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ulture & Arts Education United States of Americ Latin America. France / United Kingdo Germany. Finland. Sweden. Japan. United States of America . Latin America . France / United Kingdom . Germany. Finland. Sweden. Japan. 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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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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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문화
예술
교육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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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문화
예술
교육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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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 문화예술교육.
전 세계가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있습니다. 2010년 5월에는 서울에서 제2회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가 개최되고, 전 세계가 한국의 문화예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럽 선진국가의 문화예술교육은 산업화에서 현대시점까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흘러왔
습니다. 그들의 문화예술교육은 뿌리 깊은 거목과 같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교육은 여러
단계를 뛰어넘어 놀라울 만큼 성장하였습니다. 척박한 땅 속에 뿌리를 내리고 첫 열매의 맺음을 고대
하는 유목(어린나무)과 같던 우리의 문화예술교육은 누구나 열매를 맛보고, 그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것으로 자라난 것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성장과 성과를 경험하면서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깊은 성찰입니다. 우리에 맞는 문화 교육 유전자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 책에 실린 핀란드, 스웨덴, 일본 등 8개국 문화예술교육 정보는 현장에서 발로 뛰며 모은 정보
입니다.
교사, 예술강사, 문화시설 관계자, 학술 연구자 등 문화예술교육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참여하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0. 2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 이대영
발간사
001
002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Global Culture & Arts Education
003
삶을 변화시키는 창의적 에너지, 문화예술교육
> 미국의 문화예술교육
> 남미의 문화예술교육
> 프랑스 / 영국의 문화예술교육
별첨: 프랑스 문화예술교육기관 및 단체 소개
> 독일의 문화예술교육
별첨: 독일 문화예술교육기관 및 단체, 프로젝트 소개
United States of America .Latin America .France / United Kingdom .Germany.
한글도 깨우치지 못한 아이가 음악소리에 어깨를 들썩일 때, 시각 장애를 가진 소년이 천상의 목소리
로 노래를 부를 때, 80세 할머니가 연극무대에서 혼을 불사를 때 우리의 가슴은 요동친다. 그것은 ‘감
동’이다.
우리는 ‘감동’의 샘을 쫓아가 보기로 했다. 발길이 닿은 곳은 세계 곳곳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이었다.
교육은 성공과 필연관계라 믿고 있는 한국의 학부모들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 한국 가정에
서 교육이 감동으로 바뀌는 순간은 자녀들이 백 점짜리 시험지를 받아 오는 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찾아 간 교육 현장은 학교를 포함해 박물관, 미술관, 극장, 영화관, 공원, 주민 센터 등 일반적
인 교육기관의 테두리를 벗어난 곳들이었다. 일상에서 교육의 공간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문화시설들
이 시민들의 문화예술교육을 담당하고 있었다.
동그라미 채워진 시험지 보다는 몸이 움직이고 가슴이 반응하는 것으로 감동하고 만족하며,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는 현장!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믿는 그들이 바
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었다.
문화’의 힘은 한 사람의 삶을 변화 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앤디 번햄 영국 문화부 장관
‘
004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국가별 문화예술교육
버려진 폐교에서 연극·그림·영화·사진을 가르치는 뉴욕 할렘가 청소년 교
육센터 ‘트루스’는 가난과 범죄로 찌든 아이들에게 어두운 과거를 잊고 자기
정체성을 찾는데 큰 역할을 하는 곳이다.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 3~5세 아이들에게 ‘음악놀이’를 통해 반복적으로 음악
의 즐거움을 알려준다. 클래식이 어렵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에게는 학교로 직
접 찾아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맨하튼 노인복지센
터에서는 80~90대 노인들이 공원의 수채화를 그리고 전시회를 연다. 전 생
애에 걸쳐 문화예술교육이 삶에 녹아 있는 현장, 그곳은 미국 뉴욕이다.
총성이 울리는 마을 어귀에서 어렴풋이 바이올린 선율이 들려온다. 1인당 국
민소득 6000달러에 불과한 베네수엘라는 220개 오케스트라·합창단을 거
느린 ‘음악 강국’이다. 전 국민 음악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를 통해 전국
204개 교육센터에서 3세 이상 청소년 35만 명에게 악기를 가르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빈민가 출신으로 가난이 아니라 훌륭한 음악을 대물림 받
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음악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봉사마인드를 심어주는 것이 베네수엘라 음악교육의 핵심이다.
프랑스와 영국은 가난하거나 환경이 어렵다고 해서 문화예술 교육 테두리에
서 결코 시민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도처에 존재하는 예술에 대해 눈을 뜨게 하고 문화시설을 방문하
는 의지와 습관을 심어주는 것으로 시작되는 두 나라의 문화예술교육은 국민
들이 예술을 경험하는 것이 인생을 더 나아지도록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다문화, 멀티문화 시대에 차별 없이 창의성을 키운다’는게 베를린 문화프로
젝트의 모토이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문화 속에서 섞여 살아야 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느끼게 하면서 사회로부터의 박탈감을 줄여준다. 투쉬 베를린
의 문화 프로젝트는 오늘날의 아이들을 미래 관객으로 성장시키는 방법은 지
금 당장 아이들을 극장으로 데려가는 것이라 말한다. 삶에 있어 목적에 얽매
이지 않은 즐거운 배움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독일의 문화예술교육 철학이다.
미국을 포함한 영국, 프랑스, 독일, 베네수엘라의 문화예술교육은 수혜자 모두를 예술가로 성장시키
기 보다는 문화예술을 통해 세상에 당당한 ‘나’를 찾고 삶이 아름다워지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한
다. 차별 없이, 평등하게 누구나 영감을 얻고 문제의식을 갖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문화 선진국을 만
드는 밑거름이다.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주는 것은 ‘사회적 의무’
미국
남미
음악으로
사회개혁 이루는
베네수엘라
프랑스 / 영국
예술수업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는
예술을 접하는 눈과 입맛을
알려주는 것
독일
소외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을 문화로 보듬는
베를린 문화 프로젝트
005
미국의 문화예술교육
매일경제신문 문화부
전지현 기자
뉴욕 니콜라스 에비뉴 147번가에 위치한 할렘가 청소년 교육센터 ‘트루스 TRUCE:
The Renaissance University for Community Education’. 학교 수업이 끝나는 시간인 오후 4시가
지나자 형형색색 염색한 레게머리의 흑인 아이들이 어슬렁거리며 들어온다.
친구들과 장난치며 걸어온 17세 흑인 소년 에이드리안 앨스톤(라이프
사이언스즈 세컨더리 스쿨 재학)은 미술 작업실로 향한다. 그는 학생 20여명이
참여하는 공동 미술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은 웃고 떠들지만 1년 전만 해
도 그는 말수가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아버지가 가출한 후 두 형이 감옥에 갔기
때문. 범죄자 집안이라는 게 창피해 마음의 문을 닫았다.
하지만 선배 손에 이끌려 트루스에 온 후 그는 달라졌다. 가슴 속 복잡
한 심경을 그림으로 표현하자 후련해졌다. 앨스톤은 “유리판에 그림을 그리라고
해서 내 눈을 그렸다”며 “그 눈은 슬픔을 억지고 참고 있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그림을 그리면서 가슴의 응어리가 풀렸다”고 말했다.
할렘가 무료 교육센터인 트루스는 12~19세 청소년들에게 미술과 시,
연극, 그래픽 디자인, 사진, 지역신문 제작, 영화·다큐멘터리 촬영을 무료로 가
르치고 있다. 현재 학생 185명이 문화예술교육 혜택을 받고 있다.
17세 흑인 소녀 타일러 코엔(맨해튼 센터 포 사이언스즈 앤 매스 재학)
은 전학 스트레스를 트루스의 시쓰기로 잊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던
코엔은 이곳에서 시를 배웠다. 외로움을 솔직하게 담은 그의 시를 친구들이 읽
버려진 폐교에서 연극·그림·시 가르쳐 할렘가 아이들의 버려진 꿈을 키우다 가난과 범죄로 찌든 할렘가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트루스’
01 Truce Center트루스센터
006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은 후 유대감이 생기고 서먹함이 사라졌다.
두 학생처럼 트루스를 통해 마음의 상처와 분노를 치유하는 할렘가 청
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할렘가 폐교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이
프로그램은 1985년 뉴욕 공립학교 영어교사인 로라 부럴이 빈민가 학생들의 자
퇴와 낙제를 막기 위해 시작해 24년 동안 계속됐다.
트루스의 부이사인 아세나 투이온은 “방과 후 문화예술을 배우는 아이
들은 범죄로부터 멀어지게 된다”며 “어두운 과거를 잊고 자기 정체성을 찾는데
도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작품을 만들면서 성취감을 맛 본 아이들은 학업에도 흥미를
느낀다. 트루스 건물 3층 게시판에는 대학 진학 성적표가 붙어 있다. 12학년(고
등학교 3학년) 학생 41명 중 38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전공은 경영과 공학 등 제
각각이다. 대학에 진학한 대부분의 학생이 복수전공으로 그래픽, 디자인이나 연
극, 영화, 문학 등을 선택한다.
투이온은 “아이들을 예술가로 키우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며 “창조적
인 아이디어를 내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루스 소속 학생들은 후배들의 탈선을 막고 학업을 격려하는 역할도
한다. 학생 대표 Student Advocates 가 20~30명 어린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 학교 성
적과 출석률, 가정생활 상담을 해 준다. 문제가 생기면 복지 코디네이터 Wellness
Coordinator 에 보고된다. 특정 과목의 성적이 떨어지면 과외 선생을 연결해준다.
꾸준한 애정과 관심 덕분에 지난해 트루스 12학년 학생 15명은 뉴욕시 전체 평
균 점수보다 33% 높은 성적으로 졸업시험 Regent exam 을 통과했다.
007
센터는 성적을 올려줄 뿐만 아니라 최근 불거진 이민자 흑인과 미국계
흑인간 갈등을 풀어준다. 올 여름방학 과제 주제는 ‘평화의 여름 Summer of peace’.
서로 다른 문화권 친구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공동체 화해를 모색하는 신문, 다
큐멘터리, 그림, 시, 연극 등을 제작해야 한다. 완성 후에는 지역사회 주민과 부
모님 앞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신문은 1년에 3번 발행해 할렘가 주민들에게 무
료로 나눠준다.
투이온은 “주제는, 학생들이 토론하고 설문조사를 거쳐 투표로 결정한
다”며 “자아 정체성을 발견하고 가족과 친구가 겪는 어려움, 사회 압박을 해결하
는데 도움이 되는 주제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트루스 센터에서
미술작업 중인 학생
008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뉴욕시 맨해튼 67번가에 위치한 메르킨 콘서트홀 로비. 3~5세 아이들 400여명
이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 앞에 몰려있다. 1층에서는 비올라 연주자
주디스 넬슨과 첼리스트 퀴왕 투가, 고음 treble 과 저음 bass 의 차이를 각각 늑대와
곰 울음소리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었다. 또 음의 높낮이를 달리해 동요 ‘반짝반
짝 작은 별’을 부르게 했다.
2층에서는 바이올린 단원 안나 라비노바와 플로나 시몬이 드보르자크
의 슬라보 춤곡에 맞춰 아이들과 춤을 추고 있었다. 3~5세 아이들을 위한 ‘베리
영 피플스 콘서트 Very Young People’s Concerts’ 30분 전에 연주곡에 익숙해질 수 있도
록 하는 ‘음악 놀이’였다. 이날 뉴욕필 단원들은 아이들과 놀아주는 친절한 유치
원 선생으로 변신했다.
미리 연주자와 작품을 익힌 아이들은 콘서트가 시작되자 조용하게 감
상했다. 특히, 비올라 단원 도리안 렌스가 창작동화를 낭독하는 가운데 스메타
나 현악 4중주 ‘내 생애로부터’를 연주하자 놀라울 정도로 집중했다. 뛰어다니거
나 떠드는 아이가 거의 없었다.
렌스의 동화에서는 동물의 울음 높낮이를 악기에 비유했다. 곰(첼로)
과 고양이(제2바이올린), 펭귄(비올라), 늑대(제1바이올린)가 시련을 딛고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내용이다. 이 음악회가 끝나면 고음과 저음을 구별 못할
아이가 없을 것 같을 정도로 반복학습을 했다.
02 New York Phil-harmonic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교육부서
직접 쓴 음악 동화 들려주고 악기 만지게 하고 어린이 상상력 키워주는 뉴욕필 단원들 3~5세 대상 ‘베리 영 피플스 콘서트’
009
3세 아들 조셉과 5세 딸 애리얼 브루너를 데리고 온 엄마 인발 세게브
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음악적 감수성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교육”이라며 “첼
로를 전공한 내가 보기에 가장 효율적인 음악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2005년부터 시작해 매년 3개월 동안 진행한 이 콘서트는 로리 커스토
데로 콜럼비아 음악교육학 교수의 자문으로 진행된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음악 교육 방식을 접목하기 때문에 하루만에 매진되는 인기 공연이다.
티켓 가격은 20달러로 저렴한 편이다.
