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January 2012 제가 기억하는 최초의 새 해 기억은 1978년입니다. 아마 설날 무렵이었을 겁니 다. 오랜만에 모인 집안 어 른들이 둘러앉아 용띠 해라 는 말을 쏟아내고 있는 텔 레비전을 보며 새해의 운을 기원했지요. 그리고 임진년의 해가 밝았 습니다. 용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동물인데 흑룡의 해 라고도 하네요. 범띠 해에 는 백호, 돼지띠 해에는 황 금돼지 하더니 띠별 동물로 도 상술을 펴는 세상이지 만, 어쨌든 길(吉)하다고 하 니 기분이 싫지는 않군요. 총선과 대선이 들어있는 이 기념비적인 해에 용의 기운 을 받아 국운이 무럭무럭 핀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봅 니다. 한편으로는 현재의 우리네 삶이 그만큼 팍팍하고 힘겹다는 뜻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새해를 맞아 경남이주민센터 회원 여러분의 건강을 기원하며 한 해의 문을 힘차게 열어젖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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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tter. January 2012
제가 기억하는 최초의 새해 기억은 1978년입니다. 아마 설날 무렵이었을 겁니다. 오랜만에 모인 집안 어른들이 둘러앉아 용띠 해라는 말을 쏟아내고 있는 텔레비전을 보며 새해의 운을 기원했지요. 그리고 임진년의 해가 밝았습니다. 용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동물인데 흑룡의 해라고도 하네요. 범띠 해에는 백호, 돼지띠 해에는 황금돼지 하더니 띠별 동물로도 상술을 펴는 세상이지만, 어쨌든 길(吉)하다고 하니 기분이 싫지는 않군요. 총선과 대선이 들어있는 이 기념비적인 해에 용의 기운을 받아 국운이 무럭무럭 핀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봅니다. 한편으로는 현재의
우리네 삶이 그만큼 팍팍하고 힘겹다는 뜻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새해를 맞아 경남이주민센터 회원 여러분의 건강을 기원하며 한 해의 문을 힘차게 열어젖히시기 바랍니다.
<경남이주민센터 1월 소식><알림>* 1월 초에 새해 달력과 다문화수기집 <다정다감>을 회원 여러분께 발송했습니다. 혹시 못 받으신 분은 연락해주시면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2011년 경남 지역 이주노동자 노동생활실태조사 자료집을 발간했습니다. 책이 필요하신 회원님은 사무국에 연락 바랍니다 <경남이주민센터 소식>
1월 11일 김경수 출판기념회 다문화어린이합창단 축하 공연
다문화어린이합창단이 고 노무현 대통령 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씨 출판기념회(진영 한빛도서관)에 참가하여 축하공연을 열어주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몽골 도서 추가 입고
창원시 평생학습담당과 도서지원금으로 각 나라 도서를 구입하였습니다. 한국 도서를 포함하여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몽골 도서가 추가로 들어왔습니다. 책이 늘어감에 따라 서가를 새로 구입하고 가구 배치에도 변화를 줄 예정입니다. 도서관 방문객들의 많은 이용을 바랍니다.
1월 4일~ 2월 28일 한글학교 보충수업 실시 중
한글학교가 겨울방학 중인 가운데 1월 4일부터 2월 28일까지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수업에 정진하는 학생들을 격려하며, 자원활동가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수요일: 다문화가정 보충수업반 첫걸음반, 기초반, 중급반▷일요일: 이주노동자 첫걸음반, 기초반, 초급반, 중급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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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2일 국가인권위원회, 대중목욕탕 외국인 출입금지 사건에 대해 인종차별 결정
부산의 한 대중목욕탕에서 일어난 외국인 출입금지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인종차별이라고 판단하고 해당 업주에게 시정을 권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 해 피해자 구수진 씨가 경남이주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인종차별 실태를 폭로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남이주민센터는 정부에 인종차별특별법 제정을 건의한 바 있습니다. 국가인권회의 결정은 법적 강제력이 없어 해당업주가 얼마나 따를지는 의문이지만, 한국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 실태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1월 12일 평산초등학교 도서관 다문화수업(우즈베키스탄)
평산초등학교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소개하는 다문화수업을 1월 한달 동안 진행했습니다. 고대 실크로드 문명의 화려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20세기 초기에는 옛 소련 시절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으로 이주한 고려 한인들의 거주지로서, 90년대 이후에는 산업연수생과 결혼이주민 유입국 중 하나로서 한국과 밀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월 15일 청소년 인권독서 모임 'Right Now'
고등학생 자원활동가들이 도서관에서 월 1회 인권독서 모임(Right Now)을 갖기로 했습니다. 다음 모임은 2월14일 오후 2시에 있으니 관심 있는 청소년들은 창원다문화어린이도서관 T. 055)256-8779 로 연락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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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2일 설날 이주민 잔치 한마당
