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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19년 9월 3일 화요일 제2213호 특집 예장합동과 통합은 1959년 분열되고 난 뒤 1962년과 1967년 두차례 합동을 시도했 으나 무산됐다. 이후 두 교단간 합동논의는 잠잠했다가 26년이 지나 고개를 다시 들었 다. 1995년 1월 예장합동 김덕신 총회장과 예 장통합 김기수 총회장이 양 교단 신년하례 회에 참석했다. 양 교단은 그 해 8월 15일 8.15광복기념예배를 함께 드렸고 9월 1일 한 장총 소속 8개 교단의 일원으로 ‘광복 50주 년과 장로교총회 80주년 기념예배’도 같이 했다. 참여교단들은 ‘한국장로교 공동신앙선 언’을 선포했으며, 예장합동과 통합의 교단 간 일치가 다시 진전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 이 들게 했다. 그러나 그해 가을 예장통합은 여성안수를 가결했으며 예장합동과 통합과 의 재합동 움직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양 교단 교류와 재합동 논의에 대한 불씨 는 1998년 들어서 다시 한번 피어올랐다. 그 주인공들은 당시 예장합동 총회장 길자연 목사와 예장통합 총회장 유의웅 목사였다. 양 교단 임원들은 서울시내 동보성에서 모 임을 갖고 ▲양 교단 기관지에 상대교단 총 회장 신년사 게재 ▲신년 시무예배와 하례 회에 양 교단장이 교차 참석 축사 ▲구국기 도회 개최 ▲신학자 교류 및 신학 학술포럼 개최 ▲하나되기 위한 방안의 장기적 연구 등 6개 합의안을 도출했다. 길자연 총회장은 합의사항대로 강단 교류와 화해와 일치 포 럼 개최 등을 진행했고 장로교단 구국기도 회까지 이끌어 냈다. 그러나 이후 통합과 재 합동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으며 교단간 교 류만 중지는 되지 않은 채 간헐적으로 명맥 을 유지해 오는 실정이 됐다. 길자연 목사 이후 총회장에 당선된 김도 빈 목사는 정견발표를 통해서 “보수교단들 과 교류 폭을 넓혀 나가겠다”는 말로 교단 내에 여전한 예장통합에 대한 불편한 시각 을 대변하면서 통합보다는 좀 더 보수적인 다른 교단들과 협력방안을 고려해 보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총회장들 역시 교단신년하 례회 때 양 교단 총회장이나 총무들이 상호 방문해서 불규칙적으로 인사를 하는 정도 의 관계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교단은 교단연합기관들에 함께 속해 있었기 때문에 만나지 않을 수 없었고 특히 2008년 ‘제주선교 100주년 기념 장로교연합감사예 배’에서 당시 총회장 최병남 목사는 통합측 총회장인 김삼환 목사는 물론, 합신 기장 총 회장들과 함께 강단에 서서 예배하고 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에 부산에서 세계교회협의 회(WCC) 총회가 개최됐을 때, 예장통합은 적극적으로 유치에 참여했고 예장합동은 반 대운동에 앞장서면서 양 교단 관계는 다시 악화됐다. 또 2014년 안명환 총회장 당시에 는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이 ‘한국교회 치유 와 회복을 위한 연합기도회’를 개최했다가 누구보다 통합측과의 교류를 반대했던 증경 총회장들이 이율배반적인 행위를 한다는 비 난을 듣기도 했다. 양 교단 관계가 다시 새롭게 전환된 것 은 김선규 목사가 총회장이 된 이후부터다. 김선규 총회장은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 을 맞아 예장통합과 공동으로 기념사업을 두 차례 진행했다. 양 교단은 상징성을 가지 고 있는 연동교회와 승동교회에서 그 해 6 월과 7월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장로교심포 지엄’을 개최했다. 양 교단은 ‘예장통합 합 동 공동기도문’을 발표하고 “100회 총회를 지낸 우리 장로교회가 하나님의 은혜로 큰 부흥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하나되 지 못하고 분열한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라고 고백했다. 김선규 목사 이후 교단 차원 의 모임은 다시 임원간 상견례나 연합기도 회 형태로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양 교단 교류 역사를 살펴볼 때 앞으로 교단간 교류 및 연합사업 공동참여 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된다. 