뉴욕필 교육 담당 이사 테오도르 위프루드는 “이 프로그램은 순전히 단
원들의 자발적인 열정으로 만들어진다”며 “단원 12명이 자원해 동화도 직접 만
들고 로리 교수와 함께 진행 방식을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연령대가 높은 6~12세 아이들을 위한 ‘영 피플스 콘서트 Young
People’s Concerts’는 83년 전통의 콘서트다. 위대한 작곡가와 음악 역사, 오케스트라
악기 구성 등을 가르치며 클래식 음악 세계로 안내한다.
뉴욕필은 아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가르치기 위해 직접 학교로 찾아
가기도 한다. 1994년 시작된 스쿨 파트너십 프로그램 School Partnership Program 은 공
립 초등학교 15곳에 뉴욕필 음악 강사 Teaching artist 20명을 파견하는 프로그램이
다. 3년 과정 장기 교육 프로그램으로 3~5학년 3500여명을 가르치고 있다. 학
생들의 54%가 정부 급식지원금을 받을 정도로 가난하다.
이는 불황으로 예술교육기금 부족에 시달리는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음
악 공부 기회를 주고자 기획되었다. 뉴욕필이 직접 정부 지원금과 기업 및 개인
후원금을 유치해 운영하고 있다. 강사들은 연간 8개월(10월~후년 6월)동안 강
010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의 17번과 연주 2회를 책임지고 있다. 뉴욕필은 뉴욕 시민들에게 음악을 향유할
기회를 주는 게 사회적 의무 Mission 라고 여긴 것이다.
위프루드는 “미래 관객과 음악 영재를 키우는 게 목적이 아니라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음악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다”라며 “음악을 이해
하고 경험하면 누구나 인생이 풍요로워진다”고 강조했다.
일회성 ‘이벤트 교육’이 아니라 3년 동안 수준 높은 음악 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삶은 조금씩 변화한다. 음악에 흥미를 느끼고 차분해진다.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하고 뉴욕필 음악 강사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홍
지혜 씨는 “문제아였던 학생이 악기를 배우면서 성격이 밝아지는 사례가 많다”며
“가난이나 왕따로 억눌렸던 감성이 음악을 통해 정화되고 회복된다”고 말했다.
작곡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워주는 뉴욕필의 교육 프로그램 ‘베
리 영 컴포저 Very Young Composers’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베이스 단원 존 디크가
1999년 시작한 방과 후 수업이다. 이 강의를 통해 작곡된 작품을 뉴욕필 단원들
이 직접 연주해준다. 재능 있는 학생이 작곡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베
리 영 컴포저스 브리지 Very Young Composers Bridge’에서는 16명이 수업을 받고 있다.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
교육프로그램 운영 장면
011
뉴욕 맨하튼 72번가에 위치한 노인복지센터 Council Senior Center 수채화 강좌.
80~90대 노인 10명이 떨리는 손으로 꽃과 나무를 그리고 있다. 매주 토요일 반
전 시위에 참가하는 셜리 하먼 씨(96세)는 항상 아프가니스칸 남자 3명만 화폭
에 담는다. 세계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서다. 그는 두 달 전 심장수술을 받았고 2
주 전에는 지하철에서 다리를 다쳤지만 목발을 짚고 강의 시간에 나타났다.
프랑스어 교사로, 은퇴 후 20년 동안 수채화를 배운 하먼 씨는 “지금 물
리치료를 받고 있는데 나한테는 그림이 가장 좋은 치료”라며 “강의 친구들이 회
복 기원 카드를 보내줘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하먼 씨의 그림은 에드 바토식 뉴욕노인복지센터 소장 방에도 걸려 있
다. 연극연출가에서 사회복지사로 진로를 바꾼 바토식 소장은 “하먼 씨는 굉장
히 건강하고 적극적이다”며 “센터에서 연극과 그림, 시, 음악 등을 배우면서 인
생의 활기를 되찾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1946년 설립된 이 복지센터는 사설 비영리단체인 유대인여성협회 뉴
욕지사의 사회복지 프로젝트로 55세 이상 노인들에게 미술과 컴퓨터, 댄스, 에
어로빅, 오페라 감상, 독서 토론, 공연 관람, 연극, 피아노, 합창, 요가 등 42개 수
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간 50달러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회원 가입이 가능하며
현재 825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 센터는 노인들의 즐거운 삶을 도와주기 위해 설립됐다. 문화예술 교
03 Council Senior Center
노인복지센터
90세에 배우는 그림, 연극으로 뇌 활동 촉진 노화 막고 활기 찾아주는 문화예술 아름다운 노년 도와주는 뉴욕노인복지센터
012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육을 받으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외로움을 잊는다.
바토식 소장은 “노화가 진행될 때에도 새로운 것을 배우면 다시 뇌세포
활동이 촉진된다”며 “그림이나 연극, 음악을 배우면서 잠재 능력을 발견하는 분
들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작품을 구상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뇌세포 활동이 활발해진
다. 뒤늦게 예술가적 재능을 발견하고 전문 작가 못지않게 창조적인 작품을 남
기는 노인이 많다. 이들은 센터 1층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그림이나 조각을 팔기
도 한다. 예술가 수준에 오른 프랭크 아라가나(90)의 조소 작품은 500달러에 팔
린 적도 있다.
문화예술 교육은 우울증 치료에도 큰 효과가 있다. 배우자의 죽음이나
가족의 외면에 따른 고통을 센터 강좌로 잊는 노인들이 많다. 노래를 부르고 그
림에 몰입하면서 시름을 잊는다. 미술치료를 전공한 캐롤 메이바 예술 프로그램
감독은 “뉴욕에는 혼자 살면서 힘들어하는 노인들이 많다. 그러나 붓을 잡고 있
는 순간은 고통이 사라진다”며 “수업이 끝나면 수강생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
면서 소외감에서 벗어난다”고 말했다.
뉴욕 노인 복지센터 연간 예산은 35만 달러. 정부 지원 없이 유대인여
성협회 지원으로 운영된다. 직원은 바토식 소장과 메이바 감독, 요리사, 사회복
지사 4명에 불과하며 교사와 안내 직원, 비서는 모두 자원봉사자다.
강사진은 은퇴한 예술 전문가들이나 교사들로 구성된다. 학사 이상 학
위와 전시경력 있는 예술가들이 대부분이며 자원봉사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
야 한다. 노인에게서 발견되는 신체적 약점을 세심하게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013
바토식 소장은 “노인들이 잘 듣지 못하거나 보지 못하는 점, 동작이 둔
한 것에 신경 써야 한다”며 “한 반 학생을 10명 이하로 유지해 세심하게 가르친
다”고 설명했다.
센터에서는 치매에 걸려 기억력이 감퇴하는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세금, 의료보험 상담, 영어에 익숙치 못한 이민자 노인을 도와주는 자원봉사 프
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바토식 소장은 “나이 들어 몸이 불편해도 사회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
다”며 “건강하고 창의적으로 나이 들 수 있도록 문화예술을 교육하는 게 센터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뉴욕노인센터 바토식 소장
뉴욕노인복지센터 활동모습
014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엘 시스테마의 본부
카라카스시 까오보 공원 앞 게브라다 온다 지역. 주변의 허름한 건물들과 대조
되는 11층짜리 최신식 빌딩이 베네수엘라 무료 음악교육 시스템 ‘엘 시스테마’
의 본부 Headquarter 다. 정부가 2500만 달러를 투입해 5년 동안 지은 이 건물에는
음향설비와 멀티미디어 녹화 시스템이 갖춰진 연습실 91개와 콘서트홀이 있다.
유명 연주자의 마스터 클래스와 의미 있는 연주 장면을 찍은 DVD를 전국 204
개 센터에 보낼 수 있다. 하루 2500명의 학생이 무료로 리허설을 할 수 있다.
400석 리사이틀은 학생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무대를 낮췄다. 유명 연주
자 공연의 경우 음악을 전공한 카메라 기술자가 연주 장면을 찍어 기록해둔다.
인터넷 속도도 빨라 공연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방 센터에서 볼 수 있다.
숲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11층 디지털 도서관은 최첨단이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인디애나 음대, 스페인 마드리드 음악원 데이터베이스
DB 와 연결된다. 학생들은 전 세계 음악 자료를 손쉽게 연구할 수 있다.
치안도 훌륭하다. 지하철역에서 가깝고 숲 공원만 가로지르면 박물관
과 국립극장, 미술관이 나온다. 3000명을 수용하는 야외 공연장도 갖췄다.
01 El Sistema엘 시스테마
음악으로 사회 개혁 학교 마치면 거리를 헤메는 아이들 악기 가르치고 급식에 의료 서비스 타인을 존중하고 책임감 강해져 사회 개혁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
남미의 문화예술교육
매일경제신문 문화부
전지현 기자
015
12년 동안 엘 시스테마에 근무한 대외협력담당인 로드리고 게레로는
“빈민가 아이들에게 가난이 아니라 훌륭한 음악을 대물림하겠다는 아브레우 박
사의 꿈을 이룬 건물”이라며 “최첨단 연습실과 연주 홀을 지방에 6개 더 지을 계
획”이라고 밝혔다.
1975년 시작된 엘 시스테마는 전국 204개 교육센터에서 3세 이상 청소
년 35만 8000명에게 악기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 중 70%가 빈민가 지역 출신이
다. 이 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아이들은 오후 1시 30분 수업이 끝나면 거리를 헤
매지 않아도 된다.
베네수엘라 전직 문화부 장관이자 경제학자, 오르간 연주자인 호세 안
토니오 아부레우 박사는 “음악은 사회 개혁의 도구”라는 소신으로 엘 시스테마
운동을 창시했다. 34년 전 지하주차장에 모인 11명의 청소년은 무료로 악기를
배우면서 협동심과 책임감, 조직력, 사회성을 배웠다. 교향악 선율은 바이올린
과 첼로 등 각각 악기들의 소리가 일치단결했을 때 아름다워지기 때문이다. 오
케스트라 내에 자기 역할을 배우면서 남을 존중하는 것을 배운다.
음악에 몰입하면서 가슴을 짓눌렀던 가난도 잊게 됐다. 자아실현 욕
구가 충족되면서 꿈도 생기고 학업에도 애착이 생겼다. 엘 시스테마 전체 학생
90%가 고등학교 교육을 마치며 대학 진학률도 높다.
엘 시스테마가 만든 긍정적인 힘은 입소문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맞벌
이 부모의 강력한 지지를 얻게 됐다. 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1시 30분 이후 방
치된 아이들을 맡기면 안심이 됐다. 베네수엘라는 조직 폭력배, 비행 청소년 문
제가 심각하다.
016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게레로는 “가난해서 보모를 구할 처지가 못 되는 가정이 대부분”이라며
“부모들은 음악을 가르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곳으로 엘
시스테마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설립 3년 만에 정부 산하 기관이 됐다.
지원 예산이 책정됐고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음식과 의료서비스까지 챙겼다.
엘 시스테마 학생 출신이 교사가 되어 후배들을 가르치면서 교육센터
도 늘어났다. 카라카스 지역에만 14개 교육센터가 생겼다. 지금은 정부와 기업
도움으로 연간 예산이 2900만 달러에 달한다.
엘 시스테마에 들어오면 1~2년 동안 합창과 음악 이론을 통해 기초 교
육을 받은 후 악기를 결정한다. 일단 악기를 받게 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연주
연습이 시작된다.
아부레우 박사는 재능이 있건 없건 모든 아이들에게 악기를 배울 기회
를 줬다. 전문 연주자가 아니라 성숙한 사회인을 키우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 곳 출신 학생 20%만 음악가의 길을 간다. 최근에는 교육 대상을 감옥에 수감
중인 청소년과 장애 청소년으로 확대했다.
에두아르도 멘데츠 교육 담당 이사(30세)는 “오케스트라는 최저 비용으
로 많은 아이들 삶에 영향을 준다”며 “축구 경기는 24명의 아이밖에 지도하지 못하
지만 클래식은 축구장 4분의 1 크기에 150명을 수용해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빈민가 출신인 멘데츠도 엘 시스테마를 통해 인생 방향을 찾았다. 8세
에 입단해 바이올린을 배운 후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약
017
했다. 변호사 자격을 딴 후 20대에 엘 시스테마 이사에 올라 파격 인사의 주인
공이 됐다.
올해 LA필하모닉 음악감독에 오른 20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28
세), 17세에 베를린 필하모닉의 최연소 단원이 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에딕슨
루이즈(24세)도 엘 시스테마가 키워낸 세계적 음악가들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6000달러(600만 원)에 불과한 베네수엘라는 220개
오케스트라·합창단을 거느린 ‘음악 강국’이 됐다.
빈민가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준 엘 시스테마는 10년 후 연간 학생
100만 명을 교육하는 게 목표다. 정부도 2007년 11월 ‘미션 뮤지카’ 정책을 수
립해 청소년 오케스트라합창단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이 악기를
배울 권리를 헌법에 명시했다.
물론 엘 시스테마가 중단될 위기도 많았다. 클래식 음악을 귀족 문화로
보는 사람들의 반대가 심했다. 34년 동안 8명의 대통령,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아부레우 박사는 행정부에 찾아가 음악 철학과 동기를 설득해야 했다.
숱한 어려움을 견뎌낸 엘 시스테마의 경쟁력은 ‘선순환 구조’에 있다.
