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윤리 브리프스 2015-07호 1 / 21 전문가 칼럼 직무윤리란 무엇인가? 유규창 (한국윤리경영학회 회장, 한양대 교수) Q. 직무윤리는 기업윤리와 어떻게 다르며, 우리 사회에서 직무윤리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업윤리는 경영 전반에 걸쳐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행동을 강조하는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반면 직 무윤리는 구성원 개개인들이 자신이 맡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켜야 하는 윤리적 행동과 태도를 구체화 한 것입니다. 따 라서 직무윤리는 기업윤리의 한 요소이면서도 추상적인 선언에 그칠 수 있는 윤리의 개념을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높임으로써 실질적인 의미를 갖도록 만든 것입니다. 직무윤리와 유사한 개념이 직업윤리입니다. 직업윤리라고 하면 의사, 변호사, 언론인, 교사, 회계사 등 사람의 생명을 다루 거나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특정 직업군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모든 직업들 은 윤리가 요구됩니다. 직업윤리의 다른 표현이 직무윤리입니다. 직무윤리를 소홀히 해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이 세월호 침몰입니다. 선장이 자신의 직무에서 지켜야 할 윤리를 망각하여 수많은 아까운 생명을 빼앗아 가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 져오게 된 것입니다. Q. 직무윤리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기업윤리가 거시적인 개념이라면 직무윤리는 미시적인 개념입니다. 직무윤리도 기업윤리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필수적으 로 기업의 전 구성원에게 적용되는 윤리규범, 윤리강령, 윤리행동지침 등을 제정해야 합니다. 직무윤리는 전사 차원에서 추진하는 기업윤리의 철학 속에서 추진되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성원 개개인들이 수행하는 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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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윤리란 무엇인가 - acrc.go.kr · 기업윤리 브리프스 2015-07호 2 / 21 에서 요구되는 윤리적 행동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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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윤리 브리프스 2015-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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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직무윤리란 무엇인가?
유규창 (한국윤리경영학회 회장, 한양대 교수)
Q. 직무윤리는 기업윤리와 어떻게 다르며, 우리 사회에서 직무윤리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업윤리는 경영 전반에 걸쳐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행동을 강조하는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반면 직
무윤리는 구성원 개개인들이 자신이 맡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켜야 하는 윤리적 행동과 태도를 구체화 한 것입니다. 따
라서 직무윤리는 기업윤리의 한 요소이면서도 추상적인 선언에 그칠 수 있는 윤리의 개념을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높임으로써 실질적인 의미를 갖도록 만든 것입니다.
직무윤리와 유사한 개념이 직업윤리입니다. 직업윤리라고 하면 의사, 변호사, 언론인, 교사, 회계사 등 사람의 생명을 다루
거나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특정 직업군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모든 직업들
은 윤리가 요구됩니다. 직업윤리의 다른 표현이 직무윤리입니다. 직무윤리를 소홀히 해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이 세월호
침몰입니다. 선장이 자신의 직무에서 지켜야 할 윤리를 망각하여 수많은 아까운 생명을 빼앗아 가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
져오게 된 것입니다.
Q. 직무윤리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기업윤리가 거시적인 개념이라면 직무윤리는 미시적인 개념입니다. 직무윤리도 기업윤리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필수적으
로 기업의 전 구성원에게 적용되는 윤리규범, 윤리강령, 윤리행동지침 등을 제정해야 합니다. 직무윤리는 전사 차원에서
추진하는 기업윤리의 철학 속에서 추진되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성원 개개인들이 수행하는 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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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요구되는 윤리적 행동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직무윤리는 기업의 인사관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이 한국기업의 직무윤리가 잘 정착되지 못
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속인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인사관리 때문입니다. 속인적 인사관리에서는 하는 일을 명확하게 정
의하는 것이 쉽지 않고 직무 간의 경계도 애매모호하여 서로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직무윤리
가 정착되기 위한 첫 걸음은 직무중심의 인사관리입니다.