교단 간 재합동은 양 교단 어느 누구도 가능하다 고 생각하고 있지 않으나 교류 및 연합사업 참여는 신학적 문제와 무관하고 한국교회의 유지 및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 피할 수 없 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증경총회장 길자연 목사는 “양 교단 연합 운동은 신학적으로 하나되자는 것이 아니며 또 우리 교단만 폐쇄적인 태도를 견지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면서 “나는 예장통합과 의 교류를 적극 추진할 때 우리 교단의 건 전한 신학적 입장을 전달하여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증경총회장 김선규 목사는 “국내에 수많은 교단이 있지만 우리 교단과 예장통 합은 교단의 규모와 영향력이 비슷하기 때 문에 두 교단만의 교류를 지속해야 한다”면 “두 교단이 먼저 뜻을 모아 연합운동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한국교회가 대사회, 대정 부, 대북 문제 등의 이슈에 대해 훨씬 큰 영 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교단 교류는 길자연 목사와 김선규 목 사가 총회장일 때 가장 활발했다. 두 목사 는 총회장이 되기 전부터 연합운동에 깊이 참여하면서 연합운동의 필요성을 익히 체득 했던 사람들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길자 연 목사는 기독교북한선교회, 영성목회연구 원, 세계복음화협의회, 한국항공선교회 등의 책임을 맡아왔다. 길 목사는 총회장을 역임 한 이후에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이사장, 한국세계선교 협의회 이사장, 평화한국, 이사장, 한국미래 포럼 이사장 등으로 일하고 있다. 김선규 목 사도 총회장이 되기 전에 한장총 대표회장, 한기총 서기 2회, 한기총 선교분과위원장과 예장합동교단은 예장통합교단과의 교류를 이어왔으나 예배 교류 정도의 수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교단의 연합사업과 예장통합과 만남에 대한 명확한 입 장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단을 위해서라도 한층 전문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사진은 2017년 예장통합과 함께했던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장로교심포지엄모습. 예장합동의 예장통합과의 교류는 지 도부간, 정치적, 일회성에 머물러 있는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양 교단 교류 가 지속되어야 한다면 발전적인 방향 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 한다. 첫째, 교단 연합사업에 대한 정체성 이 무엇인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 이 미 예장합동은 다수의 연합사업을 진 행하고 있으며 예장합동의 연합사업 참여는 그 존재만으로도 무게가 있다. 따라서 조만간 교단의 연합사업 정책 이 무엇인지 밝히고, 중요한 대사회적 사안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내놓을 필 요가 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교 단장의 의지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총회본부 실무 책임자의 관심과 관련 시스템 구축이다. 둘째, 교단 내에 연합사업을 전담할 부서가 있어야 한다. 서현교회 이상화 목사는 “연합사업에 의식을 가진 분 이 총회장이 되셨을 때 연합사업이 활 발했다”면서 “연합사업을 잘 진행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이 목사는 “첫 째는 연합사업의 순수성이 있어야 하 며 둘째는 지속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연합사업에서 지양해야 할 것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서 예장합동 교단이 성도수가 가장 많 다는 이유로 모든 연합사업에서 설교 를 고수하겠다든지 하는 사고방식은 곤란하다. 또 연합사업을 하다보면 그 동안 늘 만났던 사람들과 전혀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에 관계자들의 감정이나 이해관계를 넘어 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할 기구가 필요 하다. 