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미한 소리 17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요. [마가복음 4:24~25] 백 소 영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강사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새겨들어라. 너희가 되질 하여 주는 만큼 너희에게 되질하여 주실 것이요. 덤으로 더 주실 것 이다.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요. 가지지 못한 사람은 그 가진 것 마저 빼앗길 것이다.” 〈마가복음 4: 24~25〉 1. 목회자의 타이틀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름 석자가 귀에 익은 신학자도 아닌 제가 설교부탁을 받고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보았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가지 이유일 법한 것에 생각이 미쳤습니 다. 아마도〈기독교사상〉 에 연재했던 ‘무교회’(無敎會)에 대한 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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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요.saegilchurch.or.kr/SGS/18_03.pdf · 2008-06-25 · 더 받을 거다. ‘아하!’의 체험, 하나님나라의 비밀, 이제 드러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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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
세미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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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요.[마가복음 4:24~25]
백 소 영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강사
수께서 그들에게 말 하셨다. “ 희는 새겨들어라. 희가 되질
하여 주는 만큼 희에게 되질하여 주실 것이요. 덤으로 더 주실 것
이다.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요. 가지지 못한 사람은 그 가진 것
마 빼앗길 것이다.” 〈마가복음 4: 24~25〉
1.
목회자의 타이틀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 다고 이름 석자가 귀에
익은 신학자도 아닌 제가 설교부탁을 받고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보았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가지 이유일 법한 것에 생각이 미쳤습니
다. 아마도〈기독교사상〉에 연재했던 ‘무교회’(無敎 )에 한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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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겠구나. ‘교회(지상)주의’에 꼭꼭 갇 있는 교 교회, 로벌하게 유
행하는 이 시 물질문명과 손잡고 걸어가는 물량주의 형교회, 산
신앙은 없고 온통 직분과 직제와 의식과 교리들만 지키고 있는
껍데기뿐인 교회, 하나님의 말 은 오간데 없고 주일 하루 종일 온통
사람소리만 들리는 인간 심 인 교회, 이런 생명 없는 곳에서 나오자
고 외쳤던 무교회. ‘밖으로 불리어진 평신도들의 공동체’(에클 시아의
원 뜻)로서 살아서 펄떡이는 신앙을 가지고 ‘지 ’ ‘여기’에서 하나님
의 ‘해라’하시는 명령에 충실히 순종하며 한국 사의 격동기 속에서
참여 신앙을 실천하며 살았던 그 ‘무교회’를 이야기 했었기에…. 한
국교회가 거짓된 껍질들을 벗어내고 살아있는 신앙과 비 역사의
식을 가지고 이 땅에서 참된 선구자의 길을 걸어가길 바라는, 같은 소
망을 가진 이 교회가 무교회에 해 듣고 싶은 것이겠구나. 그 바램을
깨달았기에 “나이 40 이 에는 선생인체 하지 말라.”는 말을 배워놓고
서도 이 게 덥석 청에 응했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들려드릴 수
있는 한 이야기, 무교회를 소개해 드리려고요.
2.
오늘 설교제목을 보시고 의아해하셨을 분들도 꽤 계실 압니다.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요.” 언뜻 듣기에 무슨 독 자본주의의 논
리 같은 제목입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요
즈음 온통 보고 듣고 겪는 세상 일이 이러하다보니 그 옛날 수님도
혹 자본주의가 같은 말 을 하셨나 가슴 섬뜩해 질 만도 합니다. 빌딩
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 목 좋은 곳에 땅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
람들, 자본이 많아 여기 기 망 좋은 기업에 주식 투자를 많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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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요.” 언뜻 듣기에 무슨 독점자본주의의 논리 같은
제목입니다.‘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요즈음 온통 보고
듣고 겪는 세상 일이 이러하다보니 그 옛날 예수님도 혹 자본주의가 같은 말씀
을 하셨나 가슴 섬뜩해 질 만도 합니다.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더 받을 것이요… 하는 말인가? 싶어 당황하
셨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혹 그러셨다면 안심하셔도 됩니다. 성경
그 어느 구 에서 언제 수님께서 독 자본가 같은 말 을 하신
이 있나요?