국가 무료 음악 교육 혜택을 받은 학생들은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려 한다. 엘 시
스테마 교사 1만 5000명 중 대부분이 이 교육 시스템 수혜자들이다. 또 엘 시스
테마 소속 오케스트라들은 지역 사회를 위해 주 1~2회 무료 공연을 연다.
멘데츠는 “음악 기술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봉사 마인드를 심어준다”며
“사회에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게 엘 시스테마 정신”이라고 말했다.
018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절망을 극복한 아이들의 연주는 시민들의 생각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엘 시스테마 조직이 확대될수록 베네수엘라의 희망도 커질 것으로 보인
다. 멕시코와 파나마, 미국, 스코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인들이 엘 시스
테마를 견학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엘 시스테마의 현장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빈민가 지역 사리아. 가파른 산동네에는 곧 무너질
듯 한 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남루하고 음산한 거리에는 불안한 눈동자
엘 시스테마 본부
엘 시스테마 아부레우 박사
019
의 남자들이 걸어 다니고 있었다. 그들을 지나쳐 페인트칠이 벗겨진 볼리바리안
학교(초중학교) 쇠창살문을 열자 낑낑대는 현악기와 웅웅거리는 목관악기 소리
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정문 입구에는 5~8세 여자 아이 5명이 ‘도레미파~’ 8음계를 바이올린
활로 긋고 있었다. 옆 교실에는 합창 수업이, 또 다른 곳에서는 목관악기 레슨,
강당에서는 오케스트라 연습이 한창이었다. 레슨비와 악기를 무료 제공하는 국
가 음악 교육 시스템 ‘엘 시스테마’ 현장이었다.
학교 담장 밖 거리는 총격전으로 하루 평균 30여명이 죽어가고 있다.
그러나 엘 시스테마 울타리 안에서 아이들은 악기에 빠져 공포를 잊고 있었다.
이들은 방과 후 음악교육 덕분에 오후 1시 30분 학교 수업이 끝나도 폭력과 마
약, 매춘이 우글거리는 거리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인구 2,640만 명 중 80%가 빈민인 베네수엘라는 가난 때문에 수시로
총격전이 일어난다. 먹고 살기 위해 강도가 되고 외국인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또 콜롬비아에서 생산한 마약을 유럽과 북미 지역으로
보내는 교두보이기 때문에 헐값에 마약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8세 때부터 엘 시스테마에 들어와 지휘자 수업을 받고 있는 음악 교사
알레 한드로 무뇨스(30세)는 “어릴 적 거리에서 나와 함께 놀았던 친구 3명은
죽었고 3명은 감옥에 갔다”며 “엘 시스테마가 내 인생을 보호했다”고 말했다.
경찰도 포기할 정도로 범죄율이 높은 빈민촌 바이에에서 자란 그는 싱
글맘인 어머니 강요로 엘 시스테마에 첫 발을 디뎠다. 거리를 배회하는 아들이
못마땅했던 그의 어머니는 악기를 배우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친구들과 노는
020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게 더 재미있었다. 피아노와 이론 공부도 적응이 안됐다. 엘 시스테마에 너무 가
기 싫어 집에서 자는 척 했다.
무뇨스는 “1년 동안 엄마와 실랑이를 했지만 결국 합창 수업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며 “노래를 부르는 순간 가슴속이 시원해졌다”고 회상했다.
합창수업을 마치자 받은 바이올린은 더 신기했다. 색깔이 예쁜 악기를
갖게 되자 음악에 점점 흥미를 갖게 됐다. 물론 그가 처음 낸 소리는 흉측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서 소리가 조금씩 나아지는 게 느껴졌다.
“바이올린을 가르치던 선생님이 부러웠고 그 분처럼 되고 싶었어요. 선
생님은 항상 교사실 문을 열어놓고 연주했어요. 아이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
며 동기를 부여했죠.”
그는 엘 시스테마의 지역 아카데미 과정을 다 마친 후 시몬 볼리바르
음악원에 입학했다. 엘 시스테마의 창시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Jose Antonio
Abreu 박사의 도움으로 장학금을 받은 그는 받은 혜택을 되돌려주기 위해 엘 시
스테마에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친다.
“제가 무료로 배운 아름다운 음악을 아이들에게 물려줘야죠. 여기 오면
암울했던 제 유년시절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학생들이 많아 동질감을 느껴요.”
그에게 교사일은 진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학생 오케스트라 공연 날
지휘자가 갑자기 빠져 대타를 맡으면서 지휘에 흥미가 생겼다. 현재는 카라카스
예술대학에 진학해 6학기째 음악 이론을 공부하고 있다.
021
유학 갈 꿈을 꾸고 있는 무뇨스는 “얼떨결에 지휘를 했는데 온몸 세포
가 흥분됐다”며 “베를린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 사이먼 래틀처럼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허름하고 어두컴컴한 강당에서 아이들 50여 명에게 모차르트 교향곡
31번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서곡을 가르치는 그의 지휘 동작은 뜨겁고 에너
지가 넘쳤다. 뜨거운 남미 햇볕에 그을린 검은 아이들은 팀파니를 쿵쾅쿵쾅 때
리고 힘차게 트럼펫을 불고 신나게 현악기를 긋는데 에너지를 쏟았다. 그렇게
다 퍼붓고 나면 세상에 대한 분노가 누그러진다.
무뇨스는 “엄마가 강간, 살해되는 것을 목격한 여학생도 그 상처를 음
악으로 극복한다”며 “악기에다 가슴 속에 쌓았던 응어리를 풀어놓으면 마음이
진정된다”고 설명했다.
시몬 볼리바르 음악학교 교사인 레나르 아코스타는 클라리넷 교육을
받기 전까지 소매치기와 마약으로 9번이나 체포되는 삶을 살아왔다. 그는 처음
악기를 받았을 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저한테 악기를 맡기고도 도둑맞지 않을 거라고 믿는 바보가 세상에 있
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하지만 나중에 알았죠. 악기를 빌려준 것이 아
니라 그냥 줬다는 것을요. 제가 든 악기는 총보다 훨씬 따뜻했어요.”
엘 시스테마 아이들은 상황이 열악해도 꿈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중
도 탈락률이 극히 미미하다. 집안 일을 강요하는 부모 몰래 오는 여학생도 있다.
그는 “오후 수업이 있다고 거짓말 하고 왔다”며 “언니처럼 ‘거리의 여자(매춘
부)’가 되고 싶지 않아 악기에 매달린다”고 말했다.
022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콜롬비아 까르따헤나는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을 남미로 끌어오던 항구도시. 폭
력과 억압, 인권 유린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인구 100만 명 중 70%가 빈
민으로 살며 40년 넘게 내전에 시달려왔다. 콜롬비아는 2006년 ‘국경 없는 의사
회 특별보고서’에서 가장 폭력적인 국가 중 하나로 지정됐다. 계속된 내전으로
300만여 명의 난민이 생겼고, 해마다 2만 5000명이 살해되고 있다.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가인 탓에 마약 중독과 총격전이 끊이지 않는
다. 게릴라와 갱단에게 친구와 가족이 무참하게 살해되는 것을 본 아이들은 공
포에 떨며 성장한다.
어릴 적부터 배고픔과 불안이 몸속 가득했던 무용수이자 안무가인 알
바로 레스트레포는 춤으로 불행을 떨쳤다. 아름다운 몸짓을 만들어내면서 잔혹
한 세상을 잊고 상처와 분노를 해소했다. 춤으로 삶을 긍정하게 되자 행운도 찾
아왔다. 콜롬비아 장학생으로 1981년 미국 유학을 떠나 제대로 안무를 배울 수
있게 된 것.
그는 춤을 통해 얻은 용기와 희망을 조국 아이들에게 되돌려주고 싶었
다. 그래서 1997년 현대무용 무료 교육센터인 ‘몸의 학교(엘 꼴레히오 델 꾸에
르뽀)’를 설립했다. 현재 1200명의 학생이 무용과 조형예술, 연극, 요가, 영어,
문학, 명상을 배우고 있다.
02 El Colegio Del Cuerpo
몸의 학교
세상에 대한 분노 춤으로 승화 무용으로 나와 타인의 몸 존중 콜롬비아 `몸의 학교’
023
레스트레포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청소년에게 춤추고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었다”며 “몸을 매개로 예술을 하다보면 내 몸을 아끼게 되고 타인의
몸도 존중하게 된다”고 밝혔다.
몸의 학교는 춤을 가르치기 전에 몸에 대한 윤리부터 가르친다. 몸은
사랑과 행복을 느끼고 생명을 잉태하기도 하는 성스러운 공간이라고 강조한다.
몸은 우리의 영혼이 머무는 집이기도 하다. 몸을 돌보기 위한 성교육, 약물중독
예방, 가정폭력, 몸의 권리와 정체성, 영양, 해부학 등을 가르친다.
레스트레포는 “몸은 세상과 통신하는 채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중하
다”며 “존엄과 배려, 평화를 일깨운 후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가족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으라고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춤을 위한 교육’과 ‘춤과 함께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춤을 위한 교육’은 전문 무용수, 안무가, 교육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10년
과정이다. 12년 전 학교 설립 때 들어온 학생 10명이 전문가로 성장해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춤과 함께하는 교육’은 시민들을 위한 대중 무용 교육. 까르따헤나 빈
민가 학교 18곳의 현대무용 교육을 위해 정부 보조금 95만 달러를 받고 있다. 또
일본 정부가 세계은행을 통해 해마다 100만 달러를 지원해 1200명의 어린이들
을 위한 ‘MA: 내 몸, 내 집 MA: my body, my home’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춤을 통
해 집중력과 창조성을 가르치는 과정이다.
레스트레포는 “가난한 자를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춤을 통해 인생을 변
화하고 싶은 많은 청소년들을 위한 무용교육이 되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024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1997년, 11세에 몸의 학교에 들어온 에두아르드 마르티네즈 Eduard
Martinez, 23 는 가난이 아니라 무용에 대한 열정 때문에 춤을 추기 시작했다. 당시
몸의 학교 선발 오디션에서 떨어졌던 그는 인터뷰를 재요청하며 “현대무용은
나를 위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입학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의 피나는 노력
과 재능 덕분에 세계적 무용수 반열에 올랐다.
물론 몸의 학교 출신들이 모두 무용수로 남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
더라도 무용을 통해 만든 자아 정체성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동료들
과 대화하고 진지하게 작업하는 경험은 어떤 일을 하든 도움을 준다.
이러한 몸의 학교 정신과 철학은 이웃나라로도 전파되고 있다. 레스트
레포는 세계은행 지원으로 파마나시티 구시가지에 몸의 학교를 세웠다. 이 곳
역시 까르따헤나 상황과 비슷한 가난한 도시다.
레스트레포는 “세계 곳곳의 청소년들이 자신을 존경하고 타인을 존중
하는 법을 배웠으면 한다”며 “그들이 국제적인 예술가가 되기보다는 무언가를
새로운 것으로 변화시키는 시인이 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025
프랑스/영국의 문화예술교육
매일경제신문 문화부
김슬기 기자
파리 근교 크레테이시 파스퇴르 중학교.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 20여명이 ‘도
시의 미술’을 주제로 한창 수업중이다. 지난 도시 속 숨은 미(美)를 사진에 담아
본 야외수업에 이어 직접 찍은 사진을 편집해보고 있는 중. 사진 편집프로그램
GIMP를 이용해 사진 속 친구들의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웃음을 터뜨리
는 등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다.
피에르 선생님은 한 명의 아이도 뒤처지지 않도록 꼼꼼하게 방법을 설
명해준다. 우리나라의 학교에서 볼 수 있는 이론 강의와 데생이 주가 되는 미술
수업과는 궤를 달리하는 모습이다. 피에르 선생님은 “도처에 존재하는 예술에
대해 눈을 뜨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술을 접하는 눈과 입맛을 알려주는 것이
예술수업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더 이상 이 미술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게 못내 아쉽다. 한 학
기동안 교실은 파리의 미술관에서, 고전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으로, 또 거리로
계속 바뀌었다. 전교생 600여명 남짓의 이 학교는 이민자 자녀들이나 경제적 소
외계층의 비율이 유독 높다. 하지만 학교에 마련된 도구들을 이용할 수 있어 그
림을 그리거나 교외로 나가는 실습이 부담스럽지 않다. 프랑스에서는 가난하거
나 환경이 어렵다고 교육의 테두리에서 밀려나는 일은 결코 없기 때문이다.
이민자 가정과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이곳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다양한 체험수업이 이루어지지만 학생들은 학교에 돈을 내지 않는다. 지방
마다 교육부의 문화예술교육담당부서 DAAC 와 문화부의 지역문화사업국 DRAC 이
교육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문화예술프로그램 수업 PAC 을 통
01 Créteil Pasteur크레테이 파스퇴르 중학교(프랑스)
프랑스 공교육 살펴보기
026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해 아이들이 교실 밖으로 나가고 갖가지 체험을 하게 되고 미술, 음악 같은 예체
능 과목은 역사, 불어 등의 과목과 자연스레 접목된다.
소외계층이 거주하는 지역일수록 PAC의 활용에 적극적이다. 문화부와
교육부가 앞장서 이들을 지원하는 것은 사회적 격차 해소 목적이 가장 크다.
