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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신문과 방송 2017. 05 “비판 언론의 힘은 점점 더 강해질 것” -2017 퓰리처상 시상식 홍예진 미네소타주립대 매스커뮤니케이션 박사 미디어 월드 와이드 UNITED STATES OF AMERICA 지난 4월 10일 제101회 퓰리처상 시상식이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열렸다. 퓰리처상은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가 1911년 타계한 이후 그의 유산을 근간으로 기금을 조성해 그해의 특종이나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보도와 기자에게 상을 수여해 왔다. 1917년에 처음 제정됐으며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의 퓰리처상 선정위원회에서 수상작 심사와 선정을 맡는다. 컬럼비아대의 언론학과 역시 언론인들을 위한 고등교육기관 지원에 앞장선 퓰리처의 후원을 받아 설립됐다. 지난 100년 동안 미국 언론계에서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혀 온 퓰리처상의 수상자는 인증서와 속보사진 부문 수상자 대니얼 베러훌락(뉴욕타임스)의 사진. 필리핀에서 경찰에게 사살된 한 마약 암거래상의 장례식. <사진 출처-뉴욕타임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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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언론의 힘은 점점 더 강해질 것” -2017 퓰리처상 시상식116.125.124.10/kpf/no557/pdf/15.pdf · 98 신문과 방송 2017. 05 “비판 언론의 힘은 점점

Jan 0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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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7. 05

“비판 언론의 힘은 점점 더 강해질 것”-2017 퓰리처상 시상식

홍예진 / 미네소타주립대 매스커뮤니케이션 박사

미디어 월드 와이드 UNITED STATES OF AMERICA

지난 4월 10일 제101회 퓰리처상 시상식이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열렸다. 퓰리처상은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가 1911년 타계한 이후 그의 유산을

근간으로 기금을 조성해 그해의 특종이나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보도와 기자에게 상을 수여해

왔다. 1917년에 처음 제정됐으며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의 퓰리처상 선정위원회에서 수상작

심사와 선정을 맡는다. 컬럼비아대의 언론학과

역시 언론인들을 위한 고등교육기관 지원에

앞장선 퓰리처의 후원을 받아 설립됐다. 지난

100년 동안 미국 언론계에서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혀 온 퓰리처상의 수상자는 인증서와

속보사진 부문 수상자 대니얼 베러훌락(뉴욕타임스)의 사진. 필리핀에서 경찰에게 사살된 한 마약 암거래상의 장례식. <사진 출처-뉴욕타임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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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상금으로 1만5,000달러를 받으며, 특히

퓰리처상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공공 서비스 부문

수상자에게는 금메달이 수여된다. 올해 퓰리처상

시상식이 열린 4월 10일은, 조지프 퓰리처의

170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최다 수상 NYT, 최고 화제 WP 패런트홀드

올해 뉴욕타임스(NYT)는 국제보도 부문,

피처기사, 속보사진 등 세 부문에서 수상하며 가장

많은 수상자를 낸 언론사가 됐다. 지난 100년 동안

뉴욕타임스는 모두 120개의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최다 수상을 기록했는데, 올해도 그 명성을

이어나갔다. 특히 속보사진 부문에서 수상한

대니얼 베러훌락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벌이는 무자비한 인권

탄압 현장을 사진에 담아내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베러훌락은 경찰 병력과 시민자위대가

3,500여 명에 이르는 마약 관련 피의자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무차별 사살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베러훌락은 필리핀에서 머무른

35일 동안, 사건 현장 41곳에서 희생자 57명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처참한 실상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60여 개국을 다니며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사담 후세인 처형 등 역사적

사건을 사진에 담아낸 프리랜서 사진작가다.

이미 2015년에 서아프리카 지역에 퍼진 에볼라

현장 사진으로 피처사진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11년에도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대홍수 현장 사진으로 속보사진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베러훌락의 사진은 현장

저널리즘의 중요성과 가치를 보여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퓰리처상 수상자 중 특히 이목을 끈 사람은

워싱턴포스트(WP)의 데이비드 패런트홀드 기자다.

