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5주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요한 12,24) 발행인 | 조환길 발행 | 천주교대구대교구 편집 | 문화홍보국 인쇄 | 대건인쇄출판사 주소 |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로4길 112 전화 | (053)250-3048~9 홈페이지 | www.daegujubo.or.kr 이메일 | [email protected]등록 | 2017. 11. 13 대구 다04660 정미연 소화데레사 作 새로운 서약, 새로운 희망 | 성모당 봉헌 100주년을 맞으며 2018. 3. 18.(나해) 제2097호 < 오늘의 전례 6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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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당 봉헌 100주년을 맞으며 사순 제5주일 2018. 3. 18.(나해) 제2097호 · 축제 때 예배를 드리러 올라온 이들 가운데 그리스 사람도 몇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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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주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요한 12,24)
발행인 | 조환길 발행 | 천주교대구대교구 편집 | 문화홍보국 인쇄 | 대건인쇄출판사 주소 |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로4길 112 전화 | (053)250-3048~9
홈페이지 | www.daegujubo.or.kr 이메일 | [email protected] 등록 | 2017. 11. 13 대구 다04660
정미연 소화데레사 作
새로운 서약, 새로운 희망 | 성모당 봉헌 100주년을 맞으며 2018. 3. 18.(나해) 제2097호
< 오늘의 전례 6면 >
축제 때 예배를 드리러 올라온 이들 가운데 그리스 사람도 몇 명 있었습니다. 그들은 필립보
에게 다가가, “선생님,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하고 청하였습니다. 그들은 왜 예수님을 뵙고
싶어 했을까요?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라면 지나가시는 예수님께 말을 건넬 수도 있었겠지만,
따로 필립보를 찾아가 만나게 해달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예수님을 만나고자
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고자 하는 그들의 심정은 아마도 간절함 그 자체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한대(漢代) 왕충(王充)이라는 학자의 책 『논형(論衡)』 「감허편(感虛篇)」에 “精誠所至, 金石爲
開.”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정성을 다하면 쇠붙이와 돌이라도 뚫을 수 있다는 뜻입니
다. 서한(西漢) 시대에 말 타는 것에도 능하고 특히 활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던 이광(李廣)
이라는 뛰어난 장수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광이 사냥을 하러 나갔다가 부스럭 하는 소리
에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커다란 호랑이가 곧 덤비려고 웅크리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위험
에 처한 이광이 얼른 활을 겨누어 힘껏 호랑이를 향해 화살을 쏘았습니다. 그러고는 호랑이
에게 달려가 보았더니, 그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의 형상을 한 커다란 바위였습니다. 그
런데 바위에는 그가 쏜 화살이 박혀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자신의 활솜씨를 믿을 수가 없
었습니다. 그래서 뒤로 물러가 다시 화살을 쏘아 보았더니 쏘는 족족 바위에 튕겨 나와 살이
부러지고 화살촉이 망가질 뿐이었습니다.
그가 안 된다고 생각하고 화살을 쏘았을 때는 불가능했던 것이, 호랑이라고 생각하고 살기
위해 마음을 모아 쏘았을 때는 바위를 뚫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세상의 일이라는 것은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다가서는가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많은 신자들이 성당에 다니면서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얼마나 간절한 심정
으로 만나고 싶어 하십니까? 행여나 몇 번 시도하다 말거나 아니면 그냥 만남을 포기하고 있
지는 않는지요? 자기 목숨을 버릴 만큼 간절한 심정으로 예수님께 다가선다면 예수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곧 부활이 다가옵니다. 남은 사순 시기를 잘 준비하여 부활하신 예수님을
모두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일의말씀
② 사순 제5주일
임범종 프란치스코 신부 | 충효본당 주임
주님을 뵙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프랑스에서 선교를 하고 있다고 얘기하면, 다들 먼저 “우와~ 좋으시겠어요.”