이와 관련 예장합동교단에는 제100 회 총회부터 교단연합교류위원회가 상 설위원회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총회장과 총회총무가 당연직으로 임명 되어 있고 위원장을 비롯해서 15인의 위원이 있다. 그러나 제101회기와 제 102회기 보고서에 따르면 교류위원회 는 위원회 설립작업과 한교총 창립에 힘썼고, 제103회 보고서에 따르면 위 원회는 단 한차례의 회의만 했다. 올 해 교단연합교류위원회는 교단 산하 19개 교회들과 예장통합과 예장고신 교회들과 강단교류를 추진했으며, 오 는 제104회 총회에 ‘타교단과의 헌법, 정치, 권징조례 일치 연구위원회 설치’ 등을 헌의하기로 했다. 앞으로 교단연 합교류위원회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제 시해야 할 것이고, 교단간 교류의 폭 을 서서히 넓히되 예장통합과 교류의 역사를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김선규 증경총회장은 “연합사업을 하면서 통합측은 총회장이 바뀌어도 정체성이 지속되는데, 우리 교단은 리 더십에 따라 기조가 달라지는 것을 느 꼈다”고 말했다. 셋째, 다양한 분야의 협력방안에도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 일례로 양 교단 이 한국 내에서 협력하는 정도는 해외 선교지에서 양 교단 및 여러 교단들의 협력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단, 통일, 다음세대, 대사회적 신인도, 교회 관련 정부의 입법문제 등에 대해서도 예장 합동과 통합이 어떤 목소리를 내주느 냐에 따라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안양석수교회 김찬곤 목사는 “지금 은 교단간 경쟁이나 교단 중심의 성장 시대가 아니라 마이너스 성장기에 처 했다”면서 “외부적으로는 동성애 이슬 람 문제와 이와 관련한 입법 시도, 내 부적으로는 다음세대 감소와 선교의 출구전략 마련 등 산적한 고민이 많 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이러한 때 에 예장통합과 예배와 교류 등을 통해 협력의 분위기를 지속하면서 교육 선 교 연합사업에서 전문적인 협력이 이 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충헌 기자 보다 전문적 협력 필요하다 일회성 만남 아닌 순수성과 지속성 갖춰야 내실 있는 협력 강화로 시대적 도전 극복하라 양 교단 연합운동은 한국교회 이슈 대응에 큰 영향 교류 내실화 더욱 힘써야 기획/ 향후 교단관계 과제 교단분열 60년 · 화합 60년 두 교단이 앞으로 교류 폭을 더욱 내실화해가야 하는 이유는 교회로 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고, 한국교 회 앞에 놓인 대내외적 도전을 슬기 롭게 극복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선교협의회 초대 대표회장 등 연합기관 사역을 오랫동안 했다. 김 목사는 총회장이 된 이후 한교총 대표회장, 현재 외항선교회 법인이사(현) 등으로 활동했다. 모 연합기관 관계자는 “예장합동 연합사 업은 관심을 가진 총회장들이 재임시 적극 적으로 주도했던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특 히 길자연 목사는 한기총에 관심이 있었고, 김선규 목사 때는 교단이 한기총에서 탈퇴 한 데 대한 대안으로 한교총 창립을 준비하 고 있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양 교단만의 만남은 부침을 거듭했지만 사실 양 교단은 한교총, 한장총, 부활절연 합예배, 찬송가공회, 대한성서공회 등 여러 연합기관에서 만나고 있다. 또 지역협의회 나 교동협의회 등의 차원에서의 협력은 더 욱 광범위하고 역사가 깊다. 두 교단이 앞 으로 교류 폭을 더욱 내실화해가야 하는 이유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고, 한국교회 앞에 놓인 대내외적 도전을 슬기 롭게 극복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 > 노충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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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만남 아닌 순수성과 지속성 갖춰야 내실 있는 협력 강화로 …pdf.kidok.com/2213/221310.pdf · 장통합 김기수 총회장이 양 교단 신년하례

