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9일 ~ 9월 15일 13 한국은 지금 쓰레기가 명품으로…한국판 프라이탁 속속 등장 트럭서 떼낸 천으로 가방제조 스위스 브랜드 대박 행진 목재 자전거 프레임등 적극활용 국내도 벌써 70여개사 성업 트럭 방수천, 자전거 프레임 등 폐기물이 디자이너 손길을 거쳐 재탄생하는 업사이클링 에대한 관심이 높아지 고 있다. [사진=프라이탁 홈페이지·에코파티메아리] 트럭에서 떼어낸 방수( )천으로 가방 몸통을 만들었다. 끈은 자동차 안전벨트, 접 합부는 자전거 고무튜브다. 코를 가져다 대 면 화학약품 냄새 풀풀난다. 곳곳엔 흠집투 성이다. 그런데 50만원임에도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스위스의 가방브랜드 프라이탁 (Freitag)의 이야기다. 쓰레기를 명품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연매출 700억원을 넘었 다. 매년 20만개 가량이 팔려나간다. 6일은 자원순환의 날이다. 폐기물도 소중 한 자원이라는 인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9년 지정됐다.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업 사이클링(Upcycling 디자인 등을 더해 재활 용 이상의 가치를 만드는 것) 대표 주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프라이탁의 인기비결은 희소성이 첫손으 로 꼽힌다. 가방의 주재료인 트럭 방수천은 최소 5년 이상 사용된 것으로 쓴다. 방수천 을 떼어내 세척한 뒤 재단사들은 방수천 원 래의 디자인과 색감을 고려해 가방을 디자인 한다. 서로 다른 방수천이 원단이다보니 만 들어지는 가방도 유일무이하다. 모든 가방 이 한정판이다.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가방 이라는 이미지 메이킹에 더해 어느 트럭에서 사용됐 는지를 의미하는 스토리까지 입혀 대박을 쳤 다. 방수천 흠집들을 남겨두는 이유다. 모든 가방이 한정판 인 만큼 전세계적으로 수많 은 마니아들이 생겼다. 국내에도 제2의 프라이탁을 꿈꾸는 업체들 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5년 전 10여개 안팍에 불과하던 국내 업사이클링 업체는 이제 70여 개에 이른다. 시장은 2015년 1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2013년 25억원, 2014년 40억원 수 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버려지는 어닝천(행사용 그늘막)을 수거해 가방으로 재탄생시키는 에코파티메아리는 2009년 뉴욕미술관 MOMA에 전시되기도 했다. 원단 재질의 화려한 색감, 쓰여있던 한 글 등으로 인해 팝아트적이다 는 호평을 받 았다. 최근엔 다음카카오에서 운영하는 메이커 스 위드 카카오 에 입점해 주문생산 체계를 마련했다. 에코파티메아리 측 관계자는 (카 카오에서) 최단시간 품절, 매회 앵콜요청을 받고 있는 인기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 했다. 코오롱에서 운영하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 역시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브랜드 다. 유행이 지난 악성재고 의류들을 소각하 는 비용이 수십억원에 이르자 소속 디자이너 들은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버려지는 옷들을 해체해 새롭게 만드는 것. 버려지는 바지와 자켓을 합쳐 스커트로 재탄생 시키는 방식이다. 티셔츠는 10만원선, 아우터는 50만원을 훌쩍 넘는다. 그렇지만 고 객들은 선뜻 지갑을 연다. 폐기물 소재를 가 공해 디자이너가 한땀한땀 수작업으로 만든 한정판이라는 가치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패션 소품에 국한됐던 업사이클링 분야들 역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세컨드비는 폐기 되는 자전거를 분해, 재조립해 인테리어 조명 으로 탄생시켰다. 러스틱아일랜드는 버려지 는 목재 팔레트를 활용해 가구를 만든다. 한편 신성장산업으로서 정부 지원이 필요 한 부분은 남아 있다. 한국업사이클링협회 관계자는 업사이클링 특성상 폐기물 수급, 소재 세척, 제품 가공의 과정이 필요한데 이 것을 대량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은 부족하다 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업사이클링 시스템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 원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고 했다. 김진원 기자 폐지수집 생계노인 175만명…한달 10만원도 못번다 재활용품 수거로 자원순환 일조 ㎏당 100원꼴…하루 평균 2000원 유통단계 복잡 실제수입은 1000원 서울시 성동구에서 폐지를 줍는 일로 생계 를 이어가는 손모(79 여) 씨는 최근 일을 하 지 못하고 있다. 손 씨는 얼마전 리어카를 끌 고 폐지를 줍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서행하 던 자동차에 스친 정도였지만 고령의 손 씨 는 도로에 넘어지면서 뼈에 실금이 가는 부 상을 입었다. 지금은 뼈가 붙은 상태지만 일 은 그만뒀다. 일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돈이 더 들기 때문이다. 손 씨는 차라리 기초생 활수급을 받고 가만히 있는 편이 낫다 며 힘들게 일해봐야 병원비가 더 나와 손해 라 고 했다. 손 씨의 리어카는 몇달째 집 앞에 버려져 쓰레기통 신세가 됐다. 손 씨와 같이 폐지 수집으로 생계를 꾸리는 노인 인구는 2016년 현재 175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골목 구석구석 폐지와 재활용품을 수 거하는 역할로 자원 순환에 일조하고 있지 만, 작업 환경은 위험하고 보상은 부실한 상 항이다. 일부에서는 폐지 노인들을 업사이클 링(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사업 에 참여시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만, 근본 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폐지 노인들이 재활용품을 모아 버 는 돈은 기초생활비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 환경공단이 집계한 지난 8월 수도권 폐지 거 래 가격은 킬로그램(㎏) 당 100원이다. 지난 해 2월 폐지 값이 119원을 기록한 이래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하루 평균 폐지를 20㎏ 정도 모아도 값으로는 2000원 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재활용품 유통단계가 복잡해 실제 폐 지 노인들의 손에는 절반인 1000원 정도가 남는다. 실제로 고물상에서 고시한 폐지 매 입 가격은 60원대에 형성돼 있다. 폐지 가격이 내려가면서 가뜩이나 영세한 폐지노인들의 경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 다. 서울 영등포에서 폐지 수집을 하는 김모 (72) 씨는 폐지 수집으로 한 달에 버는 돈이 10만원 안팎이다. 그마저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김 씨는 폐지 수집으로 번 액수만 큼 수급액이 줄어 실제로는 거의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김 씨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폐지 수집을 계속하고 있지만, 돈을 벌지는 못하고 있다 며 경쟁은 심해지고 생활수준 은 점점 떨어져 그만둘지 고민 중 이라고 했 다.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