크레테이 파스퇴르 중학교의 오베르 Aubert 교장은 “문화예술 교육을 언
제나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학교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교장
의 재량이 큰 편이다. 그래서 교장 선생님은 제한된 예산을 쪼개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까 고심한다. 프랑스 중학교의 의무
수업시간 27시간 중 미술에 배정된 분량은 1시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지만, 불
어선생님이 아이들을 극장에 데려가 ‘영화관 속 학교’를 운영하기도 하고, 음악
합창단을 만들어 노래를 부르거나 공연장을 찾는 수업도 있기 때문에 괜찮다.
이처럼 예술이 수업에 접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업시수만으로
교육이 부족하진 않다고 밝힌다. 이런 체험교육이 이루어질 때 DRAC이 아이들
을 지원한다. 교사들은 수업을 계획해 DRAC에 신청서를 내고, 심사를 거쳐 예
산을 지원받는다.
한국 예술교육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인 ‘엘리트 교육’에 대한 의견
을 물었더니, “예술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은 수업시간을 조정해 콘서버
토리에서 교육을 받는다. 단 이런 아이들을 발굴하기 위한 학교와 음악교육기관
과의 돈독한 파트너십이 많다.”고 답한다.
오베르 씨는 마지막으로 강조했다. “시간보다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프랑스의 교육 시스템도 점차 자유로워지고 있지만, 적어도 예술교육에 있어서
027
는 너무 느슨해지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들에게 최대한의 기회를 주는 것이 중
등교육의 의무가 돼야 한다. 아이들이 예술에 노출되는 것은 가정환경, 교육환
경의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학기 마지막 미술 수업이 끝나자 아이들은 웅성거리며 교실 밖으로 종
종걸음을 재촉한다. 이 아이들 중 몇몇에게는 이번이 생애 마지막 미술수업이
될지도 모른다. 고등학교에서 예술과목은 전적으로 학생들의 선택을 통해 이루
어진다. 하지만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수준 높은 작품들을 보고 즐
기며 배운 입맛을 평생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프랑스가 문화강국인
비결이다.
파스퇴르 중학교
028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Q. DAAC 는 어떤 부서인가?
문화예술교육담당 교육청대표부(지방파견)라고 할 수 있다. EN(교육부)- Rector(지방교육청)-
DAAC(문화예술교육담당 부서)의 시스템이다. 교육부에 있기 때문에 학교와 관련해서 일을 한다. 반
면 문화부 쪽은 C(문화부) - DRAC(지방단위문화부)의 시스템이 있어 DRAC과 DAAC는 협력해 일
을 하는 경우가 많다.
Q.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을 하나?
첫째 임무는 수업을 돕는 것이다. ‘꼴레조 오 씨네마(영화로 보는 수업)’와 같은 프로젝트(classe PAC
Projet artistique et culturel)가 대표적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많이 알려져서 학교들이 자발적으로 신청을
하지만 덜 알려진 프로젝트들도 많다. 여러 교육 관련 프로젝트들이 운영되는데 교육 관련 기관들과
우리는 네트워크가 잘 이루어져있어 학교에서는 일단 우리를 통해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DRAC
과 연계해서 일을 한다. 예산지원은 DAAC뿐 아니라 도 단위, 시 단위에서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
는 신청을 받는 것이고 각 단체들과 연계해서 도와주는 방식이다. 선생님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면
교육도 하고, 프로그램을 직접 짜주기도 한다. 루브르 박물관을 찾는 등의 교육소풍은 우리가 직접적
지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만드는 PAC의 일부가 얼마든지 될 수 있다.
프로젝트 PAC는 문화예술5개년 계획 때 나온 말이다.
문화예술‘수업’ 안에서의 프로그램이라는 뜻이다. 참여예술가가 8~15시간 정도 수업을 하는 프로그
램도 운영되고 있다. 전문가는 다 예술가라고 보기 때문에 이들의 선정에 대한 특별한 차별은 없다. 카
메라기사도 영화감독도 모두 예술가다.
두 번째는 예술실기 아틀리에 시간이다. 수업 외부적인 프로그램, 즉 신청한 아이들이 참여하는 경우
를 말한다. 일주일에 2시간 정도 이루어진다.(한국으로 말하자면 방과 후 교육 같은 개념이다)
Q. 교육은 분명 가정환경이 영향이 크다.
그래서 기회의 평등을 목표로 한다. 모든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브리지트 보셰 크레테이 DAAC 담당자
프랑스 DAAC와
문화예술교육에 관하여 ...
Interview
029
Q. 문화유산의 경우도 파리에 집중된 것이 많은데 지역 격차는 어떻게 줄이려 노력하나?
지역격차 해결을 위해서 생긴 것이 지방 문화부와 지방 교육부다. 지방에 그런 기관을 설치한 것도 넓
은 시야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 것이다. 루브르 박물관을 지방에 세울 수는 없는 것이다.
사실 루브르도 좋긴 하지만 이러한 문화유산만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
자기가 사는 주변의 것을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뭘 봤나’ 보다 ‘어떻게 봤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사실 프랑스에서는 어느 곳을 가더라도 문화유산이 너무나 많다. 그 유산들을 즐길 수 있는 습관을 길
러주고 졸업 후에도 계속 즐기고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크레테이 지역은 이민자 가정이 많다. 이들은 프랑스에 대한 기본상식을 잘 모른다. 프랑스의 문화유
산을 자주 접하는 것은 다양한 배경의 아이들이 프랑스 역사를 배우는 가장 좋은 수업이 된다.
우리의 또 다른 노력은 문화예술교육에 뉴 테크놀로지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루브르박물관도 인터
넷을 통해 콜렉션을 감상할 수 있게 하고 있고 많은 예산을 들여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Q. 한국에서도 문화예술교사 약 3500명 정도를 통해 참여예술가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참여예술가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키나?
예술가의 직업은 창작이다. 또한 교사의 직업은 교육이다. 두 가지 다른 분야가 만났을 때의 효과에 주
목하고 싶은 것이다.
새로운 교사를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다. 문화예술교육은 교육의 기존의 틀을 깨고 생동감을 만드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자기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교사와 예술가가 함께 수업에 임
한다. 다만 기본적으로 사람들 앞에서 수업을 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수줍음이 없는 사람을 교사로
사용한다.
음악수업만은 좀 다르다. 테크닉도 중요하기 때문에 음악가이면서 교사인 사람을 쓴다. 음악만은 학위
를 요구한다. 참여예술가수업에서 교육관련 예산은 교육부에서, 예술가에게는 문화부에서 예산을 준
다. 방과 후 수업 등으로 인해서 일을 더 하게 돼서 돈이 더 들면 교육부에서 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긴 하지만, 문화예술 5개년 계획의 성과는 있다. 10년 전보다는 의무
교육수업은 줄었지만, 그 외의 활동이 많아졌고 열린 학교가 되어가고 있다.
030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역사시간에 배운 나폴레옹과 조제핀이 보이죠. 그림 속을 잘 찾아보면 화가인
다비드 본인의 모습도 있답니다.”
브르타뉴 지방에 위치한 생 조제프 중학교 4학년 스무 명 남짓 학생들
은 ‘교육 여행’을 통해 루브르 박물관을 찾았다. 다비드의 회화 ‘조제핀의 대관
식’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에게 미셀 호제 선생님은 회화 속에 담긴 역
사이야기를 들려준다.
프랑스 남서부 쇼몽에서 온 기조 초등학교의 5학년 17명의 아이들도
들라크루아 그림 앞에 모여서 열심히 스케치를 하고 있다. 하루 동안 파리 견학
프로그램을 위해 여행 온 것이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서
다루어지는 들라크루아, 다비드, 앵그르 등 화가의 그림들을 실제로 보며 수업
하기 위해 루브르를 찾았다.
연간 700만 명 이상 방문하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 수업을 하는
모습은 요즘 쉽게 찾을 수 있는 풍경이 됐다. 4월 1일부터 유럽연합 거주 25세
이하 입장객에게 국립박물관 및 문화유적지를 무료로 개방한 정책 때문이다.
2002년 청소년에게만 허용되던 무료입장이 교사와 청년층에까지 확대된 이후
루브르 박물관은 하나의 거대한 교실로 변했다. 초등학교에서 대학생까지 다양
한 학생들이 문학과 신화, 역사를 세계최고의 박물관에서 배우고 있었다. 문화
예술작품을 접하기 어려웠던 소외계층도 마음껏 걸작들을 보고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02
France / United Kingdom Museum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및
영국의 박물관 정책
세계 최고의 박물관, 교실이 되다
031
미술관 교육프로그램
032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이번 정책을 통해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하여 프랑스 국립박물관 50곳,
국립 기념물 100곳이 젊은 층에게 문호를 열었다. 크리스킨 알바넬 프랑스 문
화부장관은 “제도가 시행된 뒤 이들 젊은 층의 박물관 방문이 15%나 늘었다”며
“누구나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정부가 배려해야 한다. 젊은 시절의 문화 감상
경험은 평생에 큰 재산이 된다”고 밝혔다.
박물관 무료개방 정책을 처음 실시한 나라는 영국이다. 2001년 국
립박물관과 미술관의 무료관람 정책이 시행된 이래 2008년까지 관람객수가
124%(유료에서 무료로 전환된 박물관 기준) 증가했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런던 자연사 박물관은 2007~8년 기준으로 127%나 증가했을 정도다. 아이
들을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끌어들이는 정책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최근 3년
간 저소득층 방문객 수도 3% 증가했다. 한번 전시를 찾은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이곳을 찾는다. 2007~08년의 재방문객의 숫자는 1700만 명에 달해 42% 증가
한 수치를 보였다. 정책이 시행된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방문 관람객수가 증가
한다는 사실은 영국 아이들에게 예술에 대한 입맛이 생기고 있다는 증거다.
영국 문화부는 이 정책을 위한 예산으로 지난 10년간 무려 2억 6000만
파운드(약5000억 원)를 투자했다. 영국 문화부의 박물관 정책담장자인 사이마
미르자 씨는 “모든 사람들이 입장을 할 수 있도록 장애를 없애는 정책을 폈다”
면서 “박물관들은 이민자 계층, 사회적 취약 아동 등의 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다
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복지 및 교육 정책으로 무료 개방을 실시한 영국의 획기적 조치
이후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비슷한 지원정책을 앞 다투어 내놓았
다. 아이들이 차별 없이 찬란한 문화유산을 보고 즐기도록 국가적인 투자를 아
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033
Q. 언제 프로그램이 시작됐나?
‘16살 이하 개방’은 1999년부터 시작됐다. 20살까지는 2000년부터, 2001년부터는 모든 연령으로
확대됐다.
Q. 정책의 배경과 역사는 무엇인가?
80년대 이전에는 박물관이 모두 무료였다. 보수당 정부가 들어오면서 예산 절감을 위해 입장료를 받도
록 권장했다. 빅토리아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등이 돈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영, 테이트, 국립은
여전히 받지 않았다. 그로 인해 세제불이익을 받아왔다.(비즈니스가 아닌 기부가 되면서) 20년간 이어
져오다 2000년에 노동당정부가 들어오면서 정책이 시작됐다.
Q. 정책의 목표는 뭐였나?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입장을 할 수 있도록 장애를 푸는 것이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오던 사람이
자주 오게 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그래서 박물관들에게 C2DE(영국이 정한 사회적 등급) 아동, 취약 아
동 방문율을 높이도록 권장을 하고 있다.
Q. 무료정책의 효과는 어떤가?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연구결과를 보면 무료로 바뀌었다고 해서 안 오던 사람이 오게 된 것은 아니
다. 하지만 3년간 저소득층의 방문이 약 3% 증가했다. 이들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아웃리치 Outreach
가 중요하다. 연다고 무조건 오지는 않는다.
Q. 예산이 많이 드는데?
2008~2009년(영국의 회계기준은 4/1~3/31까지) 예산이 4300만 파운드가 들어갔다. 그 전 해에는
4200만이 들어갔다. 박물관에 준 혜택은 부가가치세와 차액보전 두 가지다. 차액을 100% 보전해주
지는 않지만 시행당시 단계적으로 했던 입장료와 방문자수를 계산해 기준액을 만들어 협상을 해 기준
액을 매년 올려왔다. 현실적인 보상이다. 10년 동안 사업에 투자된 총 예산은 2억 6000만 파운드다.
정책이 매우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매년 모든 예산을 지급한다.
Q. 외국인들에게 가는 혜택은 어떻게 생각하나?
내외국인 모두 합쳐 124%의 방문객이 늘었는데 비율을 보면 비율자체에 큰 변화는 없었다. 국내 관객
도 많이 늘었기 때문에 외국인에게 특별히 효과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사이마 미르자 영국 문화부 박물관 정책담당자
영국 박물관‘무료 개방’
정책에 관하여 ...
Interview
034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Q.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나?
예술적 취향의 변화에 관한 연구는 없지만, 현재까지 하고 있는 작업은 방문자수의 변화까지밖에 추적
할 수 없다. 124%가 증가했고 40~50프로는 반복 방문자들이다. 여기까지만 조사 되었다.
사라 샐우드라는 사람이 연구를 했는데 2000년 밀레니엄 프로젝트로 복권기금이 엄청나
게 문화 쪽으로 들어왔다. 박물관 입장객 증가의 원인이 복권기금 때문이냐, 정책 때문이냐 연구했는
데 양쪽 모두의 영향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Q. 문화소외계층에서 예술품을 접하는 빈도가 늘었다고 생각하나?