라고 합니다. 심지어 “선교는 아프리카 또는 남아메리카의 정글 같은 곳에 가는 것이지 프
랑스에도 선교를 가나요? 거긴 가톨릭 국가 아닌가요?” 합니다. 다들 미션 영화를 너무 많
이 보셨나봅니다. 또한 한국 사람들에게 유럽, 특히나 프랑스는 낭만적인 샹송이 흐르고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센느 강, 노트르담 드 파리 성당이 있는,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이시는 것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예술과 문화의 나라 프랑스, 이 프랑스에 선교가 필요하냐구요? 대답을 먼저 드린다면,
그렇습니다. 유럽의 어떤 나라보다 선교사가 절실히 필요한 곳이 프랑스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있는 교구에서 10년 동안 사제 서품이 단 한 명뿐이었고, 지금은 인도의 두 신
학생이 와서 사제 서품을 준비하고 있고, 다른 프랑스 신학생은 한 명도 없습니다. 그만큼
사제, 수도 성소자가 없고, 교회는 초고령화가 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2014년 2월의 마지막 날, 저는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를 타고 한국 사람이 한 명도 살
지 않는 프랑스 동부의 벨포흐(Belfort)라는 곳을 향해 선교의 첫 발걸음을 시작했습니
다. 제가 이곳으로 오게 된 이유는 1876년 파리 외방전교회에서 서품을 받은 아쉴 호베흐
(Achille Robert) 신부님 때문입니다. 이 신부님은 1877년 조선으로 선교를 떠나 경상도
지방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시다가 신나무골에 대구의 첫 본당 신부님이 되신 한국명, 김
보록 신부님입니다. 제가 있는 이곳은 바로 김보록 신부님의 고향입니다.
저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합니다. 과연 김보록 신부님은 상상이나 하셨을까요? 140년 후,
당신이 뿌리신 복음의 씨가 열매가 되어 다시 당신 고향 프랑스로 복음의 씨를 뿌리러 간
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느님의 신비는 이렇게 오묘하고 놀라울 수가 없습니다. 이곳의 신
자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제는 한국에서 프랑스 교회,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의
미를 전하기 위해 왔다고 하면 오히려 이곳 신자들이 더 고맙다고 합니다. 서로 고맙다고
하니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8개월 간 어학원을 다니고, 몽벨리아흐(Montbeliard)의 한 본당에 보좌 신부로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서품 10년차가 되었지만 불어도 제대로 못하는 제가 과연 어떻게 살아가
고 있을까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주님을 뵙고 싶습니다선교지에서
온 편지
대구주보 ③
대구대교구가 프랑스에도 선교를 가나요? ①
박준용 유스티노 신부 | 프랑스 벨포르 교구 선교
지난 2017년부터 대구주보 표지 성화를 통해 교구민들에게 친
숙한 이미지로 와 닿고 있는 정미연(소화데레사) 화백. 그동안
평범한 듯 독특한 화법 속에 담긴 명확한 주제와 표현력으로 주
일의 복음 말씀을 한 눈에 새기고 묵상할 수 있어 한 주간이 기
다려질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아 왔다. 이에 천주교대
구대교구 문화홍보국에서는 그동안 연재되었던 대구주보 표지
그림들을 원화로 만나는 전시회를 마련하였다. 3월 28일(수)부
터 4월 10일(화)까지 범어대성당 드망즈갤러리에서 ‘푸른 성화의
노래’를 주제로 전시회가 열린다.
전시회 주제에 푸른색을 드러낸 것은 작품들이 대체로 푸르
다는 의미가 아니라, 예수님을 비롯한 성화 속 인물들이 갖추고
있는 영성의 깊이를 푸른색에서 찾아 표현한 것으로 영적인 의
미를 전하는 성화전이다.
이번 전시회에 소개되는 작품은 2015년부터 1년간 서울주보
와 가톨릭평화신문에 연재했던 전례력에 따른 성화를 비롯해
2017년부터 대구주보에 연재하고 있는 주보 표지 성화, 그리고
유경촌(서울대교구 보좌) 주교와 함께 펴낸 사순 묵상집 「사순,
날마다 새로워지는 선물」에서 선보였던 원화도 감상할 수 있다.
특별히 대구 전시회에서는 2014년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육
사(1904~1944) 선생 탄생 110주년 기념 시화집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에서 선보였던 43점의
기념화도 전시할 예정이다.
복음 말씀을 미술 작품으로 표현한 위대한 작가는 많지만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매주 복음의
내용을 묵상하고 그 내용을 표현해 낸다는 것은 아무리 전문 작가라 할지라도 어렵고 힘든 작
업일 것이다. 본 전시회를 통해 과연 작가가 하느님과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그 창작의 고통
이 어떠했는지, 작품 안에 깊은 내면의 울림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