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차등의결권 주식의 도입7F 능성에 대한 소고 김정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글을 시작하며 구글( Google)이 투자하고 운영하는 창업지원 보육센터인 ‘구글 캠퍼스’가 세계 세번째,아시아 에서는 최초로 지난 5월 8일 서울에 문을 열었다. 작년말 세계적인 스웨덴의 가구업체 이케아 ( IKEA )가 광명시에 우리나라 1호점을 열었다. 최근 일어난 두 회사의 움직임에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다. 구글과 이케아는 둘다 세계적 성공을 거둔 것 외에도 둘다 기업의 색채가 매우 특이하다. 이 색깔은 두 기업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업의 색깔이 곧 기업가치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잉바르 캄프라드는 이케아만의 DNA를 유지하기 위하여 회사설립도 하 지 않았고 심지어 자손들이 회사경영에 뛰어드는 것도 원치 않았다. 현재 이 세계적인 가구공 룡은 네덜란드의 어느 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노력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이케아 만의 독특한 매장분위기,진열 식,가구디자인 등은 유지되지 못했을 것이다. 구글의 창업자 인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 역시 잉바르 캄프라드 못지 않게 기업의 색채를 유지하기 위 하여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구글의 홈페이지는 초기화면이 단순한 ‘표제어 입력형’이다. 이 러한 소박한 초기화면 역시 창 업 들 의 깊은 생각을 담고 있다. 나아가 구글은 독특한 기업문 화를 자랑한다. 캘리포니아 산호세(San Jose) 인근 마운틴뷰 (Mountain View)에 위치한 구 글본사는 당구대와 장난감이 뒤섞인 자유분 한 캠퍼스를 연상시킨다. 그런데 현재 시가총액 세계 2위인 나스닥기업 구글( Google, Inc .; NASDAQ GOOG)의 주식은 Class A 와 Class B 두 종류로 되어 있으며 창업자들은 이중 Class B의 복수의결권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구글은 기 12 「상장」 2015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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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등의결권 주식의 도입7F · 2016. 1. 22. · 도입7F능성에 대한 소고 김정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글을 시작하며 구글(Google)이 투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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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차등의결권 주식의
도입7F능성에 대한 소고
김정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글을 시작하며
구글(Google)이 투자하고 운영하는 창업지원 보육센터인 ‘구글 캠퍼스’가 세계 세번째,아시아
에서는 최초로 지난 5월 8일 서울에 문을 열었다. 작년말 세계적인 스웨덴의 가구업체 이케아
(IKEA)가 광명시에 우리나라 1호점을 열었다. 최근 일어난 두 회사의 움직임에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다. 구글과 이케아는 둘다 세계적 성공을 거둔 것 외에도 둘다 기업의 색채가 매우
특이하다. 이 색깔은 두 기업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업의 색깔이 곧 기업가치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잉바르 캄프라드는 이케아만의 DNA를 유지하기 위하여 회사설립도 하
지 않았고 심지어 자손들이 회사경영에 뛰어드는 것도 원치 않았다. 현재 이 세계적인 가구공
룡은 네덜란드의 어느 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노력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이케아
만의 독특한 매장분위기,진열방식,가구디자인 등은 유지되지 못했을 것이다. 구글의 창업자
인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 역시 잉바르 캄프라드 못지 않게 기업의 색채를 유지하기 위
하여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구글의 홈페이지는 초기화면이 단순한 ‘표제어 입력형’이다. 이
러한 소박한 초기화면 역시 창 업 들 의 깊은 생각을 담고 있다. 나아가 구글은 독특한 기업문
화를 자랑한다. 캘리포니아 산호세(San Jose) 인근 마운틴뷰 (Mountain View)에 위치한 구
글본사는 당구대와 장난감이 뒤섞인 자유분방한 캠퍼스를 연상시킨다. 그런데 현재 시가총액
세계 2위인 나스닥기업 구글(Google,Inc.; NASDAQ GOOG)의 주식은 Class A와 Class B 두
종류로 되어 있으며 창업자들은 이중 Class B의 복수의결권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구글은 기
12 「상장」 2015년 6월호
업공개시 투자자돌에게 처음부터 차등의결권제가 시행될 것
임을 공표하였고 이로써 기업공개시점부터 창업자의 경영권
안정을 도모하였다.
