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연기자 그룹에서 50대 연기자 그룹으로 “당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던 30대 배우 30여 명이 모여서 나름의 목소리를 내보려했습니다. 그런데‘노조’나‘압력단체’로바라보는시선이있어서힘 들었죠. 어떤 배우는 한동안 출연 제의를 받지 못하기도 했거든요. 연습실이나 사무실을 빌려서 현대무용도 하고 이론공부도 하던 와중에 배우 들이 늘어나면서‘서울 연기자 그룹’을 만들었죠. 십시일반으로 제작비를 모 아서 공연했는데, 흥행에도 성공하고 작품성도 인정받았습니다. 다만 극단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서도 수상을 하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점점 배우들이 늘 어나면서‘한국연극배우협회’를만들었습니다. 첫작품으로윤대성작, 정일 성 연출의 <출세기>를 택해서 굉장한 히트를 쳤어요. 사무실도 마련하고 다 음 작품도 준비할 수 있었죠. 이후 막심 고리키 작, 김효경 연출의 <어머니> 를 비롯해 많은 작품을 공연했고, 협회와 상관없이도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차츰 구성원들이 영화배우나 탤런트가 되기도 하고 극단 대표를 맡기 도 하면서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어요. 그러다 50대가 되었으니 연극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나 싶어 다시금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정보도 교 환하고 산행도 다니면서 건강을 유지했 죠. 근래에 국립극단이 해체되면서 다 시 만난 배우들도 있고요. 지금 구성원들의 나이가 50대 초중반인 데요. 공공단체 프로덕션에서 활동하는 몇몇 배우를 빼고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저희들이 어렸 을 때는 선배들께서 나이 드시면 우리 가 그 자리에 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 데 생각보다 빨리 후배들이 올라왔어 요. 요즘은 지원정책도 젊은이들 위주 인 것 같더라고요. 한국연극의 세대교 체가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 다. 아무래도 그들의 활동이 많으니까 그럴 테지만, 자꾸 소외되는 느낌이 들 었어요. 그래서 이 작품 안에도 있지만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서 연극을 하기 로 했습니다. 세대를 막론하고 많은 분 들이 오셔서‘흘러간 배우들이 아니라 지금도 열심히 하는 구나’하고 생각하 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술감독 윤여성 5 일시: 11.30�12.18 평일7시반, 토3시7시, 일3시, 월쉼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작: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각색: 국민성 연출: 박장렬 예술감독: 윤여성 출연: 정상철, 이승호, 강희영, 노진우, 고인배, 차재성, 박 웅, 홍창진, 최병규, 박팔영, 김춘기, 이명희, 김용선, 오현경, 문영수, 도영희, 서민경, 정태준, 박상규, 박기산, 이재희, 신문영, 한필수, 김성자, 김명순, 노영화, 유진희, 조문경, 김인득, 정슬기, 이용녀, 정이주, 한근욱, 김명중, 김장호, 송현석, 고경혜, 김윤태, 김 명, 박혜영, 김성희, 임예나, 김정현, 조경주, 김은우, 정태준, 양형석, 문창완, 정종훈, 강정구, 윤도훈, 이승현, 정성우, 전나현, 조예현, 정예찬, 조재혁, 정예진, 김아린 문의: 929-8679 무대디자인: 엄진선 / 조명디자인: 최형오 / 음향감독: 한철 / 작곡: 박진규 / 사운드디자인: 신성아 / 의상디자인: 손진숙 / 소품디자인: 강민숙 분장: 김은희, 고혜진, 안현진, 권송아 / 움직임구성: 박호빈 / 합창∙노래지도: 문혜심 / 무대감독: 서지혜 / 조연출: 이성구, 송지나 / 음향오퍼레이터: 도명희 조명오퍼레이터: 김건영 / 제작감독: 반진수 / 기획: 이종열, 박우화 / 홍보: 홍근숙, 최빛나 / 마케팅: 이용도, 박지현 / AD: 유정현, 강혜지 / 홍보물디자인: 김은아 웹디자인: 전성욱 / 촬영: 김대영 소설에서 연극으로 <레 미제라블(Les Mis é rables)>은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가 1862년 발표한 동명의 장편소설이 원작이다. 1980년 파리에서 뮤지컬로 초연되고, 이를 1985년 프로듀 서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Anthony Mackintosh)와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Royal Shakespeare Company)이 개작해 런던에서 공연하여 범국가적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른바 ‘세계 3대 뮤지컬’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뮤지컬로서는 승승장구해온 반면에 연극으로서는 (특히 국내에서) 거의 공연되지도 않았고 번안된 희곡도 구하기 어려웠다. 그렇기에 50대 연기자 그룹의 이번 도전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본지 1984년 5월호에 코메디 프랑세즈(Comé de-Fran ç aise)의 공연 희곡을 번역한 오증자 교수 에 따르면, 빅토르 위고는“1828년경부터 작품으로 구상하기 시작하여 35년 동안 마음속에 품 어왔다고 한다. 