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 강사를 말하다 /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자. 나는 ‘보여주기 위한’ 사람인가, 아니면 ‘보이기 위한’ 사람인가. 둘 사이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남에게 보이는 데만 치중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달에 만난 윤현주 원장은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생님이었다. WRITTEN BY 한자현 PHOTO BY 김성만 그림자 를 쫓지 말고 태양 을 향해 걸어라! 068-071������.indd 68 13. 2. 26. �� 9:19
This document is posted to help you gain knowledge. Please leave a comment to let me know what you think about it! Share it to your friends and learn new things together.
Transcript
2013 MARCH + 068
PEOPLE / 강사를 말하다 /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자. 나는 ‘보여주기 위한’ 사람인가,
아니면 ‘보이기 위한’ 사람인가. 둘 사이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남에게 보이는 데만 치중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달에
만난 윤현주 원장은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생님이었다.
WRITTEN BY 한자현 PHOTO BY 김성만
그림자를 쫓지 말고 태양을 향해
걸어라!
068-071������.indd 68 13. 2. 26. �� 9:19
+ 069www.answerzone.co.kr
잘 가르친다고 인정받는 것, 모든 교육자들의 로망이다. 그러나
강의 실력을 높이겠다는 욕심에만 눈이 멀면 정작 교육의 주인
공인 아이들을 놓치게 된다. 그동안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이들의 상처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윤현주 원
장. 그는 아이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상을 배우고, 강의법 특허를 내고, 미인대회에 출
전하고…. 언뜻 보면 자신만의 독특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하지만,
모든 것이 아이들을 위한 일이었다.
무관심했던 내면에 귀를 기울이다
화장하고 꾸미기를 좋아하던 한 여대생,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
공한 뒤 프랑스에 가서 토탈 메이크업을 배우는 게 꿈이었다. 그
러나 대학 졸업 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쳤다. 생계를 책임져
야 하는 상황, 윤 원장은 20살 때부터 시작한 과외 경험을 바탕
으로 강사일을 시작했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날들
의 연속이었던 그는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오직 학생들에
게만 집중했다. 시험 전날에는 학원에서 함께 밤을 새면서 공부
하고, 다음날 아침에 일일이 학교 앞까지 배웅했다. 작은 부분까
지도 신경을 쓰면서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칠까 연구하던 중 학
생들이 자신의 모습을 닮아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본인의 장단점에 대해서 얘기해보라고 하니까 대답을 못하더라
고요.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간에 아이들의 자존감이 굉장히 떨
어져 있었죠. 저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고요. 아이들이 변하
기 위해서는 제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그러나 인간은 습관의 동물. 하루아침에 마음가짐을 바꾸기란
쉽지 않았다. 임종 체험, 명상 등 꾸준히 ‘마음공부’를 하면서 깨
달은 바는 스스로를 꽁꽁 싸매고 포장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공부하기 어려
운 학생뿐만 아니라 넉넉한 환경에서 자라 공부는 잘 하지만 정
서가 불안한 학생까지. 아이들의 가슴 속에도 어른들 못지않게
큰 구멍이 있었다. 다들 그 구멍을 가리기만 할뿐, 근본적으로
없애는 방법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평가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있
어요. 상대적인 열등감 때문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치부
를 드러내는 게 어려운 거예요. 하지만 곰팡이는 숨길수록 더 퍼
지고, 빛을 봐야 사라지잖아요.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거리낌 없
이 그대로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
을 만들어줘야죠.”
윤 원장이 학생들의 작은 말 한 마디에도 관심을 갖고 공감해주
자 아이들에게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학원에 와서 전혀 웃
지도 않고 언제나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있던 아이가 ‘힘들었지?’
라는 말 한 마디에 마음을 여는 걸 보면서 그는 가슴이 벅차올랐
다. 만약 자신에게 시련이 없었다면 강사가 되지 않았을 테고,
이 아이들을 도울 수 없었으리라. 그는 지금도 주말마다 마음공
부를 하며 자신, 그리고 학생들의 상처를 보듬고 있다.
가르침의 열정은 언제나 클라이맥스
그의 수업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정규 수업시간이 끝
나고도 가르치고, 학생들의 집에 직접 가서 보충학습을 해주기
도 했다. 편부모 가정에서 자라면서 마음의 문을 닫았던 한 학생
윤 스 터 디 학 원 윤 현 주 원 장
068-071������.indd 69 13. 2. 26. �� 9:19
2013 MARCH + 070
누구에게나 가능성은 존재하니까요. ‘1%의 가능성이 99%의 단점을 보완한다’는 말을 좋아해요. 작은 씨앗 하나를 사랑으로 가꾸면 훗날 탐스러운 열매가 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