그 다고 요즘 유행하는 ‘물질 축복론’도 아닙니다. ‘ 수 믿고 복
받아서 부자된 사람들, 그 게 계속해서 교회에 헌 도 많이 하고 목
회자를 하나님 보듯 헌신 으로 섬기면 더 많은 물질 축복, 건강의
축복을 받을 거다. 자녀들 척척 좋은 학 붙고 남편들 척척 승진하
고… 이 세상 사는 동안 불신자들이 부럽고 배 아 할 만한 복을 넘
치게 받을 거다.’ 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요.” 이건 마가복음에 기록된 수의 말
입니다. 성서학자들은 마태, 마가, 가, 요한이 다 각자가 처한 구
체 인 신앙공동체의 특수한 정황을 반 하면서, 수의 말 과 생애
를, 자신들만의 편집의도를 가지고 서술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같은 수님의 말 도 어디에 치하고 어떤 식으로 편집되었느냐에
따라 읽는 신자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달라집니다. 마가도 강조하려는
주제가 있었을 것이고 이에 맞추어 자신이 수집한 수의 이야기들을
배열했을 것입니다. 그 흐름 속에서, 즉 마가의 편집의도를 따라가며
본문의 뜻을 헤아려보려는 것이 제 의도입니다.
는 성서신학자는 아닙니다. 해서 지 제가 제 나름 로 기도하고
묵상한 결과로 어설 게 하고 있는 이 성서해석이 문가들의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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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보일지 걱정스럽기는 합니다. 그 다고 주석을 보고 “… 그랬다
더라.”를 하려니 제 마음이 그걸 많이 불편해 합니다. 언젠가 함석
헌 선생님이 ‘하는 생각’하고 ‘나는 생각’을 분리해서 정의하신 이
있어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허락하신 이성을 가지고, 실의 문제와
성서의 가르침 이 둘을 다 잡고서 열심히, 진지하게, 사력을 다해 ‘하
는 생각’-이거 인간의 생각인데-, 이 ‘하는 생각’을 자꾸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나는 생각’ 즉 하나님께서 내 마음 가운데 주시는 생각이
난다 합니다. 그 ‘나는 생각’을 받으려면 자꾸 생각을 ‘해야 한다’고
하셨지요. 이 말이 참 와 닿았어요. 그래서 성경묵상에 많이 활용
하고 있습니다. ‘하는 생각’ 많이 하면서 기도하면 언젠가 ‘나는 생각’
주신다는 이 말에 용기를 얻어 제가 해본 생각을 여러분과 나 어
니다.
3.
수께서 그들에게 말 하셨다. “ 희는 새겨들어라. 희가 되질
하여 주는 만큼 희에게 되질하여 주실 것이요. 덤으로 더 주실 것
이다.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요. 가지지 못한 사람은 그 가진 것
마 빼앗길 것이다.”
이 말 이 마가복음 체에서 차지하는 치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마가는 자신의 복음서를 선포 인 첫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아들, 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은 이러하다.” 가장 이른 시기의
그리스도교 공동체 하나 을 마가공동체는 하나님나라 운동을
개하다가 십자가형을 당한 수를 “하나님의 아들이셨고 우리를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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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무리들이 병 고침을 받으려고 예수가 거처하는 시몬 베드로의 집으로
몰려옵니다. 마가복음은 기록하기를“온 동네가 그 문 앞에 모였더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예수는 새벽 미명에 아직 날도 채 밝기 전에 제자들과
함께 다른 마을로 가십니다.