그러니까 20대에서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그의 중요한 인생 기간을 다 바쳐 구상해온 작품이 곧 <레 미제라블>이다.”아이부터 노인까지 전 세대가 등장하고, 장 발장(Jean Valjean)을 번갈아 연기하는 정상철, 이승호, 강희영, 노진우 그리고 주교로 나오는 홍창진 신부 를 포함해 총 출연진이 60명에 달하는 대작(大作)인 이유를 짐작케 한다. 군주정치에서 민주주의정치로의 전환기라는 배경과 도둑과 창녀 그리고 신부 등 갖가지 역할은 빅토르 위고가 겪은 1830년‘7월 혁명’과 1848년‘2월 혁명’사이의 사회적 혼란과 개인적 갈 등을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다. 선악(善惡)과 빈부(貧富)의 문제를 직시하고 신에 대한 관념을 환 기하는 동시에 어느새 곁을 살피게 하는 이 공연을 마주하고 있으면, 또 한 번 고전의 통시성(通 時性)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50대 연기자 그룹을 구성하는 연극계 중진들은 물론 오디 션에서 선발된 신진들까지 대거 무대에 오르는 만큼 성숙함과 풋풋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글_김지현 기자([email protected]) 사진_50대 연기자 그룹 제공 50대 연기자 그룹 <레 미제라블> 신진에서 중진으로 프리뷰 1983년 배우들의 권익 보호와 친목 도모를 위해 조직된‘30대 연기자 그룹’이 구성원들의 두터 워진 나이테를 따라‘50대 연기자 그룹’이 되어서 돌아왔다. 극단 내 도제식 교육 풍토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대표자 혹은 제작자와 수직 관계에 놓였던 젊은 배우들의 모임이었다. 출연 계약의 문서화 운동을 벌이고 개런티 보장을 촉구하는 한편, 직접 제작에 참여해 공동으로 수익을 분배 하는 새로운 제작방식을 제시했던 그들이 오랜만에 다시 기지개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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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연기자 그룹에서 50 연기자 그룹으로
“당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던 30 배우 30여 명이 모여서 나름의 목소리를
내보려 했습니다. 그런데‘노조’나‘압력단체’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어서 힘
들었죠. 어떤 배우는 한동안 출연 제의를 받지 못하기도 했거든요.
연습실이나 사무실을 빌려서 현 무용도 하고 이론공부도 하던 와중에 배우
들이 늘어나면서‘서울 연기자 그룹’을 만들었죠. 십시일반으로 제작비를 모
아서 공연했는데, 흥행에도 성공하고 작품성도 인정받았습니다. 다만 극단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서도 수상을 하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점점 배우들이 늘
어나면서‘한국연극배우협회’를 만들었습니다. 첫 작품으로 윤 성 작, 정일
성 연출의 <출세기>를 택해서 굉장한 히트를 쳤어요. 사무실도 마련하고 다
음 작품도 준비할 수 있었죠. 이후 막심 고리키 작, 김효경 연출의 <어머니>
를 비롯해 많은 작품을 공연했고, 협회와 상관없이도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차츰 구성원들이 화배우나 탤런트가 되기도 하고 극단 표를 맡기
도 하면서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어요. 그러다 50 가 되었으니 연극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나 싶어
다시금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정보도 교
환하고 산행도 다니면서 건강을 유지했
죠. 근래에 국립극단이 해체되면서 다
시 만난 배우들도 있고요.
지금 구성원들의 나이가 50 초중반인
데요. 공공단체 프로덕션에서 활동하는
몇몇 배우를 빼고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저희들이 어렸
을 때는 선배들께서 나이 드시면 우리
가 그 자리에 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
데 생각보다 빨리 후배들이 올라왔어
요. 요즘은 지원정책도 젊은이들 위주
인 것 같더라고요. 한국연극의 세 교
체가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
다. 아무래도 그들의 활동이 많으니까
그럴 테지만, 자꾸 소외되는 느낌이 들
었어요. 그래서 이 작품 안에도 있지만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서 연극을 하기
로 했습니다. 세 를 막론하고 많은 분
들이 오셔서‘흘러간 배우들이 아니라
지금도 열심히 하는 구나’하고 생각하
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술감독 윤여성
5
일시: 11.30�12.18 평일7시반, 토3시7시, 일3시, 월쉼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극장
작: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각색: 국민성 연출: 박장렬 예술감독: 윤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