미국의 경우 대표적인 주회사법이라 할 델라웨어주 일반회사
법은 차등의결권주식의 발행을 금지하지 않는다. 미국의 모범
회사법 역시 차등의결권제를 허용한다. 영국의 회사법은 종
류주식에 대하여는 매우 느슨한 편이다. ‘그 내용이 모든 면에
서 동일한 경우 한 종류의 주식이다’라는 규정만 두고 있을 뿐
이다(동법 제629조 제1항). 의결권에 있어서 차등을 두는 복
수의결권 주식 등도 금지되지 않는다고 풀이된다. 독일의 주
식법은 비록 비상장사(非上場社)에 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상한부 의결권(capped voting) 내지 체감부 의결권제(scaled
voting)를 회사의 정관 규정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동법 제134조 제1항 2문 ).1) 2 일본의 회사법은 단원주(單元株)
제도를 인정하고 있고(동법 제188조 이하),다양한 종류주식을
허용한다(동법 제108조 제1항).
반면 우리 상법 제369조 제1항은 “의결권은 1주마다 1개로 한
다”고 규정하면서 1주1의결권원칙을 천명하고 있고,판례는
이 조항의 강행성을 확인하고 있다.2〕
현재 우리 상법상으로는 1주1의결권의 원칙은 주주평등의 원
칙이라는 큰 틀 속에서 확고부동한 것처럼 보인다. 본고에서
는 이러한 1주1의결권 원칙을 유연하게 재구성할 수 없는지 살
펴 보기로 한다. 각국에서 1주1의결권 원칙을 어떻게 상대화
하고 있는지,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 회사법상 어떤 문제가 제
기될 수 있는지,우리 법질서 속에서 본 제도를 시행할 경우
각 기업들이 정관속에 이를 어떻게 설계할 수 있는지 등을 살
펴 봄으로써 상법 제369조 제1항의 상대화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로 한다.
1) 1998년의 ‘기업지배 및 투명성에 관한 법률(KotraG)’에 의하여 상장회사에 대해 복수 및 상한의결권주식의 발행이 금지되었다.
2) 대법원 2009.11. 26, 2009 다 51820 판결.
KLCA Monthly Journal Vol.486 13
차등의결권 현상
미국의 경우를 먼저 보기로 한다. 2012년 5월 기업공개에 성
공한 페이스북(Facebook, Inc. ; NASDAG FB)의 저커버그는
기 업공개전 투자자들에게 차등의 결권제를 공표하였고,자신
은 18%의 주식을 보유하나 의결권은 57%에 이르도록 설계하
였다. 제조업부분에서 대표적인 차등의 결권기업인 포드자동
차 (Ford M otor Company ; NYSE F)의 경우 포드가문의 지
분율은 4%에 불과하지만 의결권비율은 40%에 달한다. 워렌
버핏이 창업한 버크셔 헤서웨이(Berkshire Hathaway Inc .;
NYSE BRKA (voting), NYSE BRKB (non- voting) ) 역시
차등의결권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보통주를 A형과 B
형의 두종으로 발행하고 있는데 모형주식은 A형주식이 보유하
는 권리의 30분의 1을 갖는다. 그러나 의결권은 A형의 30분의
1이 아니라 200분의 1을 보유하는데 그친다. 세계인이 즐기는
Hershey Bars 및 Hershey Kisses를 생산하는 쵸콜릿제조업
체 허쉬社(Hershey Company ; NYSE HSY)는 허쉬 신탁회
사 (Hershey Trust)가 80%의 의결권을 장악하고 있다. Class
A주식은 1주1의결권이지만 Class 모주식은 1주 10의결권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 Company; NYSE
NYT) 역시 차등의결권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Class A주식을
가진 일반 주주들은 이사의 30%까지 선출할 수 있으나, Class
B 주주들은 나머지 70%의 이사들과 여타의 사항에 대해 의
결권을 갖는다. Class B 주식은 주로 창업자인 아>돌프 옥스
(Adolph S. Ochs)의 후손만이 가질 수 있다. 그 외에도 미국
에서는 UPS社 (United Parcel Service o f N orth Am 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