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상담 34 2013·4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문학사상사, 2012 처음에는‘총, 균, 쇠’라는제목이낯설었지만, 이 책의 부제‘무기, 병균, 금속은 인류의 문명을 어떻게 바꿨는가’를 보면서 무언가 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 었다. 또한 프롤로그를 펼치면서 이 제목과 이 책의 방향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프롤로그의 제 목은‘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푼다’이며 그것에 대해‘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지리 환경은 분명히 역사에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그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과연 역사의 광범위한 경향도 지리적 환경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를 밝혀내는 일이다.’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3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신석기 시대가 도래했다. 오랜 기간 수렵과 채집 상태 에 머물렀던 인간은 이 시대에 이르러 인류 최초의 혁 명을 맞이하는데 이것이 신석기혁명 혹은 농업혁명이 다. 하지만 농업혁명은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일어나 지는 않았다. 즉 농경에 적합한 지리적 환경을 갖추고 있는 지역에서만 농업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그렇게 농업혁명이 시작된 곳은 이후 문자와 철기를 가진 산 업사회로 발전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아직도 수렵 채집 사회가 존재한다. 또한 중앙아메리카의 멕시코에서 시작해 남아메리 카의 끝인 칠레까지, 포르투갈어를 쓰는 브라질을 제 외한 모든 나라에서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는 이유는 바로 식민지 정복 과정에서 스페인과 포르투 갈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피식민 국가들보다‘총, 균, 쇠’에서유리했기때문이다. 이렇듯‘유라시아대 륙’은 환경의 혜택을 입은 지역이었고, 이 지역에서 는 정치적 기술 및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 었다. 이와 같은 지리적, 환경적 불균형이 인류 역사 에서 어쩌면 슬픈 결과를 불러온 것이다. 저자인 진화 생태학자 재레드 다아아몬드는 이러한 결과들을 지리학, 생태학, 유전학, 병리학, 문화인류 학, 언어학 등의 접근을 통해서 밝혀냈으며, 이 책은 1997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새로 나온 이 책의 개정증보판에는 한반도에서의 이주가 현대 일본인들에게 막대한 영향 끼쳤다는 것 을 검증하며 일본인의 조상인 조몬인과 야요이인이 누구였는지 밝혀낸‘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논문과‘총,균,쇠’그 후의 이야기라는 흥미로운 후기 를 덧붙이고 있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 측하기 위해서라면 매우 유용하고 적절한 길잡이의 하나를 만난 느낌이었다. 이숙현 편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