직무윤리를 위해 직무분석은 필수적인 활동입니다. 직무분석을 통해 구성원 개개인이 수행하는 직무의 내용과 직무에서
요구되는 역할과 책임 범위가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합니다. 기업윤리와 마찬가지로 직무윤리도 이해관계자의 개념이 중요
합니다. 다만, 기업윤리에서 제시하는 이해관계자가 포괄적이었다면 직무윤리에서의 이해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직무를 수
행하면서 관련이 되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구체화되어야 하고, 각각의 이해관계자와 윤리적 관계가 설정되어야 할 것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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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사례
업종별 윤리경영 사례
2014년 전세계 자동차판매량은 7,200만대에 달하였는데, 이는 전 세계 인구 72억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인구 100명이
자동차 1대를 구매한 것과 같다. 특히 국내 완성차업체와 국내에서 생산 중인 외국계 완성차업체의 세계 생산 점유율은
1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여 국내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많은 고용을 유발하며 수많은 협력업체에 파급효과가 큰 국가 기간산업이다. 현재 국내생산 물량의 70% 가
까이를 수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수출의 주력상품 중 하나로 성장하여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자동차
는 우리 생명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 수 만개가 넘는 부품이 복잡하게 엮여있는 자동차는 사소한 불량도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이처럼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소비자 안전과 직결된 자동차산업의 윤리경영 이슈
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이슈 1. 차량 결함 은폐 의혹
자동차산업에서 차량의 안전문제는 생명과 직결된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이러한 안전문제를 중요시하고 있으며 차량안전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러한 차량안전 관련 문제는 자동차업체의 매출과 평판에 큰 영향을 미치며 리콜에 천문학적
인 비용이 들 수 있어 기업으로 하여금 이에 대한 대응을 고심하게 한다. 일부 업체들은 이러한 차량결함 문제를 은폐하
려다 소비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더 큰 역풍을 맞기도 했다.
[사례] 차량 결함에 늦은 대응 및 은폐
해외 자동차생산업체인 T사는 미국에서 발생한 차량 가속페달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2009~2010년에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다. 리콜 전 사고에 대해 T사는 “운전자의 느낌 문제
“,“순간 브레이크가 듣지 않을 때 더 밟으면 차는 분명히 멈춘다”라는 발언 등 소비자 탓으
로 돌리는 태도로 비난을 받았다. 리콜 발생 후 열흘 뒤에나 CEO가 공식 사과를 하였고, 관
련 정보에 대한 부실한 설명과 불투명한 정보 공개로 은폐의혹까지 제기되었다.
T사는 2014년 벌금 12억 달러를 납부하는 내용으로 미국 법무부와 수사 종결에 합의했으
며, 현재까지 차량 1,200만대 리콜에 대한 배상으로 쓴 돈이 무려 40억 달러에 이른다. 여
기에 이번 합의금까지 더해지면 52억 달러로 늘어나며, 아직 기존의 결함 은폐의혹과 관련
한 소송이 80건 이상 진행 중이다. 소비자에게 거짓말한 죗값을 치르는데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과 돈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 업종별 윤리경영 사례에서는 자동차업계에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윤리경영 이슈와 그에 대한 기업
들의 대응 노력, 그리고 외국기업의 사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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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2. 갑질 논란
자동차업체가 협력사보다 우위에 있는 입장을 이용하여 계약사항을 일방적으로 변경, 물품대금을 지연 지급, 단가를 깎는
‘갑질’ 또한 종종 보도되고 있다. 미국의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전문 연구조사기관인 플래닝 퍼스펙티브가 2015년 5월 발
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이 협력업체와의 관계 악화로 차 한 대당 144달러의 손해를 보았다고
한다. 부품업체에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시도하지만 결국은 ‘갑질’의 대가가 수익에 마이너스 요인
으로 작용한다는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또한 완성차업체의 ‘갑질’ 뿐만 아니라, 작년 공정위에 적발된 1차 협력업체의 '
갑질'은 최근 협력업체와 상생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의 최근 행보와 대비된다.
◎ 이슈 3.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
완성차 업체들은 수많은 협력사들을 통해 부품을 공급받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사들의 역량저하는 결국 차량부품
품질의 저하로 이어져 완성차업체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완성차업체는 협력사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노력
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굴지의 자동차생산업체인 E사의 협력사 중 대기업 숫자는 2001년 46개에서 2014년 139개로 3배
증가했다. 거래소와 코스닥에 상장된 협력사는 같은 기간 46개에서 69개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국내 시가총액이 4.3배
증가한 것에 비해 협력사들의 시가총액은 1조 5,000억원에서 17조 1,000억원으로 11배 이상 급증했다. 자동차생산업체와
협력사들의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이 이러한 성장으로 나타났다.
