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Legacy)는 단순히 우리말로 옮기기에 제법 까다로운 영어 단어인데, 대개 기존의 체제나 질서가 남긴 ‘유산’ 혹은 ‘자산’이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컴퓨터 분야에서 레거시 시스템이라고 하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 및 응용 프로그램을 지칭한다. 이렇듯이 일반적으로 과거에 시작되어서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기존의 어떤 것’들을 가리킬 때 레거시란 용어를 사용한다. 단어 그 자체로는 가치중립적 용어이지만 지난 시대의 ‘업적’이나 ‘성취’란 뜻으로 사용될 때는 긍정적으로, ‘구시대적인 시스템’이라는 뜻으로 사용될 때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으로 느껴지는바, 최선의 번역은 늘 문맥 속에서 찾는 것이 좋다. ‘레거시 미디어’라고 하면 웹 기반의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에 견주어 신문이나 지상파방송, 케이블 텔레비전 등의 ‘전통 미디어’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굳이 ‘레거시 미디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과거에 개발되어 현재까지 ‘지배적 경험’으로 인식되고 있는 기존 미디어가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도전으로 인해 시스템적인 변화가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 이 글에서 중요한 함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기술의 발달에 따른 디지털적인 미디어 환경 변화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문법을 ‘스마트하게’ 확 바꾸어나가고 있다. 스마트 시대에 미디어 콘텐츠 소비의 가장 큰 변화는 개인의 기호에 대한 존중과 시간적, 공간적 제약으로부터의 탈피다.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개념은 미디어 이용의 자유로움과 효율성을 배가하며 콘텐츠의 소비 양태를 바꾸어놓았다. 그동안 레거시 미디어가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시청자는 이제 시공간적 제약을 넘어 ‘개인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역동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 소비의 ‘개인화’ 경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MCN 서비스다. 전통적인 TV 시청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동영상 소비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것은 콘텐츠의 소비 행위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중심으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디어 생태계에는 이러한 변화에 상응해 콘텐츠의 유통 채널이 무한하게 확장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바로 그 중심에 MCN이 자리 잡고 있다. MCN이 바로 ‘여러 개의 채널로 콘텐츠를 유통하는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말이 아니던가. 레거시 미디어에 비해 한결 개방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MCN 서비스의 유연함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소비자의 높아진 콘텐츠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그 가치를 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레거시 미디어가 그간 누려온 독과점 적인 시장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은 자신들의 영화 개봉에 맞추어 예전에는 케이블채널의 토크쇼 등에 출연해 홍보했지만, 지금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채널에 출연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10~30대의 관객들을 만나기에 기존 미디어보다 유튜브 채널의 효용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실, 지상파를 중심으로 소수의 사업자가 지배하던 영상 콘텐츠 시장은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유통이 전면에 부각되면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의 대표 주자인 지상파방송과 유료 케이블이 그동안 수성해 온 시장에서의 우월한 지위는 플랫폼과 콘텐츠 플레이어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그 결과 필연적으로 전통 미디어의 시청 점유율이 하락함에 따라 현저하게 추락했다. 시청에 따른 소비자 노출을 기반으로 하는 광고 집행의 추락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레거시 미디어의 몫으로 있던 광고 파이는 이미 많이 잠식됐다. 레거시 미디어보다 더 정교하고 효율적인 광고 집행이 가능한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 기반 미디어에 광고주의 예산 집행이 속속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채널 브랜드 파워에 기반을 둔 레거시 미디어의 플랫폼 경쟁력은 공허해지고 시장 지배력은 쪼그라들었다. 레거시 미디어에 위기는 ‘앞으로 닥칠’ 미래형이 아니라 ‘이미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현재진행형이다. 심각한 피해와 상처 그리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몸부림은 레거시 미디어의 피할 수 없는 업이다. 레거시 미디어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광고의 온라인 시프트는 당연해 보인다. 온라인과 모바일이 점차 콘텐츠를 이용하는 중심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응하는 레거시 미디어의 선택은 많지 않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유효하고 타당한 선택은 레거시 미디어도 웹 환경에서의 수익 모델을 개발해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받는 새로운 탈출구를 찾는 것이다. 웹에 기반을 둔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서비스를 애초 경쟁 상대로만 바라보던 레거시 미디어는 이제 OTT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아예 자체 OTT 서비스를 13 12 신문과 방송 2016. 08 MCN 열풍에 대한 전통 미디어의 대응과 미래 지향점 배기형 / KBS 월드사업부 프로듀서 모바일 시대 생존 위한 실험 무대로 적극 활용 중 특집 MCN 열풍진단 레거시 미디어의 절박한 변신 흔들리는 레거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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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N 열풍에 대한 전통 미디어의 대응과 미래 지향점 …116.125.124.10/kpf/no548/pdf/02.pdf‘레거시 미디어’라고 하면 웹 기반의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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