소외계층 중 이민자가정 등 특수한 계층만을 떼어놓고 연구를 하기는 어렵다. 다만 올해부터는 추적가
능하다. 전반적으로 증가했다고 하기는 어려운데 가족 단위에게 친절한 자연사박물관, 과학박물관에
는 가족 방문이 늘었다. 흥미를 유발하기 때문에, 많은 소수인종이 오는 편이다. 하지만 아트갤러리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입장이 적은 편이다.
Q. 전시관을 유지하거나 운영하는 질이 떨어지지는 않았나?
큰 영향이 있지는 않다. 일단 특별전시는 여전히 입장료를 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설전시도 쉽게 스
폰서를 구할 수 있고 기부금도 많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건물 유지와 보수부분이다. 지난 6년간 문
화부에서 유지는 아니지만 수리에 대한 부분은 많은 부분 지급을 해주기 때문에 그나마 보전이 되고 있다.
Q. 적자가 누적된다고 해도 계속 이어나갈 것인지? 한번 맛본 공짜 음식은 잊기 어려운 법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도 유지될 것으로 생각된다. 문화부 장관을 맡고 있
는 휴고 스와이어란 사람이 자기는 박물관 입장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고 발언을 했다가 언론에 심하
게 질책을 받고, 심지어 박물관장들의 항명까지도 받았다.
Q. 박물관을 통한 교육이 궁극적으로 청소년들에게 주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큰 효과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 박물관은 손에 만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가 크다. 특히
박물관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
Q. 학교에서 단체로 와서 이루어지는 교육여행이 많이 이루어지나? 늘어난 편인가?
늘어난 것으로 생각한다.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 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지방박물
관의 실적이 굉장히 좋아졌다. 특히 요크 외곽 지역 같은 경우도 많이 늘었기 때문에 단지 관광객 때문
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Interview
035
Q. 영국 외에 비슷한 정책을 가진 국가가 있었나?
영국이 처음인 것 같다. 스코틀랜드, 웨일스가 동시에 시작을 했는데 웨일스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오히려 세제지원은 4월에 시작해서 더 빨랐다.
Q. 관광객 수가 이 정책으로 증가했다는 증거는 있는가?
영국 관광객 수는 분명히 늘어났을 것이다. 비지트 브리튼이라는 영국 관광청에서 서베이를 한다.
영국 방문의 가장 큰 이유는 박물관 방문이었다.
036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영국 예술위원회 Arts Council England 는 2월부터 16~25세 젊은 층이 무료 공연관람
을 할 수 있는 ‘나이트 레스 오디너리 Night Less Ordinary’ 정책의 닻을 올렸다. 박물관
정책의 성공에 힘입어 이번에는 영국 공연의 자존심인 ‘웨스트엔드’를 지키기
위해 나선 것. 젊은이들이 영국 전역 200여 개의 극장에서 공연을 부담 없이 즐
길 수 있도록 2년간 250만 파운드 50억 원 의 예산을 집행한다.
비싸고 어렵다는 이유로 공연을 멀리하는 젊은이들을 유인하는 한편
소외계층의 문화향유 기회를 넓히려는 목적도 있다. 앤디 번햄 영국 문화부 장
관은 정책을 시행하며 “문화의 힘은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
력한 것”이며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기회가 열려야 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창의문화교육진흥원 CCE 은 청소년들이 수업시간 혹은 방과 후에
주중 5시간 공연, 전시 등 고급문화를 체험 할 수 있도록 돕는 ‘파인드 유어 탤런
트 Find Your Talent’ 프로그램도 사회적 약자들이 거주하는 10개 지역에서 시범적으
로 시작했다. 문화적 체험을 통해서 아이들이 숨겨진 재능을 찾을 수 있도록 하
기 위해서다. CCE 원장인 폴 콜라드 씨는 “아이들이 어떤 배경이나 환경에서 자
라든지 문화에 대한 입맛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정책
의 목적을 설명했다.
2008년 CCE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부모와 가정환경에 따라 자녀들의
문화체험이 현격한 격차를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부모가 단순 노동직에 종사하
는 학생의 경우 70%가 일주일에 문화체험을 3시간 이하밖에 갖지 못한다고 조
사됐다. 심지어 52%는 문화체험을 전혀 하지 못했다. 부모가 학사학위를 가진
03 Arts CouncilEngland
영국 예술위원회
문화체험기회 늘리기, 영국의 사례
037
전문직의 경우 80% 학생이 5시간 이상 문화체험을 하며, 27%는 10시간 이상
이었다.
보고서에서는 펍에서 맥주를 마시고 스포츠게임을 즐기는 부모들은 자
녀가 고급예술을 접할 때 자신과 유대감을 잃을까 두려워 예술교육을 시키지 않
다고 밝혔다. 이런 나쁜 사이클이 대를 이어가면서 사회 양극화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폴 콜라드 원장은 “서머셋에 있는 한 10살 소녀는 음악에 재능이 있었
지만, 레슨비과 악기까지 지원해주겠다고 했음에도 부모님의 동의를 받지 못해
꿈을 접어야했다”고 했다. 탄광 노동자의 아들 빌리 엘리어트가 발레리노가 되
어 날아오르는 영화 같은 해피엔딩은 점점 현실과 멀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유
럽 각국은 가난 때문에 문화예술을 향한 꿈조차 꾸는 못하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도록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038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Q. 나이트 레스 오디너리 Night Less Ordinary 를 설명해 달라.
어떻게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할까 고민해오다 실시한 정책이다. 맥마스터 리포트라는 연구에서
모든 장르의 예술을 일주일동안 무료로 개방 해보자는 권고안이 나왔다. 그 권고안을 가지고 세부적으
로 연구를 하다가 젊은이들이 왜 극장에 안 갈까 하는 고민했다. 고민 끝에 25세 이하 청년들이 보조금
을 통해 극장에 가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영국의 젊은이들은 학교 졸업 후
극장에 가지 않다가 40세 이상이 되어야 가게 되더라. 그래서 그 간격을 없애도록 해보자는 의도였다.
Q. 얼마나 예산을 사용하나?
문화부 DCMS 에서 2년 동안 250만 파운드 예산을 지원했다. 각종 극장의 모든 공연에 대해서 신청을
받았고 200개 극장이 신청을 했다. 극장 규모에 따라서 작은 곳들은 공동으로 신청을 하기도 했다. 최
종적으로 98개 단위의 지원이 이루어졌다. 규모에 따라 1, 2, 3레벨로 나눠서 지원을 했다.
참여 방법은 웹사이트에서 우편번호 지역을 치면 참가 극장프로그램이 나온다. 모든 티켓
을 올려, 지원을 하면 볼 수 있도록 했다. 모두 무료는 아니고 국립 극장의 경우 처음엔 무료, 두 번째는
5파운드……. 이런 식으로 할인해준다. 목적은 극장에 가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우리의 목적은
극장에 오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Q. 젊은 사람들이 극장에 가지 않는 이유가 뭔가?
연구를 많이 했는데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첫째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 지역공연장은 20파운드
(웨스트엔드는 60파운드) 정도지만 비싸다고 생각한다. 둘째로 흥미를 못 느낀다. 젊은이들은 깔끔하
게 차려입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극장에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모른다. 심리적 거부감을 느낀다.
러셀 토브라는 유명배우가 인터뷰에서 “어릴적에는 ‘프리티 우먼’에 나오는 줄리아 로버츠처럼 입어야
극장을 갈 수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선입견을 없애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Q. 그래서 이 어려움을 깨고 알리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을 하고 있나?
200개의 극장이 참여를 했기 때문에 TV 신문 등 각종 매체가 이를 다뤄줬다. 배우 등 유명 인사들이
인터뷰를 해주는 등 참여하면서 젊은이들이 귀를 기울이게 됐다. 즐길거리라고는 영화와 닌텐도뿐이
던 젊은이들의 놀이문화 옵션에 극장을 집어넣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물론 극장에 가서도 쇼
가 엉망이면 다시 오지 않는다. 그래서 당연히 쇼는 잘 준비해야 한다.
Q. 소외계층을 돕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나?
올해 2월에 시작했다. 3개월마다 보고서를 만들기 때문에 아직 보고서가 나오지는 않았다. 우리는 단
지 26세 이하를 돕는 것이다. 중산층이든 저소득층이든 특별한 계층을 돕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은 아니다.
엠마 러셀 영국 예술 위원회(Art Council England) 홍보 담당자
영국 문화예술 참여정책에 관하여 ...Interview
039
Q. 얼마나 호응을 얻고 있나?
정확하지는 않지만 굉장히 잘되고 있다고 느낀다. 현재 36만 명의 이용자 중 79%는 처음으로 극장에
오게 된 이들이다. 웹사이트에 매일 6573명이 방문하고 있다. 페이스북, 뉴스레터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Q. 왜 예술이 중요한가?
예술은 영감을 주고, 문제의식을 갖게 하고, 즐거움과 계몽을 준다. 예술을 경험하는 것이 인생을 더
나아지도록 만든다.
Q. 영국 전 지역에서 시행되는 정책인가?
런던에만 극장이 집중되어있는데 그 외에는 어떻게 적용할까?
일단 어느 지역에 가더라도 3~5개의 극장은 있다. 웹 사이트에서 해당 지역의 우편번호를 치면 가까
운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런던에 극장이 많긴 하지만, 그만큼 런던 인구는 많다. 비율로 따
지면 크게 문제없다는 말이다. 지방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040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2001년 영국 켄트의 11세 소년 댄 에반스는 브로크힐 파크 중학교의 문제아였
다. 나쁜 패거리와 어울려 학교 안팎에서 말썽을 일으키고 주먹다짐을 하곤 했
다. 책상에 앉아 두꺼운 책과 씨름해야하는 학교가 지루하기 짝이 없었던 것이다.
에반스가 8학년(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춤이 그를 변화시켰다. 댄
스 컴퍼니 소속 전문댄서가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학교로 찾아와
선생님이 된 것이 그 계기. 에반스는 춤과 예술이야기를 자유롭게 들려준 그 수
업을 “갑자기 수업시간이 생동감 있게 느껴졌고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회
상했다. 교실이 싫던 그에게 심지어 과학수업도 흥미롭게 느껴졌다. 몸으로 자
신을 창조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되면서 어두웠던 기억은 뒤로하고 그는 춤
에 매달렸다. 2006년, 영국 중등졸업자격시험 GCSE 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
다. 그는 19살이 된 지금 프로댄서가 되어 방과 후 수업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 CP’은 2002년 영국에서 문화예술의 창의성을
교육에 접목시키기 위한 범국가적인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건축가, 과학자는 물
론이고 음악가, 미술가, 디자이너 등 예술가들이 직접 교실로 들어가 아이들을
가르친다. 일반교사들과 다른 이들의 색다른 수업을 통해서 아이들의 ‘창의성’
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예술과 교육을 결합시킨 이
프로그램을 ‘미래의 수확을 위해 씨를 뿌리는 투자’라고 표현했다.
7년이 지난 현재까지 CP를 거쳐 간 인원은 1만 2800여 개의 학교에서
94만여 명의 학생과 교사 약 9만 명에 이른다. 첫 두 해에만 영국 문화부 DCMS 는
04 Creative Partnership
영국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심는다
041
4000만 파운드(800억 원)를 쏟아붓는 등 전폭적으로 투자했고 현재까지 1억 파
운드 이상을 지원했다. 예술 강사의 수업참여는 특정 예술과목에만 국한되는 것
도 아니다. 수학, 과학 등 모든 과목에 이런 수업방식이 적용된다.
영국 메이든헤드의 뉴스랜드 여학교는 1129명의 학생 중 34%가 아시
아, 인도 출신 이민 자녀들이다. 영어에 미숙한 아이들도 많다. CP를 통해 시인
과 사진작가가 학교에서 글쓰기와 사진 찍기를 가르쳤다. 언어의 제약을 넘어서
많은 아이들이 인종과 환경에 대한 열등감에서 벗어났다.
실험적인 시도가 거둔 성과도 고무적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
의 결석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 대학입학자격을 얻게 되는 중등졸업자격시험 통
과 비율도 30%에서 50%로 올랐다. 틀에 박힌 방식에서 벗어난 수업은 학생들
의 학업성취도까지 향상시킨 것이다.
042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어린이 창의력 향상 프로그램
예술로 과학을 배우는 수업시간
043
Q. 창의성이 왜 교육에 중요한가?
유럽연합 연구결과에 따르면 각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모국어, 외국어, 과학, 수학, 예술, 역사, 시민교
육, 문화유산 과목을 교육하고 있었다. 이외에 필요한 과목이 수행능력 Competency 이다. 그 안에 비판
적 사고, 창의성, 감성에 대한 이해, 자신감, 회복력이 모두 들어간다. 취직을 하게 되면 다른 기술 Skill
은 직장에서 가르칠 수 있지만 이런 능력은 사전에 필요하다. 심지어 실패를 하더라도 이를 만회를 능
력과 경쟁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을 통해 얻게 된다. 그리고 예술과 문화가 이를 가져다준다.