패런트홀드는 공화당 대선 후보이던 도널드

트럼프(이하 트럼프)를 고발, 추적하는 기사를

많이 써 온 것으로 유명한데, 특히 대선 캠페인

기간 중 트럼프의 기부 활동 명세를 취재한 기사로

퓰리처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6년 1월

공화당 경선에서 당시 트럼프 후보는 참전용사

후원 단체에 6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공언했다. 몇 달 후 이에 의혹을 품은 패런트홀드는

참전용사 후원 단체 313곳에 일일이 연락해

확인한 뒤 트럼프의 말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보도했다. 또한 언론이 기부금 취재를 시작한 이후

트럼프 측이 이제라도 약속한 후원금을 내겠다며

일부 후원 단체를 회유하려고 한 정황 또한

밝혀냈다. 이뿐이 아니다. 패런트홀드는 트럼프가

과거에 자선 활동을 했다고 주장한 내용도

취재했는데, 이 또한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됐음이 밝혀져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후보의 진실과 투명성,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을

심판대에 오르게 한 보도였다.

평소 종이와 펜을 사용하는 등 전통적 취재

국내보도 부문 수상자인 데이비드 패런트홀드(워싱턴포스트)가

트위터에 올린 취재 노트 사진 <사진 출처-니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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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을 고수해 온 패런트홀드지만 트럼프 관련

취재와 보도에는 소셜미디어, 특히 트위터를

전폭적으로 이용했다. 패런트홀드는 참전용사

후원 단체 리스트 확보 및 이 단체들에 대한

사실 확인 등 이 모든 취재 과정을 정기적으로

트위터에 올렸다. 패런트홀드가 트위터에 올린

자신의 취재 노트에는 손글씨로 적은 후원 단체

이름과 사실 추적 과정이 세 가지 색깔로 분류,

표시돼 있었다. 이 트위터로 인해서 크라우드소스,

즉 트위터 이용자들로부터 다음에 추적할 단체에

대한 정보를 얻는 등 취재에 직접적인 도움을

받았을 뿐 아니라, 취재 전 과정에 투명성을 더해

주었다. 지난가을 니먼언론연구소와의 인터뷰에서

패런트홀드는 취재 과정에 트위터를 사용하게 된

경위에 대해 “트럼프는 트위터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내가 기부금 취재를 시작한다면, 이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트위터를

사용하면 트럼프의 즉각적인 관심과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 또한

동시에 끌 수 있다는 점에서, 내가 생각하기에는

가장 괜찮은 방법이었다”라고 대답했다. 트럼프가

사랑하던 트위터가 결국 트럼프의 발목을 잡도록

만평 부문 수상자인 짐 모린(마이애미헤럴드)의 작품.<사진 출처-퓰리처상 공식 홈페이지>

한 것이다.

패런트홀드는 퓰리처상 수상 소식을 듣고 워싱턴

포스트 동료들뿐 아니라 독자, 그리고 취재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관심을 보여준 트위터

팔로어들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패런트홀드의 수상은 워싱턴포스트가

24년 만에 캠페인 보도로 받은 퓰리처상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컸다. 패런트홀드의 수상으로,

워싱턴포스트는 국내보도 부문에서 3년 연속

퓰리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만평 부문에서 수상한 마이애미헤럴드의 짐

모린도 트럼프를 빗댄 다양한 만평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대선 캠페인 기간부터

이어져 온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문제점을

고발, 추적한 보도와 풍자가 이번 퓰리처상의 한

축을 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

프로퍼블리카, 벌써 4번째

퓰리처상 최고의 영예로 손꼽히는 공공 서비스

부문은 뉴욕 경찰의 무분별한 이민자 추방 실태를

고발한 뉴욕데일리뉴스와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인 프로퍼블리카가 수상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두 매체는 뉴욕 경찰이 불법

체류자 추방 규정을 남용해 빈민층 소수민족을

강압적으로 내쫓은 현장을 자세히 취재해 사회적

관심을 불러 모았다. 프로퍼블리카는 올해

퓰리처상을 수상한 언론사 중 유일한 온라인

매체이기도 했다. 이번 상은 프로퍼블리카가

네 번째 받은 퓰리처상이며, 올해 심층보도

부문에서도 최종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얼마

전 백악관 대변인 숀 스파이서가 좌파 블로그라고

무시한 프로퍼블리카는 창립한 지 9년 만에

4개의 퓰리처상을 거머쥐는 등 괄목할 성과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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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피난처