[사례] 1차 협력업체의 갑질
완성차 업체인 B사의 1차 협력업체 C사는 하도급 업체에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하다 2014
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잇따라 적발됐다. C사는 2010년부터 하도급계약서 평가에 의거해 계
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하고, 파업에 따른 업무 지장이 생기면, 통보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설정 또는 변경된 거래조건이 반영된 하도급계약서를 하
도급업체에 보내 동의를 요구하고, 변경된 거래조건에 동의하지 않은 업체의 경우 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간주해 추가 협의 요청을 거부했다.
[사례] 대리점을 상대로 한 갑질
A사는 정가판매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영업사원은 물론 대리점 대표의 개인 통장 거래내
역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 대리점 관계자는 본사로 부터 차량
밀어내기 등 선출고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리점 영업사원은 "본사의 선출고
압박으로 지금 선출고한 건만 10여대 이상"이라며 "못 팔면 대리점이 계속 떠안고 간다"고
말했다. A사의 갑질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대리점의 거점 이전과 영업사원 채용에 대
해 본사와 노조가 나서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지난 2010년
A사의 본사가 합당한 이유 없이 거점이전과 영업사원 채용을 승인하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
고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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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4. 환경을 위한 자동차업계의 노력
국내 등록된 자동차 수가 2015년에 2,000만대를 넘어섰다. 차량으로부터 배출되는 배기가스로 인해 대기오염이 심화되고
있으며, 또한 차량 정비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들이 비산하며 시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
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친환경자동차 개발 및 정비과정을 개선하고 환경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사례] 민·관 공동투자 기술 개발 협력 펀드
국내 완성차 업체인 I사는 100억원 규모의 민ㆍ관 공동투자 기술 개발 협력펀드 가운데 93
억원을 중소 협력업체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I사는 중소기업청과 함께 완성차 업계 최초로
2014년 7월부터 3년 간 중소기업청과 I사가 각각 50억원씩 출자하여 연간 총 100억원 규모
의 동반성장 민관협력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기술력이 점차 중요시 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소 협력업체들과 상생해 제품 경쟁력을 증진하기 위해 해당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I사의
중소 협력업체들은 펀드를 통해 연구 개발비에 대한 지원을 받았으며, 지금까지 14개 업체
가 총 93억 5,485만원을 지원받았다. I사는 동반성장을 위한 민관협력펀드를 통해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상생을 효과적으로 이루어나가려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사 신차들의 경쟁력
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례] 협력사 인적자원 확보 및 해외진출 지원
국내 F사는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대해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F사의 협력사라는 인지
도를 활용해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2012년부터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있
다. 이 행사는 2015년의 경우 서울을 시작으로 창원, 광주, 울산, 대구 등 5개 지역에서 열
렸는데 전국적으로 360여개의 협력사가 참여했고, 참가 구직자 2만 5,000여명 가운데 직장
을 얻은 사람은 1만 7,000여명으로 추산된다. F사는 협력사들이 실제 채용에 성공할 수 있
도록 장소 제공부터 행사 기획, 운영까지 재정을 지원했으며,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협력사가 5만여 명을 채용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2002년부터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협력사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부품 수출 해외 로
드쇼’를 진행하고 있다. 초기 투자비와 경험 부족으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
력사를 돕기 위해 운영자금 조달 지원, 수출입은행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금리 우대 대출 지
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F사 1차 부품 협력사가 2013년 해외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 금액은 9조 6,600억원에 이르렀으며, 2000년 40여개에 불과하던 해외 동반진
출 협력사 수는 지난해 600여개로 크게 늘었다. 이들의 매출액 또한 2002년 3조 8,000억원
에서 12년만인 지난해 36조 5,00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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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어
과거 자동차업계는 협력사들을 배려하기보다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협력사 쥐어짜기의 역효과가 부각
되면서 현재는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 노력이 협력사의 경쟁력 향상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러한 선순환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라는 성과와 더불어 환경을 위한 신기술 개발, 친환경 경영 등 환경을 개선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