Sep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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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일회성 만남 아닌 순수성과 지속성 갖춰야 내실 있는 협력 강화로 …pdf.kidok.com/2213/221310.pdf · 장통합 김기수 총회장이 양 교단 신년하례

10 2019년 9월 3일 화요일 제2213호특집

예장합동과 통합은 1959년 분열되고 난

뒤 1962년과 1967년 두차례 합동을 시도했

으나 무산됐다. 이후 두 교단간 합동논의는

잠잠했다가 26년이 지나 고개를 다시 들었

다.

1995년 1월 예장합동 김덕신 총회장과 예

장통합 김기수 총회장이 양 교단 신년하례

회에 참석했다. 양 교단은 그 해 8월 15일

8.15광복기념예배를 함께 드렸고 9월 1일 한

장총 소속 8개 교단의 일원으로 ‘광복 50주

년과 장로교총회 80주년 기념예배’도 같이

했다. 참여교단들은 ‘한국장로교 공동신앙선

언’을 선포했으며, 예장합동과 통합의 교단

간 일치가 다시 진전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

이 들게 했다. 그러나 그해 가을 예장통합은

여성안수를 가결했으며 예장합동과 통합과

의 재합동 움직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양 교단 교류와 재합동 논의에 대한 불씨

는 1998년 들어서 다시 한번 피어올랐다. 그

주인공들은 당시 예장합동 총회장 길자연

목사와 예장통합 총회장 유의웅 목사였다.

양 교단 임원들은 서울시내 동보성에서 모

임을 갖고 ▲양 교단 기관지에 상대교단 총

회장 신년사 게재 ▲신년 시무예배와 하례

회에 양 교단장이 교차 참석 축사 ▲구국기

도회 개최 ▲신학자 교류 및 신학 학술포럼

개최 ▲하나되기 위한 방안의 장기적 연구

등 6개 합의안을 도출했다. 길자연 총회장은

합의사항대로 강단 교류와 화해와 일치 포

럼 개최 등을 진행했고 장로교단 구국기도

회까지 이끌어 냈다. 그러나 이후 통합과 재

합동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으며 교단간 교

류만 중지는 되지 않은 채 간헐적으로 명맥

을 유지해 오는 실정이 됐다.

길자연 목사 이후 총회장에 당선된 김도

빈 목사는 정견발표를 통해서 “보수교단들

과 교류 폭을 넓혀 나가겠다”는 말로 교단

내에 여전한 예장통합에 대한 불편한 시각

을 대변하면서 통합보다는 좀 더 보수적인

다른 교단들과 협력방안을 고려해 보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총회장들 역시 교단신년하

례회 때 양 교단 총회장이나 총무들이 상호

방문해서 불규칙적으로 인사를 하는 정도

의 관계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교단은 교단연합기관들에 함께 속해 있었기

때문에 만나지 않을 수 없었고 특히 2008년

‘제주선교 100주년 기념 장로교연합감사예

배’에서 당시 총회장 최병남 목사는 통합측

총회장인 김삼환 목사는 물론, 합신 기장 총

회장들과 함께 강단에 서서 예배하고 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에 부산에서 세계교회협의

회(WCC) 총회가 개최됐을 때, 예장통합은

적극적으로 유치에 참여했고 예장합동은 반

대운동에 앞장서면서 양 교단 관계는 다시

악화됐다. 또 2014년 안명환 총회장 당시에

는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이 ‘한국교회 치유

와 회복을 위한 연합기도회’를 개최했다가

누구보다 통합측과의 교류를 반대했던 증경

총회장들이 이율배반적인 행위를 한다는 비

난을 듣기도 했다.

양 교단 관계가 다시 새롭게 전환된 것

은 김선규 목사가 총회장이 된 이후부터다.