문건인 ‘파나마 페이퍼스’를 보도한 국제탐사보도

언론인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 ICIJ), 매클래치,

마이매이헤럴드가 심층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에는

100개 이상의 언론사와 400여 명에 이르는

기자들이 참여해 공동 취재를 했는데, 참여한

기자의 수나 취재 기간, 자료의 양 모두 사상 최대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였다. 이 보도로 수십 년에

걸친 뇌물, 무기 거래, 위조와 세금 탈세에 관한

자료가 공개됐으며 100여 명의 정치인과 사회적

공인이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출 문건은 약 40년 전의 자료를 포함해

2.6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었다.

이는 2010년 위키리크스의 케이블 게이트 문건

1.73기가바이트보다도 1,000배 이상 더 많은

규모다.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총 1,100만 개의

파일, 400만 개의 이메일, 100만 개의 이미지,

200만 개의 pdf파일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엄청난 규모의 문건을 분석하기 위해 ICIJ의

소프트웨어 팀이 움직였다. 이들은 사용자 검색

엔진을 개발해 수백만 건의 문건을 추적할 수

있었으며, 실시간 채팅 시스템을 만들어 취재에

참여한 기자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도록 했다. 또한 문건에 언급된 지명이나

이름들 간의 링크를 추적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거나, 원래의 데이터를 디지털 포맷으로

전환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파나마

페이퍼스’ 취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프로젝트였다.

더욱 놀라운 점은 2년 동안 기자 수백 명이

참여했음에도 ‘파나마 페이퍼스’ 취재가 비밀리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ICIJ가

강조하는 ‘근본적 공유(Radical Sharing)’라는

개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ICIJ와 협력하기로

한 기자들은 본인이 취재하거나 쓰고 있는

기사 일체를 서로 공유해야 하고, 외부에 취재

심층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매클래치, 마이애미헤럴드의 ‘파나마 페이퍼스’. <사진 출처-IC IJ 의 ‘파나마 페이퍼스’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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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7. 05

내용을 철저히 비밀로 해야 하며, 자료를 외부로

유출해서는 안 된다. 또한, ICIJ의 승인이 떨어진

후에만 기사를 올릴 수 있는 등의 조항을 지켜야

한다. ICIJ의 이러한 ‘공유’에 대한 개념 때문에

이에 불만을 갖고 독자적으로 취재, 보도하길

원하는 언론사와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에 다른 언론사들보다 한 달 늦게 제휴,

합의를 체결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WP 이긴 직원 10명의 작은 신문사

유수의 대형 언론사를 제치고 사설 부문에서

수상한 아이오와의 스톰레이크타임스도 화제에

올랐다. 스톰레이크타임스의 편집장인 아트

컬렌은 아이오와 지방정부와 농업기업협회의

유착 관계를 밝혀 사설 부문에서 수상했다.

컬렌은 지역의 수질 오염을 방치한 시 당국이

피처사진 부문 수상자인

시카고트리뷴의 E. 제이슨

웜스건스의 사진.<사진 출처-퓰리처상 공식 홈페이지>

최고의 영예로 손꼽히는

공공 서비스 부문은 뉴욕 경찰의 무분별한

이민자 추방 실태를 고발한 뉴욕데일리뉴스와

비영리 온라인 매체 프로퍼블리카가 수상했다.

백악관 대변인 숀 스파이서가

좌파 블로그라고 무시했던 프로퍼블리카는

창립 9년 만에 4개의 퓰리처상을 거머쥐었다.