Q. CP프로젝트가 생겨난 배경은?
2002년 CP의 시작에 앞서 2500개 학교가 아동들의 학습에 관한 연구를 했는데 결과는 아동들이, 가
르치는 것에 의해 수행능력이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을 모방하면서 배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선생님의 행동을 바꿔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험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하고 창의적, 비판적이
고 감정적으로 투명해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교사들의 행동양식과 다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술가과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등을 학교로 불러 교육을 하게 만들었다.
이 창의성은 아이들을 다르게 만든다. 능동적으로 변화시킨다. 교실에서 학생들의 역할이 바뀌기도 했
다. Co-크리에이터가 된다. 어떻게 배우고 무엇을 배우는지를 함께 결정하는 것이다.
창의성이 왜 필요한가 하면 현재 학생들의 60%는 앞으로 사회에 나갔을 때 새롭게 만들어질 직업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직업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수행능력을 기를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어떻게 학
습하는지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우리 경제의 미래다.
우리의 메인 오피스가 있는 뉴캐슬에 ‘세일즈’라는 소프트회사가 있다. 다국적 회사인 이
곳은 중소도시인 뉴캐슬에서만 50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창립자 2명이 뉴캐슬에 살았
고, 이 지역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2명 때문에 5천 개의 직장이 생겼다. 앞으로는 이런 창의적인 사람
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여부에 경제가 달려있다.
창의적이라는 것에는 아이디어를 가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비판적이어야 하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문제를 발견하면 고치고, 다시 불굴의 정신으로 다시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좋은 아이디어를
성공으로 만드는 것은 이것이다. 기존 권위에 대한 존중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점을 문제시할 수도 있
겠지만 21세기 후기산업사회의 해결책은 창의성에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Q. 창의성이 모든 과목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의심할 여지가 없다. 모든 과목을 창의적으로 가르치고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이해할 때 훨씬 좋은 효
과가 나타난다. 과학은 모두 창의력의 산물이다. 발견과 창조는 더욱 그렇다. 좋은 엔지니어, 좋은 수
학자도 마찬가지다. 재밌는 점은, 학교에서 과학을 창조적으로 바꾸기는 쉽지만 예술은 더 창조적으로
교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술 교사들은 스스로를 창조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폴 콜라드 창의문화교육진흥원(CCE) 원장
영국 창의문화교육
(CP 프로젝트)에 관하여 ...
Interview
044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Q. 정책을 실현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영국의 교육은 매우 정치적이어서 소비자와 주문자가 다르다. 소비자는 아동이지만 주문자는 부모와
유권자다. 여기서 괴리가 발생한다. CP 도입 이후 16세에 보는 중등졸업시험 5과목의 통과율이 30%
에서 50%로 올랐다. 20% 이상 오른 수치다. 과거에 70%는 실패하는 교육이었다. 이 70%의 실패자
들이 교육정책을 좌우해왔다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선생님은 CP를 지지하지만, 투표자들은 반대한고 전통을 좋아한다. 주입식을 좋아한다.
교육과 정치 사이의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정부는 표를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
정책이 나아가는 길은 그리 쉽지 않다.
Q. CP의 특별한 가이드라인은 없나?
학교가 가진 권한과 자율성이 크다. 어떤 것을 금지하기는 쉬워도 가이드라인을 주기는 어렵기 때문이
다. CCE가 책을 주면서 시켜도 그대로 교육이 이루어질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을 불러서
모범케이스를 보여주고 이를 교사가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소외계층(Minority)를 위한 정책은 없나?
일단 프로젝트 자체가 소외계층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가장 소외된 계층이 노동계층에서 실업
을 한 백인들이다. 여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3000명의 학생들을 6년간 장기 연구했다. CP 참여자와 비참여자를 비교했는데 중등졸
업시험 GCSE 에서 2.5 그레이드 차이가 났다. C가 4과목에 이르던 것이 C 2개, B 2개로 오른 정도
의 차이다. 학업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학부모의 참여이기 때문에 CP는 부모들이 참여하도
록 권유하고 있다. 또 하나 큰 문제는 저소득지역에서는 출석률이 낮다는 것이었는데 CP 이후 결석률
이 25% 낮아졌다. 2007년 정부의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2015년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직장
이 60만 개만 남는다고 한다. 매년 기술 없이 직장을 얻는 인구는 50만 명이다. 이 말은 자격증이나 기
술 없이 졸업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 이들이 모두 실업자가 된다는 것이다. 연금이 더 많이 필요하고
의료보험도 더 나가고 범죄율도 높아진다. 직장이 없이 졸업하는 학생들 때문에 초래되는 경제 피해가
수십억 파운드에 이를 것이다.
Q. CP의 현재 성과와 구체적인 목표는?
CP는 아직 10년밖에 안됐다. 최소한 25년이 지나 현재 교육을 받은 이들이 10년 이상 직업을 가진 뒤
에야 성과를 측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래를 우리가 바꿀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있다.
기본적인 목표는 16살 이하의 모든 아이들이 아무런 자격이 없이 사회에 나오는 것을 막
는 거다. 졸업 때 학위 없이 졸업하는 것을 막는 거다. 영국에는 2500개의 학교와 100만 명 이상의 학
생들이 있기 때문에 결국 예산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 목표는 영국경제에서 현재 10% 정도
되는 창의, 창조산업을 이보다 더 높이는 것이다.
Interview
045
영국 런던 캠든에 위치한 라운드하우스. 160여 년 전 빅토리아 시대, 증기기관
의 수리공장이였던 이곳은 1964년 공연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유서 깊은 공연
장으로 명성을 쌓아온 이곳은 2006년 1800여명을 수용하는 공연장, 서커스와
음악 페스티벌, 영화상영, 설치예술, 강연을 할 수 있는 복합예술공간으로 재단
장했다.
최근 이곳에서는 음악, 방송, 라디오, 디자인, 공연 등에 걸쳐 각종 현대
예술이 쉬지 않고 펼쳐지고 있다. 전위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넘쳐난다.
특이한 점은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부터 실연까지 함께 한다는 점이다.
90년대 후반, 라운드하우스는 다양한 계층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을 시작했다. 이민자 가정의 아이들과 소외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 만
큼 아이들이 예술가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2006년 재개관 이
후에는 청소년 참여 교육 프로그램을 대폭 늘렸다. 1년에 6000여 명의 청소년들
이 이곳을 거쳐 갈 정도다.
전문 예술가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라운드
하우스의 상징이 되었다.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가 라운드하우스에서 공연을 가
졌을 때 학생들은 라디오 스테이션에서 그를 직접 인터뷰해 방송을 하기도 했
다. 이곳은 폴 매카트니 외에도 제임스 브라운, 카사비안 등의 유명 뮤지션들이
공연을 해온 명성 있는 공연장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라운드하우스 관계자
들이 최고의 자랑으로 삼는 것은 청소년들의 재능을 꽃피워주는 일에 대한 자
부심이다.
05 RoundHouse
영국 라운드 하우스
예술가의 꿈을 이루다
046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Q. 문화예술교육이 왜 중요한가?
문화는 모든 사람의 삶의 일부이고, 사회에서 사회의 가치를 표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예술교육이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예술을 통해서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를 소통하기 때문이다. 예술교육은 창의성
과 상상력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진보하게 된다.
창의성은 많은 분야에 적용된다. 과학자도 필요하고 의사도 필요하다. 그들의 지식을 창
의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예술은 철학, 실용적 학문 등 모든 분야를 묶어낼 수 있는 학문
이다. 그래서 중요하다.
Q. 라운드하우스를 설립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떻게 라운드하우스의 중심역할을 청소년들에게 맞출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청소년에 특화해서
예술경험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예술가들과 연계해서 자기계발을 하고, 즐기면서
커리어 계발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라운드하우스가 다른 많은 극장들과 다른 점은, 다른 극장들의 교육 부서가 마케팅 일을
주로 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교육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모으
는데 집중한다. PR을 할까 예산을 딸까를 함께 고민하지 않는다. 라운드하우스는 학생들의 퍼포먼스
와 작품을 전문예술인들과 같이 대접한 첫 번째 기관 중의 하나다. 우리는 어떻게 청소년들이 이곳에
와서 예술을 즐길까에 초점을 맞췄다. 라운드하우스 이후 국립극장이나 테이트모던 갤러리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시도를 시작했다. 분명한 것은 최근 10여 년의 이런 변화를 주도한 기관 중
의 하나가 라운드하우스 라는 것이다.
Q. 라운드하우스에서는 격차해소를 위한 어떤 노력을 했나?
소외계층을 돕는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에게 충분한 경험을 주기 위해서 프
로모션을 할 때 광고를 할 때 인종을 다양하게 섞는 그림을 만든다든가 건물시설을 보여줄 때 장애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도록 PR에 신경을 많이 썼다. 2006년 재개관 이전 4년 동안 청소년센
터나 학교 등 많은 곳을 찾아갔다. 공간이 생긴 이후에는 이들을 부르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곳을 찾
지 않는 그룹의 사람들을 부르기 위해서는 그룹이나 커뮤니티 등을 단체로 초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난한 지역에서 단체로 오거나 복지사, 선생님이 같이 올 수 있도록 해서 결과물 CD나 작품을 가져가
게 하면 흥미를 얻게 된다. 그 이후에 개개인이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교육프로그램에 3가지 전략이 있었다.
첫 번째는 젊은이들을 자원으로 사용, 청소년들을 사업의 일부로 만들었다. 건물 짓기 전 설계부터 10
대들을 불렀다. 사인과 폰트 색깔 장식까지도 청소년과 함께 골랐다. 이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했다.
기본적으로 이는 바이럴 마케팅이었다. 친구들에게 입소문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들을 불러
서 보여주고 만지고 소문내게 했다. 친구가 쿨 하다고 하면 믿고 온다. 페이스북이 그때도 있었으면 좋
았을 것 같다.
엘리자베스 린치 라운드 하우스 교육프로그램 설계자
영국 라운드 하우스
교육프로그램에 관하여 ...
Interview
047
두 번째는 스탭의 다양성이다. 리쿠르팅에는 일단 전문성이 중요하다. 해당분야에서 성공적인 아티스
트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성이다. 런던은 인종적으로 다
양하다. 초기에는 음향기사를 외부에서 고용했었다. 5년 이상 운용한 후 이제는 청소년들이 직접 파트
타임으로 일을 하게 됐다. 인디안, 흑인 등 일a을 구하기 어려운 계층들이 취직을 하고 일을 하게 된 것
이다. 결과적으로는 우리 아이들이 일을 하게 되고 예술가로 성장하기도 하는구나 하는 긍정적 이미지
를 주는 거다.
세 번째는 적절한 콘텐츠였다. 공연과 전시를 하는 데 있어서 매우 현대적이면서 최신 경
향을 반영하고 좋은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국제적이기도 하고 감각적인 것. 그런 쇼가 사람들에게
자극을 준다. 프로그램 디렉터가 있는데 초기부터 협의를 해가면서 일을 해왔다.
기본적으로 작품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한다. 서커스와 댄스를 한다면 젊은이
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지 물어본다. 로얄셰익스피어컴퍼니가 국가의 정체성과 왕권에 대한 고전적
인 작품을 공연한다면 이에 대해 학생들이 반응을 하거나 아트웍을 할 수 있게 했다. 미국의 Merce
Cunninghem 극단이 비디오쇼와 춤, 음악을 보여줬는데 학생들도 쇼를 하고 클래식 악기 연주도 하는
등 동시에 퍼포먼스를 했다. 그렇게 주전시공간에서 쇼를 할 때 실험적이라든지 아방가르드한 작품을
하도록 하고 있다. 밴드가 방문을 하면 웹캠으로 찍어 웹캐스트를 하고 인터뷰를 방송하기도 한다. 기
술/프로덕션기술/저널리즘의 3가지 기술을 젊은이들이 배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Q. 개인적으로 영국 문화예술교육정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예술에는 내재적 가치와 도구적 가치가 있다. 안타까운 것은 정부는 도구적 가치에 집중한다는 것이
다. 항상 내재적 가치가 먼저 오고 도구적 가치는 나중에 와야 한다. 누가 악기를 연주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즐기고 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숫자를 중시한다. 존 캐리의 <예술
이 왜 좋은가>라는 책이 있다. 행하는 예술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 부분이 있다. 젊은이들이 예술을
단지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큐레이터처럼 공급자 역할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공급자가 되어 보면
아이들은 변한다. 젊은이들이 길거리예술을 많이 한다. 이를 비판하지 말고 수용해서 길에서 하는 젊
은 예술인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다.
라운드 하우스
048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기관(프로젝트명)
지방문화부 드락 DRAC : La Direction régionale des Affaires Culturelles
기관(프로젝트) 성격
국립 - 문화부 기관
기관(프로젝트)에 대한 설명
프랑스는 지방 Province 과 수도 사이, 각 지방들 Regions 사이, 그리고 중심 도시들과 외곽 지역 사이에 존
재하는 불균등의 현실을 해소하기 위해 1977년부터 지방자치단체들과 문화협력단체들의 주변에서
전문가와 조언자 역할을 담당하며 각 지방의 문화사업 및 활동을 총괄할 문화지방사업국 드락 DRAC :
Directions régionales des affaires culturelles 을 각 지방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후 1992년 2월 6일 드락은 프랑스
영토행정법에 의해 문화부의 파견 부서 Services déconcentrés 로 결정되었다.
