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16 The Korean Theatre Review 2008. 7 일생에 단 한번 찾아오는 봄이라던가. 청춘. 청춘. 청춘… 되뇌고 있으면 두 글자 사이에서 푸슬푸슬 새싹이 돋아 오르는 것이 보인다. 가열차게 흙을 치고 올라오는 그 폼이 제법 멋들어져 가슴에 꼬옥 끌어안아버리고 싶다. 그러나 그렇게 아슴아슴하게 피어오르던 그 시절엔 알아차리지 못 했다. 무엇 때문에 그토록 발걸음이 의기양양했는지, 누구 때문에 가슴이 그리 속절없이 두근 두근 거렸는지. 다만 그것이 눈앞에 보여서 달려갔고 함께 뛰어들 사람이 있어서 몸을 내던졌 을 뿐. 하지 말아야 할 사랑이라든가 가지 말아야 할 곳이라든가 하는 것은 그 시절엔 도무지 헤아리지 못했다. 그저 돌이켜보면 눈이 부시게 새파래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야 마는, 상흔 은 남았으되 도무지 얼마만큼의 무법(無法)과 싸웠는지 계산조차 하기 어려운 나날들이었을 뿐. 그렇게 청춘은 흘러갔다고…하던가. 반드시 지나간 후에나… 그것이 청춘이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하던가. 열여덟 사랑니 같은 불청객, 청춘 <청춘, 18대1>은 <죽도록 달린다>, <왕세자 실종사건>, <릴-레-이>, <호야(好夜)>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한아름∙서재형 콤비의 신작이다. 18대 1로 맞붙어 싸워본 적이 있는, 혹은 아직 싸우는, 당신에게 건넨다는 이 작품은 1945년 광복 한 달 전 독 립운동에 목숨을 바친 18살 청춘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은 커다란 무언가를 위해서 자신을 내던진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 순 간 다가온 일을 했을 뿐이다. 1945년 6월15일. 동경. 징병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간 세 명의 젊은이, 강대웅, 정윤철,기철 형제는 자신들이 조선인임을 숨기려 일본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조선인도 일본인도 될 수 없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마쯔리 축제에서 누군가 에게 쫓기던 김건우를 도와주게 된다. 치명상을 입은 김건우를 업고 도움을 받으러 간 강대웅의 애인 이토에(윤하민)의 댄스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김건우가 숨지고 댄스홀로 찾아온 김건우의 일본인 부인 나츠카를 통해 그들은 김건우와 이토에가 댄스 파티를 열어 동경 시청장을 암살하려 한 계획을 알게 되고 충격에 빠지게 되는데…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던 1945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 죽음을 당했던 그 때, 맨몸으로 총 칼을 막은 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겠다는 의지, 하나 때문이었다. 시대가 변한 만큼 사는 방식도 변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겠다는 마음과 나를 믿어주 고 내가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목숨도 바칠 수 있는 열정일 것 이다. 그리고 그 열정이 바로 시대를, 역사를 바꾸지 않을 까. 신념보다는 믿음을, 미래보다는 현재를, 자신을 믿어 주는 친구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것. 그것은 바로 그들이‘청춘’이었기에 가능하다고 이 작품은 말한다. <청춘, 18대1>은 바로 이 애절한 청춘들에게 보 내는 뜨거운 한 통의 편지 같은 이야기이다. 두산아트센터 <청춘, 18대1> 생에 한번쯤, 뜨겁고 무모한 춤 프리뷰 일시 : 7월12일�8월31일 평일8시, 토3시7시, 일4시, 월쉼 장소 : 두산아트센터 작 : 한아름 연출 : 서재형 출연 : 민대식, 이진희, 김성표 외 문의 : 708-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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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6 The Korean Theatre Review 2008. 7
일생에단한번찾아오는봄이라던가. 청춘. 청춘. 청춘…되뇌고있으면두 자사이에서푸슬푸슬
새싹이 돋아 오르는 것이 보인다. 가열차게 흙을 치고 올라오는 그 폼이 제법 멋들어져 가슴에
꼬옥끌어안아버리고싶다. 그러나그렇게아슴아슴하게피어오르던그시절엔알아차리지못
했다. 무엇때문에그토록발걸음이의기양양했는지, 누구때문에가슴이그리속절없이두근
두근거렸는지. 다만그것이눈앞에보여서달려갔고함께뛰어들사람이있어서몸을내던졌
을 뿐. 하지 말아야할 사랑이라든가가지 말아야 할 곳이라든가하는 것은 그 시절엔도무지
헤아리지못했다. 그저돌이켜보면눈이부시게새파래서눈물이왈칵쏟아지고야마는, 상흔
은 남았으되 도무지 얼마만큼의 무법(無法)과 싸웠는지 계산조차 하기 어려운 나날들이었을
뿐. 그렇게 청춘은 흘러갔다고…하던가. 반드시 지나간 후에나… 그것이 청춘이었음을 알아차릴
수있다고하던가.
열여덟사랑니같은불청객, 청춘
<청춘, 18 1>은 <죽도록 달린다>, <왕세자 실종사건>, <릴-레-이>, <호야(好夜)>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한아름∙서재형
콤비의 신작이다. 18 1로 맞붙어 싸워본 적이 있는, 혹은 아직 싸우는, 당신에게 건넨다는 이 작품은 1945년 광복 한 달 전 독
립운동에 목숨을 바친 18살 청춘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은 커다란 무언가를 위해서 자신을 내던진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 순
간다가온일을했을뿐이다.
1945년 6월15일. 동경. 징병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간 세 명의 젊은이, 강 웅, 정윤철,기철 형제는 자신들이 조선인임을 숨기려
일본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조선인도 일본인도 될 수 없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마쯔리 축제에서 누군가
에게 쫓기던 김건우를 도와주게 된다. 치명상을 입은 김건우를 업고 도움을 받으러 간 강 웅의 애인 이토에(윤하민)의 댄스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김건우가 숨지고 댄스홀로 찾아온 김건우의 일본인 부인 나츠카를 통해 그들은 김건우와 이토에가 댄스
파티를열어동경시청장을암살하려한계획을알게되고충격에빠지게되는데…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던 1945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 죽음을 당했던 그 때, 맨몸으로 총
칼을 막은 건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겠다는 의지, 하나 때문이었다. 시 가 변한 만큼 사는 방식도 변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