이주민도 설날 잔치에 빠질 수 없습니다. 10여개국 150여명이 참가하여 돼지저금통 치기, 제기차기, 막걸리 빨리 마시기, 포스트잇 털기 게임, 팔씨름을 겨루었고, 통닭, 칸쇼새우, 마파두부, 과일 등을 나눠 먹으며 풍성한 설날을 즐겼습니다. 몸집이 작은 몽골 이주민들이 팔씨름 경기에서 우승하여 모두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1월 18일~ 26일 이철승 소장 일행 네팔 방문
경남이주민센터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네팔의 학교에 도서관 건립을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네팔의 도시 ‘타파’에 있는 공립학교 부드라 칼리 상급고등학교(Bhudra Kali Higher Secondary School)의 도서관 건립 상황을 알
아보기 위해, 이철승 대표와 김민성 직원, 수베디 다문화가정연대 상임대표가 일주일간 네팔을 다녀왔습니다. 도서관은 한창 공사가 진행 중에 있었으며, 학생들과 마을 주민들이 열렬하게 환영해주었습니다. 귀국 전날 수도 카트만두로 이동했다가 마침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 시내 상가가 모두 철시하는 바람에 불편이 컸다고 합니다. 정정이 불안하고 공교육이 부실한 네팔이지만 청소년들만큼은 도서관에서 밝은 미래를 꿈꾸었으면 좋겠습니다. 경남이주민센터는 해외 도서관 건립 사업 후원자를 모집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사무국에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담당자 김민성 237-8779
↑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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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 경남이주민센터 정기총회
새해를 맞아 경남이주민센터 정기총회가 열려 32명이 참석한 가운데 작년 사업과 재정을 보고하고, 새해 사업과 예산 계획을 추인하였습니다. 올해는 사회적 기업 전환과 마이그런츠 아리랑이 큰 사업의 줄기를 이룰 예정입니다. 또 2010년~2011년 이사회의 임기가 끝남에 따라 새 임원진을 선출했습니다. 강
진해에 있는 한 업체 관리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고용 중인 외국인이 팔을 다쳐 병원에서 검사를 받다가 에이즈 양성 반응이 나왔단다. 병원에서는 치료가 끝나 퇴원하라고 하는데, 회사에서는 받고 싶지 않단다. 외국인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을 이리저리 알아보다 우리 이주민센터에 쉼터가 있다는 말을 듣고 문의한 것이었다. 에이즈 환자를 고용할 수 없다는 것이 그 회사의 방침이라고 했다. 전화를 받고 나서, 바쁘게 노동부, 진해보건소, 해당 병원에 연락해 보았다. 에이즈를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엄연한 부당해고라는 답변을 받 았다. 보건소에서는 에이즈는 투약처방만 잘하면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회사는 막무가내였다. 전염성이 낮다고 아무리 말해도 먹히지 않았다. 보건소에서도 환자를 함부로 해고하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회사의 고충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었다. 날벼락을 맞은 상황으로 인식하는 병원은 자신들이 왜 위험한 환자까지 떠맡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푸념했다. 아직까지 천형에 버금가는 것으로 인식된 질환을 접했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병원에서 퇴원을 통보했는데도 환자만 남겨둔 채 하루 동안 회사는 연락을 끊어 병원에서 애를 태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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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통역을 시켜 환자와 통화하게 해보니, 그때까지 환자는 자신이 어떤 질병에 걸렸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보건소에서 병원에 출장하여 환자를 만났지만 통역이 잘 안되었던 듯했다. 전화상으로 자신의 병명을 들은 환자는 믿으려고 하지 않으려고 했다. 본국인 태국에서 건강검사를 받을 때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오진을 강하게 주장했다. 태국에는 그의 아내가 있고, 한국에 온 뒤에 태어난 아이도 있다. 아내 직업이 간호사라 더욱 자신의 질병 상태를 믿을 수 없어했다.
다음날 병원으로부터 환자가 출국한다는 말을 들었다. 회사와 협의하여 퇴사를 결정하고 곧장 귀국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나는 환자의 결심이 순순한 자신의 뜻인지 의심스러워 통역에게 다시 전화를 시켜보았다. 환자는 여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었고, 돌아갈 결심을 바꾸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알려주었지만, 그의 힘든 마음을 달래지는 못했다. 하루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 그날 밤 그는 출국 비행기를 탔다.
외국인 에이즈 양성 반응자는 정부에서 무조건 출국시키는 것으로 막연히 알고 있었는데 사실과 달랐다. 취업 신청도 가능하며(물론 에이즈 양성반응자임을 알고도 채용하는 업체는 없다.), 장기체류는 보장할 수 없지만 건강보험처럼 정부가 큰 몫을 부담하고 자신이 일부 부담하는 방식으로 어렵지 않게 치료받을 수 있다.
환자 자신만큼 힘들 리는 없었지만, 에이즈 환자에 대해 막연한 공포감만 갖고 있던 회사도 혼란을 겪으면서 환자의 고통을 가중시켰는지 모른다. 면역기능이 일정한 수치 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경우라면 적절한 투약으로 일상적인 삶이 가능한데도 한국사회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는 낙인을 찍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나라를 떠난 것이 그 환자에게 잘된 일인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