각 지방 도지사 및 군수의 권한 하에서 중앙 정부의 문화정책을 실행하는 드락은 문화유
산, 박물관, 아카이브, 서적 및 공공 독서, 음악, 무용, 연극, 공연, 과학기술문화, 조형예술, 영화와 시
청각 등의 분야에서 주변의 협력자 부처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자문 역할과 전문 감정가의 역할을 한다.
드락에게 주어진 세 가지 주요 사명은 다음과 같다.
1. 영토정비와 대중의 확장 Aménagement du territoire et élargissement des publics
드락은 문화발전에 관련한 중앙-지방 정부 간, 도시 간 협약을 통해 도, 군, 읍 Régions, départements, communes
등의 지방자치단체들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한다.
2. 문화예술교육 Education artistique et culturelle
드락은 공인된 음악 학교를 위해 연간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하며 지방에 따라서는 관련 교육감의 의견
에 따라 조형예술학교도 지원한다. 드락은 지방교육청, 혹은 기타 국가 기관들과 협력하여 초중고교,
대학, 그리고 보육원, 여가센터 Crèches, centres de loisirs 등 기타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위한 기관들 내의 문
화예술교육을 장려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여기서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 예술
적 표현 언어 및 양식에 대한 입문 및 개론, 그리고 현대 창작물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등에 대한 것이다.
3.문화경제 Economie culturelle
드락은 경제적 측면에서 문화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드락은 문화기업들에 지원과 자문을 제공한다. 또한 드락은 문화메세나의 발전을 지지한다. 드락
은 문화 분야 실무자들의 교육과 평가·선발을 관리하며 때에 따라 재정적 지원에 참여한다. 또한 드
락은 문화업무직에 적용할 수 있는 사회법에 대한 정보를 배포하고 이의 적용이 적절했는지를 평가한다.
프랑스
문화예술교육기관 및
단체 조사
박지은
에꼴뒤루브르 박물관,
미술관학 박사과정
아르떼진 해외통신원
Project. 01
049
주요 프로그램
문화재, 고고학, 조형예술, 영화와 시청각 분야, 서적 및 독서분야, 음악과 무용 분야 등 문화예술사업
의 전반적인 활동들을 분야별로 관리하고 있다.
조형예술
조형예술대표부 Délégation aux arts plastiques : DAP 와의 협력을 통해 관여한다. 드락은 작품 전시 및 홍보를 돕
고, 창조와 교육을 지원한다. 예술가들에게 필요한 자문과 정보를 제공하며, 아트센터와 프락의 재정
지원 요청을 관리하고 활동을 주시한다.
영화와 시청각
드락은 국립영화센터 Centre National de la Cinématographie : CNC 의 지역 특파원 역할을 한다. 지역대표들과 함께
드락은 전문기관, 비영리단체, 지방자치단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앙 문화부의 중계자 역
할을 한다. 드락은 정보제공, 자문, 분석 그리고 촉진의 기능을 수행한다.
서적과 독서
서적과 독서 분야에서는 국립서적센터 Centre national du livre : CNL 와 협력하여 다양한 매체의 서적, 문학, 자
료를 배포하는 국공립 혹은 사립 조직의 발전을 장려하고,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협회단체에 예산
을 분배한다.
박물관
프랑스박물관사업국 Direction des musées de France : DMF 이 인정하는 박물관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발전을 장려
하며 관객을 대상으로 한 그들의 다양한 활동을 돕기 위해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 드락은 박물관의
창작, 개보수, 증축 등의 프로젝트를 살피고 돕는다. 또한 소장품 구입을 위한 재정 관리 책임을 진다.
드락은 대중을 대상으로 한 소장품 전시, 홍보 관련 활동 예산을 분배한다.
음악과 무용
드락은 지방 내의 음악과 무용 분야의 관리 방침을 실행하고 음악과 안무활동의 가치를 높이는 일과 발
전에 기여하며(네트워크, 예술교육), 교육, 연수, 아마추어 활동을 지지하고 음악 축제와 같은 일련의
행사들을 총괄한다.
연극과 공연
드락은 연극과 공연을 위한 중앙정부의 지침을 실행하는데 구체적으로 협력한다. 드락은 지역 전문 조
직의 역동성을 살피고 지방자치단체의 단결을 권장하며 대중에게 가장 뛰어난 예술작품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050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유물 문화재
• 고고학 : 지방 고고학 유물의 연구, 보호, 보존, 선전, 개발
• 지방차원의 등록 문화재 Monuments historiques 보존
• 예술적, 역사적, 고고학적 측면에서 국가유물의 한 요소인 작품들에 대한 조사보고, 연구와
정보화 작업. 프랑스의 예술 및 문화유산의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민속학 : 지방 내의 민속학적 유물의 연구, 보존, 그리고 가치 평가 업무
모든 장르의 현대예술창작 지원을 중시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대중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지원에 주력
한다. 이외에도 지방청 Préfecture de région, 지역 지청 Préfecture de département 과 재정 계획의 관계를 담당하는 일
반 행정 업무도 맡고 있다.
드락은 각 분야의 중앙행정 지침을 적용하기에 앞서 지방 정책과의 연관성을 체크하는 곳이다. 지방
의회와의 협력이 중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지방의회와의 협력은 문화예술발전에 필요한
예술센터, 극장, 미술관 등의 구조적 장비 Equipements structurants 의 밀도를 보충하는 것, 시민과 가장 가까
운 곳에 보다 많은 문화활동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주변 지역의 문화 공간 생성을 장려하는 것, 문화예
술기관과 사회교육분야의 전문가들 사이의 새로운 협력자 관계를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드락은 각 지방 교육청 Rectorat 및 학군 Académie 의 협정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드락에
상주하는 문화예술교육 전담위원 Conseiller pour l’éducation` artistique et culturelle 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자 하는 교육자, 예술가, 문화기관을 소개하고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드락은 국립교육자료센터 CNDP 가 각 지방에 분포된 지방교육자료센터 CRDP 및 도교육자
료센터 CDDP 와 협력하며, 또한 국립자원체 PNR 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이밖에도 드락은 교사와 문화
활동가의 양성 및 교육을 지원하고 학교 현장의 수업에 참여하게 되는 예술가들의 자격을 심사하는 업
무를 담당한다.
재정지원
드락의 기본적인 활동 업무는 100퍼센트 국가 예산으로 충당되나 프로젝트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파트너들이 협력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직·간접적인 재정 지원을 하게 된다. 각 드락은 해당 시기의
특정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 신청을 하므로 각 지방 드락에 대한 지원은 지역적 특성과 시기적 필요 등,
각 지방의 현실에 따라 유동적으로 배분된다.
051
기타 사항
각 드락의 장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의견을 나누는 드락 대표자 협회 Association des DRAC 에서는 이것은 구
체적인 협력보다는 주로 아이디어 교류차원의 협력. 그러나 각 지방간의 문화적 협력이 훨씬 구체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예를 들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Patrimoine mondiale de l’UNESCO 으로
지정된 ‘루아르 계곡지역 Val de Loire’은 성트르 지방에 인접한 페이 들라 루아르 지방 Pays de la Loire 까지 지
리적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문화유산의 통합적 관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두 지방의 드락 및 지방 관계
자들이 회의를 통해 연계적인 관리를 해 나간다. 이외에도 독일 인접 지역인 드락 알자스 지방의 경우
는 독일의 접경 지방과 협력하는 경우도 있다.
052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기관(프로젝트명)
크레테이 교육청 문화예술교육 대표부 DAAC-Délégation académique à l’action culturelle et à l’enseignement artistique- de Créteil
기관(프로젝트) 성격
국립 - 교육부 기관
기관(프로젝트)에 대한 설명
문화예술교육지원대표부 닥 DAAC 은 지방 교육청 및 학군의 차원에 중앙 정부의 문화예술교육정책을
적용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국가 차원에서 초·중·고등학교 교육 기간을 ‘전반적인 문화유산과 만
나고 문화예술의 여러 가지 형태를 접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간’으로 규정하고 문화예술교육을 학교
교육의 범주 안에서 중요하게 다룰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문화와 예술 향유를 위한 균등한 기회 제
공은 학교 내 문화예술교육의 핵심사항 중 하나이다.
이렇듯 닥 DAAC 은 학교 내에서도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문화예술교육의 구체적인 적용과 그 지원을 위
한 기관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문화예술교육 및 문화활동은 의무 및 선택과목 교육과 함께 학교의 교
과진행과 연관선 상에서 보충 활동과 교차적 접근을 발전시키는 것으로, 문화 활동은 과학 기술 분야
의 보충적 프로그램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예술, 과학, 문화 프로젝트를 촉구하고, 협력을 제공하고, 보조하고, 교육하고, 가치화하고 평가하는
활동을 진행하는 닥의 5가지 주요 목표는 다음과 같다.
• PAC 수업, 예술 아틀리에 등의 방법으로 예술 및 과학의 실습을 장려한다.
• 최대한 다수의 학생들이 어려움없이 쉽게 문화에 접근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 문화기관 및 관련 장소를 자주 방문하여 문화적 습관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돕는다.
• 작품과 그 작가 또는 연구자들과의 만남의 기회를 만든다.
• 모든 교과 과목내에서 문화적 측면을 강조한다.
주요 임무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 학교수업 및 교육의 범주 안에 문화예술적 규모를 발전시킨다.
• 드락, 연구 및 기술 지방사무국 DRRT, 지방자치단체, 국립교육자료센터 SCREN / CNDP 네트워크와 협조
하면서 문화기관, 비영리협회단체, 예술가들, 문화, 과학, 기술 분야의 실무자들 Acteurs, 교수 및 학자들
과 공동으로 일하는 것을 장려한다.
Project. 02
053
주요 프로그램
닥은 기타 기관들의 프로그램과 함께 협력하므로 매년 반복되는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아니며 각 지방
및 지역에 따라 프로그램이 일정하지 않다. 또한 닥이 관할하는 분야는 드락의 경우와 유사하게 건축,
기호 예술, 시각예술, 사진, 디자인, 영화, 서커스, 무용, 인권, 환경, 문학, 음악, 유물, 과학기술, 연극
등 세분화된 문화예술의 분야의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닥의 주요 역할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예술가, 문화기관, 학교기관을 연결해 주는 일
• 각 기관 프로젝트의 문화적 측면의 적용을 주의깊게 살피는 일
• 정규 및 보충 예술과목 수업들을 예의 주시하는 것
• 예술 분야의 역사적 발전사를 일반적으로 가르치도록 지도하는 것
• 파트너쉽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일 : PAC 수업, 기관간 프로젝트, 예술 아틀리에, 과학기술
아틀리에, 교육적 보조 Accompagnement , 예술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돕는 것.
• 교육 업무
- 연수 아카데미 프로그램 Plan academique de formation 에서 문화 개론 연수의 개념을 세우고 감독
- 문화예술교육의 자원 지점 Pole de Resources 형성하는 것
• 정보 업무
- 웹사이트를 이용해서 업데이트된 문화계의 새로운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
- 관련 기관들을 위한 전자 정보지 ‘닥 뉴스 La DACC vous informe’ 발송
- 문화협력자기관들을 발견할 수 있는 만남의 장 제공
재정지원
교육부 내 지방 교육청의 기관이므로 국가 재정인 교육부의 재산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드락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프로젝트에 따라 협력자들에 의해 추가되는 예산이 있다.
기타 사항
닥의 경우는 지방 문화부라 할 수 있는 드락과 협력하기는 하나 문화예술교육분야를 중심으로 협력하
기 때문에 그 행정 위계는 동일하지 않다. 다시 말해 드락과 비슷한 급의 교육부 기관은 지방 교육청 및
학군이며 닥은 이 지방 교육청 내의 한 부서로서 존재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그 규모는 드락과 대등하
지 않으며 각 지방마다도 그 규모와 활동내용이 천차만별이다.
054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기관(프로젝트명)
디지털 아트센터 큐브 Le cube
기관(프로젝트) 성격
시립 Municipal 및 지역결합체 산하 Intercommunal 이나 실제적인 기관 운영은 비영리 협회단체인 ‘아트 3000 Art3000’에서 운영하고 있다. 1988년 플로랑과 닐스 아지오스마노프 Florent et Nils Aziosmanoff 형제에 의해 만
들어진 ‘아트3000 Art3000’ 협회는 예술과 뉴테크놀로지 분야에서 프랑스에서 개척자와 같은 역할을 한
협회로 창립 초기부터 음악가, 그래픽 디자이너, 연극 연출가, 영화감독, 조형예술가, 건축가 등 창작
에 있어서 디지털 분야를 활용하는 넓은 폭의 예술가들과 긴밀한 협조로 일하여 왔다.
다년간 쌓아온 국제교류 네트워크를 통해 프랑스 뿐 아니라 도쿄, 보스톤, 몬트리올 등 다양한 해
외 도시에서 행사를 개최하였으며, 특히 1998년에는 파리에서 개최된 국제전자예술심포지움 ISEA International Symposium on Electronic Arts 2000의 기획자로 선정되어 활동한 바 있다.