김선규 총회장은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

을 맞아 예장통합과 공동으로 기념사업을

두 차례 진행했다. 양 교단은 상징성을 가지

고 있는 연동교회와 승동교회에서 그 해 6

월과 7월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장로교심포

지엄’을 개최했다. 양 교단은 ‘예장통합 합

동 공동기도문’을 발표하고 “100회 총회를

지낸 우리 장로교회가 하나님의 은혜로 큰

부흥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하나되

지 못하고 분열한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라고 고백했다. 김선규 목사 이후 교단 차원

의 모임은 다시 임원간 상견례나 연합기도

회 형태로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양 교단 교류 역사를 살펴볼 때

앞으로 교단간 교류 및 연합사업 공동참여

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된다. 교단

간 재합동은 양 교단 어느 누구도 가능하다

고 생각하고 있지 않으나 교류 및 연합사업

참여는 신학적 문제와 무관하고 한국교회의

유지 및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 피할 수 없

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증경총회장 길자연 목사는 “양 교단 연합

운동은 신학적으로 하나되자는 것이 아니며

또 우리 교단만 폐쇄적인 태도를 견지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면서 “나는 예장통합과

의 교류를 적극 추진할 때 우리 교단의 건

전한 신학적 입장을 전달하여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증경총회장 김선규 목사는 “국내에

수많은 교단이 있지만 우리 교단과 예장통

합은 교단의 규모와 영향력이 비슷하기 때

문에 두 교단만의 교류를 지속해야 한다”면

서 “두 교단이 먼저 뜻을 모아 연합운동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한국교회가 대사회, 대정

부, 대북 문제 등의 이슈에 대해 훨씬 큰 영

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교단 교류는 길자연 목사와 김선규 목

사가 총회장일 때 가장 활발했다. 두 목사

는 총회장이 되기 전부터 연합운동에 깊이

참여하면서 연합운동의 필요성을 익히 체득

했던 사람들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길자

연 목사는 기독교북한선교회, 영성목회연구

원, 세계복음화협의회, 한국항공선교회 등의

책임을 맡아왔다. 길 목사는 총회장을 역임

한 이후에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이사장, 한국세계선교

협의회 이사장, 평화한국, 이사장, 한국미래

포럼 이사장 등으로 일하고 있다. 김선규 목

사도 총회장이 되기 전에 한장총 대표회장,

한기총 서기 2회, 한기총 선교분과위원장과

예장합동교단은 예장통합교단과의 교류를 이어왔으나 예배 교류 정도의 수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교단의 연합사업과 예장통합과 만남에 대한 명확한 입

장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단을 위해서라도 한층 전문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사진은 2017년 예장통합과 함께했던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장로교심포지엄’ 모습.

예장합동의 예장통합과의 교류는 지

도부간, 정치적, 일회성에 머물러 있는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양 교단 교류

가 지속되어야 한다면 발전적인 방향

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

한다.

첫째, 교단 연합사업에 대한 정체성

이 무엇인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 이

미 예장합동은 다수의 연합사업을 진

행하고 있으며 예장합동의 연합사업

참여는 그 존재만으로도 무게가 있다.

따라서 조만간 교단의 연합사업 정책

이 무엇인지 밝히고, 중요한 대사회적

사안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내놓을 필

요가 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교

단장의 의지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총회본부 실무 책임자의 관심과

관련 시스템 구축이다.

둘째, 교단 내에 연합사업을 전담할

부서가 있어야 한다. 서현교회 이상화

목사는 “연합사업에 의식을 가진 분

이 총회장이 되셨을 때 연합사업이 활

발했다”면서 “연합사업을 잘 진행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이 목사는 “첫

째는 연합사업의 순수성이 있어야 하

며 둘째는 지속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연합사업에서 지양해야 할 것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서 예장합동 교단이 성도수가 가장 많

다는 이유로 모든 연합사업에서 설교

를 고수하겠다든지 하는 사고방식은

곤란하다. 또 연합사업을 하다보면 그

동안 늘 만났던 사람들과 전혀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에

관계자들의 감정이나 이해관계를 넘어

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할 기구가 필요

하다.

