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86 hr.eduwill.net 뉴 노멀 시대의 HR 전략 1. 저성장 시대의 성장전략: 사업 포트폴리오 및 조직 관리 2. 고령화 시대에 대응한 보상제도의 개선: 임금피크제의 도입 3. 협업 활성화를 위한 평가제도의 개선: 집단 지성에 기반한 평가 운영 4. Global & Multi business 운영을 위한 조직의 다양성 및 갈등 관리 5. 고객 접점 관리 조직의 혁신 6. Big Data 시대와 HR analytics 2015년 9월호 뉴 노멀 시대의 HR 전략 4. Global & Multi business 운영을 위한 조직의 다양성 및 갈등 관리 HR StudyⅠ 국내 기업의 글로벌화와 사업 다각화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요조건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양자 간 혹은 다자간 협상을 통한 글로벌 시장 의 통합이라는 거시 경제적 환경의 변화 와, 생존과 성장을 위한 시장의 지리적 확 대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의 발굴이라는 내 부적 동기가 존재한다. 이러한 외부 환경의 변화와 기업의 전략 적 지향성은 궁극적으로 기업이 관리해야 할 내부적 다양성을 증대시킨다. 따라서 다양성 관리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조직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다양성 관리의 대상 또한 성적 다양성, 이문화 관리뿐만 아니라, 사업의 다양화에 따른 이질적 사 업역량 등 마이크로(micro)한 영역에 이르 기까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은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를 비자발적으로 도입하기 시작 하더니, 2000년대 이후에는 경영혁신을 위 해서 무비판적으로 추종함으로써 획일화 된 경영관리 기법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글로벌 스탠더드의 급격한 확 산은 과연 우리 기업의 체질을 본질적으로 강화시켰을까? 새로운 경영기법의 도입이 기업들에게 변화의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경영관리 기법 의 획일화는 오히려 기업 생태계의 다양성 을 상실시키는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생태학에서는 생태계에서의 다양성 상 실이 초래할 비극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젠가(Jenga) 게임은 직육면체 의 나무토막들을 가지런히 쌓아 올린 후 하나씩 빼다가 전체 구조물이 무너지면 끝 나는 게임인데, 자연계에서 언제 어떤 종 이 사라졌을 때 생태계 전체가 젠가 게임 과 같이 일시에 붕괴할지 아무도 모른다.” 다양성을 상실한 생태계가 비극적 결말 을 맞게 되듯, 다양성을 상실한 기업 생태 계나 기업 또한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될 가 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 기업 생태계는 과거 기업 삼국지 시대, 즉 삼성, 현대, 대 우라는 트로이카가 서로 경쟁하며 차별적 문화와 관리기법을 유지하던 시절의 다양 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기업 내 다양성의 오적(五賊) 국내 기업들이 다양성 관리에 실패하는 대표적인 이유로는 다음의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 질 수 있겠 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언급할 장애요인이 바로 ‘규모(size) 중심의 사고’이다. 국내 기 업들이 신규 사업을 내부적으로 육성하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부가 제기하는 문제가 바로 규모, 즉 시장(혹은 매출)규모이다. 이 미 성숙기에 접어든 기존 사업부의 입장에 서는 많은 내부적 자원이 투입되는 신규 사 뉴 노멀 시대의 HR 전략 4. Global & Multi business 운영을 위한 조직의 다양성 및 갈등 관리 업이 상당 기간 동안 기존 사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은 규모의 매출을 기록한다 는 것 자체가 바로 해당 신규사업을 내부적 으로 도태시킬 가장 정당한 사유를 제공하 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종종 발견된다. 이러한 예는 규모 중심의 사고가 신규 사업 이 가지는 다양한 사업적 시너지를 이해하 지 못하는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과정에서 또 다른 측면에 서 다양성의 저해 요인으로 기여하는 것이 바로 ‘사내 정치’이다. 기업 내 사내 정치는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사내 정치가 집단을 획일화 시키는 것 은 구성원들에게 ‘한 배를 타거나 아니면 내리기’를 강요하는 집단 이기주의와 집단 사고를 강요하기 때문이다. 사내 정치의 주도적 세력들은 사내 의견 수렴 과정에 서 다수의 횡포나 불합리한(unreasonable) ‘평균 지향적 사고’를 통하여 집단의 이해 를 관철시키고자 노력한다. 사실 사내의 정치 집단이 종종 동원하는 평균 지향적 사고는 앞서 지적한 규모 중심의 사고와 그 맥락이 맞닿아 있다. 기업 내 다양성의 오적(오적) 중 세 번째 가 조직의 ‘관성(inertia)’이다. 조직의 관성 이라고 하면 다소 관념적이고 모호한 표현 이나, 현실적으로 기업 내에서는 구성원들 이 다소 편하고 익숙한 것에 의존하는 경 향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의 관성은 혁신 에 가장 큰 걸림돌로 회자되어 왔는데, 익 숙한 것을 선호함으로 인하여 새롭거나 소 수자의 존재가 기여하는 바를 무시하는 경 향성을 낳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 사 이에는 경영관리의 Global Standard(혹은 Best Practice) 만능주의(panacea)가 만연 하였다. 편하고 익숙한 것에 안주하는 문 화는 일시적으로는 best practice의 유입 과 갈등을 일으켰지만, 기존의 익숙한 것 을 포기하고 다소 생소하지만 사회적 관 행이나 지배적 담론으로 자리매김한 이른 바 ‘만병통치약’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대가로 결과에 대한 책임회피가 가능했다. 즉 나는 경영진이 하라는 대로 혹은 경쟁 기업이 하고 있는 대로 했을 뿐, 내가 책임 질 일이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획일화에 기여한 것 은 역설적으로 성과주의의 핵심인 평가제 도이다. 현재 평가제도는 획일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적자(fitness)의 선별에 집중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평가의 결과는 보상뿐 만 아니라 승진, 육성, 경력관리 등 다양한 인사제도에 반영되어 규격화된 ‘조직인’을 양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기업 내 다양성 관리를 위한 제언 국내 기업들의 규모에 대한 집착의 기저 에는 결과만을 중시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또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다수의 횡포는 다 름 아닌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는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판 단을 비롯하여 주요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므로, 과정의 중요성 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규정된 의사결정의 프로세스를 존중하는 것이 절실하다. 시급성 이나 시의 적절성 등을 근거로 주요한 의사 결정이 특정인에게 집권화된 현실이 규정된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내린 의사결정을 정당 화시키고, 이는 다시 결과만을 중시하는 문 화를 강화하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 다. 의사결정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제고와 의사결정 권한의 적절한 분산을 통해서 조 직의 합리성을 제고하는 것이 절실하다. 한편 신자유주의적 기업의 적자생존 방 식의 평가제도는 부적격자의 ‘도태’가 목 적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 정착된 상황에 서 기업들이 기존 직원들을 상대적 서열화 를 통해서 퇴출시키는 것은 책임회피에 가 깝다. 전략적 의사결정의 실패로 인한 경 쟁력 상실에 대한 책임을 직원들에게 일방 적으로 전가하는 방식으로 기업 구조조정 이 진행될 경우 비용 절감의 단기적 효과 마저도 장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