅하는
것은 순진한 일이다. 확실한 것은, 한전의
청정에너지 전환 전략에 세 그룹의
진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최고 경영자, 이사회, 정책입안자가
그들이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에너지 효율성, 가스 증대에 대한 약속이
구체화할 경우에는 특히 그러할 것이다.
한전의 청정에너지
전환에는 정책입안자,
최고경영진, 이사회의
진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국전력 이사회에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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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한전의 사업 방향 재설정에 따른 시장의 기대치를 형성하는 데에는 글로벌
투자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난해, 투자자들은 한전의 최고경영진과
이사회가 고비용 고탄소 발전에서 탈피하는 전환의 필요성과 그 과정에 자금을
대기 위한 전략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한국은 코로나 19 위기의 첫 단계를
성공적으로 관리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한전이
중단 없는 전환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2021 년과 2022 년 막대한 부채를 상환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은 한전 경영진이 전력 시장의
미래에 대한 자신들의 비전을 보여줘야 할
때다. 한전이 사업 전략을 재정비하면서 혁신
기술 및 투자와 자본 운용에 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시장은 세심하게 살펴볼 것이다.
한전 이사회는 경영진 또는 다른 당사자가 에너지 성장 시장에서 한전의 이미지를
훼손할 탄소 관련 예산 증대 결정을 내리는 것을 계속 두고 볼 것인가? 그와 같은
결정은 한전의 청정에너지 전략을 약화시킬 것이다. 한전은 청정에너지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면서도, 이런 방향과 상충하는 투자 결정을 내리고 있다.
화석 에너지에 의존하는 습관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 질문은 산업통상자원부를 향한 것이기도 하다. 화석 에너지 공급업체와 관련
기술에 여전히 비중을 두는 정책은 한전의 해외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전은 외면하고 있지만, 이것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뜨거운 쟁점이다.
주주들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그것은 외면한다고 사라질 문제가 아니다. 한전은
지금 세간의 이목을 끄는 갈등에 직면했다. 지난 2 월 대표적인 글로벌 연기금인
네덜란드연기금(APG)은 계속된 해외 석탄발전 투자를 이유로 한전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APG 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세계 금융 시장은 석탄발전
부문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한전 최고 경영자와 이사진은 그들의 결정에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1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도 APG 와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전은 5 월
28 일 블랙록이 한전의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투자에 대한 포괄적 정보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블랙록의 이와 같은 조치는 2020 년 1 월 CEO 인 래리
핑크가 지속가능한 환경을 향후 자사의 핵심 투자 기준으로 삼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한전 이사회는 최근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와 글로벌 투자자들의 개입으로 한전의
투자 실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절차에 있어서 종합적인 개선을 가속화할
1 Global investors warn South Korea’s KEPCO over carbon emissions
글로벌 투자자의 높아진 기준을 충족할 의사결정 구조가 필요하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환경 이슈는 절박한 문제다. 블랙록이 올해 초 기후 문제의
중요성을 크게 평가하고, ESG 제품을 주류로 삼겠다고 밝힌 시점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 있는 한전과 같은 전력회사에게 민감한 시기다. 투자자들, 특히 안정추구
성향의 패시브 펀드 매니저과 같은 이해관계자들은 점점 더 높은 기대치를
설정하고 있다. 한전 이사회와 경영진은 이런 움직임을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
먼저, 한전은 기후행동 100+, 기후변화에 관한 기관 투자자 그룹(IIGCC), UN
책임투자원칙(UN PRI)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전의 현재 기후
전략과 에너지 전환 계획을 어떻게 평가할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CDP 나 ESG
보고서에 포함되는 내용이든 아니든, 투자자들은 한전의 국내 사업 계획과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를 모두 들여다볼 것이다. 또한, 한전은 청정에너지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보고 투자해 온 경쟁업체들에 더 이상 뒤처져서는 안 된다.
이사회는
해외투자결정을
지속적으로 감독할
역량이 부족하다.
한국전력 이사회에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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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한전 – 기관투자자 목록
출처: 로이터. 참고: 2019.9.30~2020.3.31 의 펀드 자료. 이탤릭으로 표기된 이름은 해외로
확장한 한국 기업. 별표가 표시된 서명 기업은 모회사가 아닌 미래에셋자산운용(홍콩)과
인베스코(영국)이다.
블랙록의 최근 발표는 시장에 큰 충격으로 작용했다. 기후를 의식한 블랙록의
새로운 정책은 최대 자산 소유자들의 영향력을 반영한 것으로, 자산 관리 업계의
다른 경쟁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전 이사회는 한전처럼 탄소 배출량이 높은
기업에 가혹한 질문을 던지는 곳이 비단 블랙록뿐만 아닐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블랙록의 발표는 뱅가드, 제이피모건, 피델리티,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프루덴셜의 관계사) 등 한전의 지분을 소유한 대규모 패시브 및
액티브 펀드 운용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블랙록의 새로운 ESG 우선순위13
발표에 뒤이어, 점점 많은 글로벌 금융기관이 이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일부
기관은 블랙록의 조치를 훨씬 능가하는 기준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14
네덜란드 연기금인 APG 가 지적했듯,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전의 기후 전략을
평가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뀔 가능성이 있다. 과거 한전은 기후 정책에 있어서 다른
기업에 비해 뒤처지는 것만 피하면 됐다. 일부 눈에 띄는 예외를 제외하고 아시아
업체들은 탄소 대량 발생 자산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한전과 같은 영리한 기업들은
핵심 자산을 선택적으로 공개하는 꼼수를 부렸다. 하지만 CDP 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수많은 골칫덩이 자산 보유와 관련한 의미 있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에너지 전환에 관한 여러 이슈에 대해 전략적 인식도
부족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13 BlackRock, A Fundamental Reshaping of Finance, January 2020 14 IEEFA Asia: Asian financial institutions also beginning to exit coal financing, 29 April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