이와 관련 예장합동교단에는 제100

회 총회부터 교단연합교류위원회가 상

설위원회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총회장과 총회총무가 당연직으로 임명

되어 있고 위원장을 비롯해서 15인의

위원이 있다. 그러나 제101회기와 제

102회기 보고서에 따르면 교류위원회

는 위원회 설립작업과 한교총 창립에

힘썼고, 제103회 보고서에 따르면 위

원회는 단 한차례의 회의만 했다. 올

해 교단연합교류위원회는 교단 산하

19개 교회들과 예장통합과 예장고신

교회들과 강단교류를 추진했으며, 오

는 제104회 총회에 ‘타교단과의 헌법,

정치, 권징조례 일치 연구위원회 설치’

등을 헌의하기로 했다. 앞으로 교단연

합교류위원회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제

시해야 할 것이고, 교단간 교류의 폭

을 서서히 넓히되 예장통합과 교류의

역사를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김선규 증경총회장은 “연합사업을

하면서 통합측은 총회장이 바뀌어도

정체성이 지속되는데, 우리 교단은 리

더십에 따라 기조가 달라지는 것을 느

꼈다”고 말했다.

셋째, 다양한 분야의 협력방안에도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 일례로 양 교단

이 한국 내에서 협력하는 정도는 해외

선교지에서 양 교단 및 여러 교단들의

협력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단, 통일,

다음세대, 대사회적 신인도, 교회 관련

정부의 입법문제 등에 대해서도 예장

합동과 통합이 어떤 목소리를 내주느

냐에 따라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안양석수교회 김찬곤 목사는 “지금

은 교단간 경쟁이나 교단 중심의 성장

시대가 아니라 마이너스 성장기에 처

했다”면서 “외부적으로는 동성애 이슬

람 문제와 이와 관련한 입법 시도, 내

부적으로는 다음세대 감소와 선교의

출구전략 마련 등 산적한 고민이 많

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이러한 때

에 예장통합과 예배와 교류 등을 통해

협력의 분위기를 지속하면서 교육 선

교 연합사업에서 전문적인 협력이 이

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충헌 기자

“보다 전문적 협력 필요하다”일회성 만남 아닌 순수성과 지속성 갖춰야

내실 있는 협력 강화로 시대적 도전 극복하라양 교단 연합운동은 한국교회 이슈 대응에 큰 영향 … “교류 내실화 더욱 힘써야”

기획/ ③ 향후 교단관계 과제 교단분열 60년·화합 60년

두 교단이 앞으로 교류 폭을 더욱

내실화해가야 하는 이유는 교회로

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고, 한국교

회 앞에 놓인 대내외적 도전을 슬기

롭게 극복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선교협의회 초대 대표회장 등 연합기관

사역을 오랫동안 했다. 김 목사는 총회장이

된 이후 한교총 대표회장, 현재 외항선교회

법인이사(현) 등으로 활동했다.

모 연합기관 관계자는 “예장합동 연합사

업은 관심을 가진 총회장들이 재임시 적극

적으로 주도했던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특

히 길자연 목사는 한기총에 관심이 있었고,

김선규 목사 때는 교단이 한기총에서 탈퇴

한 데 대한 대안으로 한교총 창립을 준비하

고 있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양 교단만의 만남은 부침을 거듭했지만

사실 양 교단은 한교총, 한장총, 부활절연

합예배, 찬송가공회, 대한성서공회 등 여러

연합기관에서 만나고 있다. 또 지역협의회

나 교동협의회 등의 차원에서의 협력은 더

욱 광범위하고 역사가 깊다. 두 교단이 앞

으로 교류 폭을 더욱 내실화해가야 하는

이유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고,

한국교회 앞에 놓인 대내외적 도전을 슬기

롭게 극복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끝>

노충헌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