하러 오셨던 그리스도다.” 라고 고백합니다. 그 이후의 모든 마가복음
본문은 이 선포 첫 문장을 설명하는 이야기들입니다. 세례요한의 이
야기가 나오고, 그에게 세례 받는 수의 이야기, 야의 시험 이후
갈릴리에서 복음을 하시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수는 “때가 찼
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선포
와 함께 자신의 공생애를 시작하십니다. 갈릴리 어부들을 제자로 부르
시고, 병자들을 고치시는 이야기들이 연이어 등장합니다. 수의 병
고치는 능력은 삽시간에 소문을 타고 이웃 마을들로 해지고, 많은
무리들이 병 고침을 받으려고 수가 거처하는 시몬 베드로의 집으로
몰려옵니다. 마가복음은 기록하기를 “온 동네가 그 문 앞에 모 더라.”
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는 새벽 미명에 아직 날도 채 밝기 에 제자들과
함께 다른 마을로 가십니다. 병 고침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수를 기
다린다는 제자들의 보고에 그는 “내가 병 고치는 이 을 행하러 온
것이 아니고 도하러 왔다.”고 하십니다. 그러고서는 많은 병자들을
뒤로 하고 도하러 떠나셨습니다. “ 도하러 왔다.” 도를 하러 오셨
다는데 그 도는 무얼까. 그 뒤에 이어지는 보고들에서 이웃마을, 혹은
회당에서 만나는 병자들을 고치시는 이 행 들이 몇 사례 더 등장하
기는 합니다만 마가는 이를 주된 선교목 으로 그리고 있는 것 같지
는 않습니다. 이 행 를 하나님나라 선포의 하나의 상징으로 보는 해
석들이 많이 있는데, 오늘의 은 여기에 있지 않으므로 마가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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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는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그 다음 장면으로 가 니다.
열두 제자를 다 세우시고 이제 본격 으로 가르침을 시작하시는
수께서는 마가복음 4장부터 일련의 비유들로 하나님나라를 설명하십
니다. 유명한 ‘씨 뿌리는 자의 비유’가 나오고 ‘등경 의 불빛’ 이야
기가 나오고, ‘자라나는 씨의 비유’ ‘겨자씨 비유’가 연이어 등장합니
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그 ‘등경 의 불빛 비유’에 바로 이
어서 나오는 구 입니다.
수께서 그들에게 말 하셨다. “사람이 등불을 가져다가 말 아래
에나, 침상 아래에 두겠느냐? 등경 에다가 두지 않겠느냐? 숨겨 둔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 둔 것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이 게 말 하신 뒤에 연이어 나오는 구 이 오늘 본문입니다.
“ 희는 새겨들어라. 희가 되질하여 주는 만큼 희에게 되질하
여 주실 것이요. 덤으로 더 주실 것이다.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
요. 가지지 못한 사람은 그 가진 것마 빼앗길 것이다.”
언뜻 들으면 “ 퍼 담을 때 쓰는 되질용 그릇 같은 것으로 내 것
을 남에게 많이 퍼주면 하나님께서 더 많이 주실 거다.” 이런 이야기
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이웃사랑을 강조하셨던 수의 평소 메시지를
생각한다면 무리한 해석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 게 이해하고 나면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요. 가지지 못한 사람은 그 가진 것마 빼
앗길 것이다.” 이 부분의 해석이 난감합니다. 궁 해져서 그다지 잘
읽지 못하는 헬라어 원어 성경도 들춰보고 어번역본의 여러 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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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을 강조하셨던 예수의 평소 메시지를 생각한다면 무리한 해석도 아닙
니다. 하지만 그렇게 이해하고 나면“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요. 가지지
못한 사람은 그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이 부분의 해석이 난감합니다.
도 읽어 보고 했습니다. 문자 으로는 New Revised Standard Version이
제일 원문에 가깝게 직역되어 있다고 배운 기억이 납니다. 소개하면
이 습니다.
And he said to them, “Pay attention to what you hear; the measure
you give will be the measure you get, and still more will be given to
you. For to those who have, more will be given; and from those who
have nothing, even what they have will be taken away.”
“ 희는 새겨들어라.” “Pay attention to what you hear.” 수께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