농업 기업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온 정황을

2016년 3월부터 11월에 걸쳐 총 10차례 집중

보도했다. 스톰레이크타임스는 아이오와주

스톰레이크 카운티의 지역신문사다. 전체 직원

수가 10명 내외의 작은 언론사로, 편집장인 아트

컬렌의 아내와 형도 모두 함께 근무한다.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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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동안 미국 저널리즘, 문학, 음악 분야의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사람이 받는 상이 바로 퓰리처상이다. 그중

저널리즘 분야의 수상 대상은 미국 언론사에 종사하는

언론인으로, 언론인의 국적은 관계없으나 소속된 언론사는

미국 언론사로 한정된다. 오랫동안 신문사만을 대상으로

삼아 왔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디지털 저널리즘과 매거진

저널리즘도 포함됐다. 첫 개최 이후 수상 부문은 여러 차례

바뀌었으며 올해 저널리즘 분야는 공공 서비스, 속보보도,

탐사보도, 심층보도, 지역보도, 국내보도, 국제보도, 피처기사,

논평, 비평, 사설, 만평, 속보사진, 피처사진 등 모두 14개

부문이다. 저널리즘 분야 이외에도 문학과 음악 분야 7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해, 퓰리처상은 모두 21개 부문의

수상자에게 주어졌다.

참조

• http://www.pulitzer.org

• ht tp://www.niemanlab.org/2016/09/how-one-

wash ing ton-pos t- repor te r-uses-pen-and-

paper-to-make-his-tracking-of-trump-get-

noticed/?relatedstory

• http://www.niemanlab.org/2016/05/a-few-weeks-

after-the-panama-papers-release-the-new-york-

times-and-washington-post-start-digging-in/

• ht tp://www.niemanlab.org/2016/09/how-one-

wash ing ton-pos t- repor te r-uses-pen-and-

paper-to-make-his-tracking-of-trump-get-

noticed/?relatedstory

• https://www.nytimes.com/2017/04/10/insider/pulitzer-

winners.html

• http://www.niemanlab.org/2016/04/heres-how-over-

400-journalists-at-dozens-of-news-orgs-reported-

out-the-massive-panama-papers-story/?relatedstory

상은 사설 부문 최종 후보였던 워싱턴포스트,

휴스턴크로니컬 같은 대형 언론사와 경쟁한

끝에 수상한 터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퓰리처상

위원회가 대형 언론사 사이에서 작은 지역

언론사의 노력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다른 지역

언론사에 희망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컬렌은

수상 소감에서 “뉴욕타임스가 뉴욕을 다루듯,

스톰레이크타임스는 스톰레이크 지역을 다뤄야

한다”라고 말해, 대형 미디어 기업에 잠식되어

설 자리를 잃어가는 지역 언론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그 외에도 속보 부문에서는 오클랜드의 이스트

베이타임스가 36명의 희생자를 낸 화재 현장

보도로 수상했으며, 논평 부문에서는 2016년

대선의 트럼프 현상을 분석한 월스트리트저널의

페기 누넌 기자가 영예를 안았다. 피처사진

부문에서는 시카고 총격 사건에서 생존한 10세

소년과 엄마의 모습을 담은 시카고트리뷴의 E.

제이슨 웜스건스가 수상했다.

‘인권 탄압’ ‘권력자에 대한 감시’ ‘발로 뛰는 현장

저널리즘’과 ‘끈질긴 추적’ ‘취재 보도 과정의

투명성’이 이번 퓰리처상의 주요 키워드가

아니었나 싶다.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위기로

내몰린 언론은 기술 지원이나 취재 협력 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며 혁신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퓰리처상은 이러한 혁신 과정을 통해

언론이 지켜야 할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더욱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특히 작은

언론사와 온라인 매체에 대한 관심과 인정으로

형평성을 몸소 보여주었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

사무국장인 마이크 프라이드가 언급했듯이,

디지털 시대의 언론은 예전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기술적인 지원과 자원으로 더욱 강력한

스토리텔링의 힘을 키워 나가고 있다. 점차

퇴색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비판 언론의 힘은 점점

강해지고 또 필요해질 것이다. 조지프 퓰리처는

살아생전 황색 저널리즘을 주도하는 등 그다지

훌륭한 언론인은 아니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후에 그의 이름을 내건 퓰리처상은 변화하는

매체 환경 속에서 언론의 본질과 혁신이라는

두개의 가치를 모두 지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