기관(프로젝트)에 대한 설명
디지털창작 및 예술을 위한 전문 디지털 아트센터 르큐브는 2001년 이씨레물리노 Issy-les-Moulineaux 시의
발상으로 만들어 졌으며 아르 드 센 지역공동체 Communaute d’agglomeration Arc de Seine 의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뉴테크놀로지와 그 활용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이씨레물리노 시장인 앙드레 상티니 André Santini 는
시정 운영에 웹 티비, 포드캐스트, 전자행정 등을 활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르 큐브 센터를 건립하여
파리 외곽의 소도시 이씨 레 물리노를 프랑스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지털 시티 중 하나로
발전 시켰다.
특히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인 르 큐브는 일 년 내내 전시와 교육프로그램, 공연, 작가와의 만남 등
을 통해 디지털 예술을 발견하고 창작하며 관련 분야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는 아직 디지털 예술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해당 분야를 새롭게 배울 수도 있고 원하
는 사람들은 실제로 디지털기술을 이용한 창작을 해 볼 수 있게 되어있다.
Project. 03
055
주요 프로그램
큐브의 프로그램은 디지털 예술의 존재와 의미를 발견하고 Découvrir, 멀티미디어 기기를 직접 체험하고 Pratiquer, 디지털 작업이라는 새로운 예술표현 방식을 창조하고 Créer, 디지털 작품들을 접하고 Expérimenter,
디지털 공동체 안에서 디지털 예술에 대한 생각과 견해를 나눈다 Echanger 는 5가지 활동을 기본으로 구
성되어 있다.
르 큐브의 주요 활동은 크게 연령별 프로그램과 르 큐브 페스티벌로 나누어진다.
관객층별 프로그램
16세 이상으로 분류하는 성인층은 인터넷실을 이용할 수 있으며(유료, 회원은 무료) 레벨에 따라 초급반 Initiations multimedias, 중급반 Formations multimedias, 그리고 고급반 Ateliers de pratique et stages de creation 으로 나누어진다.
12~16세 역시 인터넷실을 이용할 수 있으며(유료, 회원은 무료), 이 연령의 관객들을 위해서는 개인
창작프로그램인 ‘에스파스 마이 큐브 Espace My Cube, 단체 창작프로그램 ‘아틀리에 마이 큐브 Atelier My Cube’
그리고 학교 방학 중에 제공되는 방학연수 Stages Vacanes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5~11세는 어른의 보조 없이 개인적으로 인터넷 실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어있으며, 연령층, 요일, 내
용에 따라 간단한 컴퓨터게임을 통해 디지털을 접하게 하는 ‘쁘띠 클릭 클럽 Clubs des p’tits clics : 5~6세’, 간단
한 만화영화, 동영상 등을 제작해 보는 ‘마우스 클럽 Club des souris : 6~8세, 이보다 약간 발전된 형태의 픽셀
클럽 Club des pixels: 9~11세, 멀티미디어 아틀리에 ‘작은 아틀리에 Petits ateliers : 7~11세’, 방학 연수 Stages vacances,
‘르큐브 생일파티 Gouters d’anniversaire’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학급이나 학교 단위의 관객을 위한 프로그램 Action scolaire 은 르 큐브의 주요 활동 중 하나이다.
초·중·고등학생들을 위해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교사의 참석 및 예약, 그리고 선행준비가 필수적으
로 요구된다. 이와는 별도로 준비된 교사연수프로그램을 통해 교사들이 뉴미디어와 뉴테크놀로지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활용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르 큐브는 영유아위탁소 Crèches 단위의 영유아층 Petite enfance 을 위한 멀티미디어 프로그램까지 준
비하고 있다.
056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르큐브 페스티발 Le Cube Festival
르큐브는 연령별 관객층을 위한 프로그램 이외에도 아르 드 센 지역결합체 및 이씨레물리노 시와 공동
으로 2년에 한 번씩 르 큐브 페스티발이라는 축제를 개최한다. 이는 시내 곳곳의 건물과 공간을 활용하
여 비디오, 인터넷 등의 디지털 작품을 전시하고 시민들에게 좀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기회를 제공하
기 위한 것으로, 외견상으로 파리 시가 개최하고 우리나라에는 더 잘 알려져 있는 ‘백야 La nuit blanche’ 축
제와 유사하다.
그러나 보다 적극적으로 디지털 예술로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 르큐브 페스티발의 특징이라 하겠다. 도
심 속 건물 벽면에 작품을 상영하는 것 외에도 작가와의 만남, 학급별 관람 등의 행사가 함께 열리며 기
존의 아틀리에 프로그램도 축제와 결합하여 훨씬 역동적인 형태로 진행된다.
이밖에도 르 큐브는 700평방미터 규모의 작품 전시 공간, 인터넷 접속 공간, Pole de resource 역할을
하는 자료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들이 구비되어 있는 작업실(비영리단체,
학교, 병원 등 공공시설이 요청할 때는 멀티미디어 작업실 무료로 대여) 등 다양한 공간을 상시로 준비
하고 디지털 예술에 관심을 가지는 다양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재정지원
비영리협회단체는 해당 정부부처에서 지원을 받으므로(문화부), 큐브의 경우는 문화부, 이씨레물리노
시 지원과 아르 드 센 지역결합체의 예산을 받는다. 또한 디지털 관련 기업들의 지원과 후원을 받는 경
우가 많다. 이밖에 입장 수입, 회원가입비용 등이 재정 원천의 하나이다.
057
기관(프로젝트명)
공공영화협회 Association cinema public
기관(프로젝트) 성격
협회 단체 Associatif
기관(프로젝트)에 대한 설명
1978년 파리 동남부 외곽에 위치한 발 드 마른 Val de Marne 지역에서 만들어진 이 단체는 시립, 혹은 비
영리단체성격의 영화관들을 공공 서비스 차원에서 연합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영화계가
점점 미국식 흥미주의를 중심으로 한 이윤 창출을 기준으로 발전하는 현실을 개탄하며 예술로서의 영
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영화에 대한 국가 및 공적 지원이 확충,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단체이다.
주요 프로그램
공공영화협회의 주요 활동은 영화축제개최와 교육 및 연수활동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영화 축제
씨네 주니어 Cine Junior
매년 다양한 영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하
는 ‘씨네 주니어 Cine Junior’이다. 이 축제의 목적은 영화 상영 및 배급과 그 활용에 있어서 공공 기관을
장려하는 것이다. 1994년에 시작되어 이어져 오고 있는 이 씨네 주니어 영화제는 발 드 마른 지역의
17여개 회원 영화관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이는 또한 발 드 마른 지역의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 양질
의 프랑스 및 외국 영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그 종류는 신작 영화에서부터 오래 되어
쉽게 관람하기 어려운 영화까지 다양하다.
이 영화 축제는 영화 제작에 입문하는 청년층 대중들을 격려하고 지원하여 궁극적으로 영
화에 대한 이해 확산을 돕고 있다. 이뿐 아니라 교사 및 강사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자료들을 제
작하여 교육 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같은 맥락에서 영화 상영 후 영화감독들과 어린이들의 만남
과 토론의 시간을 조직하고 있다.
축제의 마무리 후에는 영화 상영 지원을 위해 ‘그랑프리 씨네 주니어’, ‘이미지 전달자 상 Le prix Passeurs
d’Images’, ‘국제 아르 에 에세 영화위원회상’, ‘젊은 심사위원상’ 등 4가지 상이 수여된다.
지난 3년 동안 씨네 주니어 축제를 통해 공공영화협회가 발견하고 지원한 10여점의 영화
들이 프랑스 영화관에서 상영되었다.
Project. 04
058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팔레스타인 시네 주니어 축제 Ciné-Junior en Palestine
17년간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영화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촬영 아틀리에 등을 통해 어린이들과 청소
년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하고자 노력한 시네 주니어 축제는 2007년 예루살렘 프랑스 영
사관과 유럽 의회 등의 후원을 받아 팔레스타인에서 개최되었다. 오랜 기간의 전쟁으로 신체적으로 정
신적으로 피폐해진 팔레스타인의 어린이들이 상상의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된 이 행
사에는 10여점의 엄선된 영화가 상영되었다.
또한 축제 중에는 부대행사로 현지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여성과 어린이의 위상에 대한 교
육 아틀리에가 진행되었으며, 동시에 사진전도 개최되었다. 이 축제는 라말라, 나플루즈, 베들레헴 등
영화관을 하나라도 갖추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마을들로 이어져 각 마을 주민들을 하나로 잇는 역할도
하였다.
2. 교육 및 연수 활동 - 학교 연계 프로그램 ‘학교가 된 영화관 College au cinema’
«학교가 된 영화관» 프로젝트는 1989년 교육부와 문화부의 발상과 제안으로 시작된 전국 규모의 문
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공공영화협회는 2002년부터 발드마른 지역 의회의 요청으로 해당 지역 내
의 본 프로젝트의 실행 임무를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학생들이 영화문화를 접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이미지 읽는 법을 가르치며, 관객 교육에 기여하고 영화관 방문 관람이 생활 속에
서 자연스러운 문화 활동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학기 기간 동안 학생들은 영화관에서 최소 5편의 영화를 관람하게 되고 영화관련 전문가
들을 만나게 되며 교육 자료들을 받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이미 발드마른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개최
되고 자리를 잡은 크레테이 국제여성영화제 Festival International de Films de Femmes de Créteil 와 시네 주니어 축제
와 함께 진행될 수 있다. 또한 이외에도 학생들이 시간이 될 때 영화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 협력하는 영화관에서 2~3유로에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 카드를 발급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 학교의 교장과 교사그룹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
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교과과정 안에 포함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다시 말해 학교
의 문화예술교육 부분과 통합되어 실시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진행 중 교사들은 특히 이 프로그램과
학교 교과목 사이의 발전적이고 상호교류적인 관계가 형성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교사들은 크레테이 예술의 집 Maison des Arts de Créteil 에서 3일간 연수교육을 받는다. 이 연수교육
은 연수아카데미프로그램 Plan Académique de Formation 의 범주 안에서 조직되고 그 실행은 크레테이 교육청
과 공공영화협회와의 협력관계 안에서 크레테이 여성 영화제 위원회에서 담당한다.
학교가 된 영화관 프로그램은 발드마른 지역의회 Conseil général du Val-de-Marne, 국립영화센터, 드락 일드프
랑스, 크레테이 교육청, 발드마른교육장학청 Inspection Académique du Val-de-Marne, 지역 내 공공영화관, 자발적
으로 참가한 중학교가 협력하는 프로그램이다.
059
재정지원
비영리협회단체인 만큼 재정지원은 일정하지 않고 다양한 원천을 가진다. 그중 주된 것은 문화부의 지
원, 시 단위, 지역 단위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다. 예를 들어 ‘학교가 된 영화관’ 프로젝트의 경
우, 어린 학생들에게 입장료를 할인해 주기 때문에 생기는 재정 손실의 나머지 차액을 지역 의회에서
지원하는 형태로 지원했다. 또한 기타 영화산업과 관련된 기업에서 지원 받는 경우도 있으며, 협회 자
체에 들어오는 회원들의 회원가입비로 운영비를 충당한다.
060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기관(프로젝트명)
루브르박물관 Musee du Louvre
기관(프로젝트) 성격
국립 : 2002년 박물관 법 개정과 함께 베르사이유 성지, 오르세미술관, 기메미술관, 로댕미술관 등과
같이 ‘공공기관 Etablissement public’의 지위를 얻게 되었는데, 이들은 국가에서 일부만(50% 정도) 재정지
원을 하고 나머지는 입장 수입을 통해 스스로 운영한다.
기관(프로젝트)에 대한 설명
그 규모와 고대 유물, 회화, 조각, 공예를 아우르는 소장품의 질적, 양적 수준이 엄청나 프랑스를 대표
하는 박물관으로 손꼽히고 있는 루브르 박물관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전시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프
랑스 문화예술교육에 소장품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기능적인 측면 뿐 아니라 건물 자체
도 역사적 가치를 가진 문화재이다. 1200년 경 군사적 요새의 성격을 지닌 성으로 지어진 후 14세기
샤를 5세 시대 왕궁의 용도로 확장 변형되었다. 이후 역사를 통해 개축, 증축 등을 거듭하며 왕궁으로
사용되다가 프랑스 혁명 이후 정식으로 박물관으로 용도 변경되었다.
이후 전시 규모나 소장품이 증가하였으나 나폴레옹이 물러난 이후 여러 나라에서 유물 반환을 요구,
일부를 반환하기도 했다. 프랑수와 미테랑 대통령이 1981년 진행한 ‘그랑 루브르 Grand Louvre’사업을 통
해 관객들의 동선이 조정되고 유리 피라미드로 주 출입구를 설치하는 등 보다 현대적인 개념의 박물관
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작년 한해 7백 5십만 명의 관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된 만큼 관광산업의 측면
에서도 프랑스에서 중요한 위치를 가지는 박물관이다.
주요 프로그램
루브르박물관은 소장품의 상설전시와 특별전시 이외에도 이와 연관된 학회, 간담회, 출판, 교육프로그
램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방문객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과 연관된 활동은 중요한 부
분을 차지하며 관객층을 세분화하여 각 관객에 적합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여러
관객 중에서 특히 교육현장을 담당하는 교사들을 위해 상설 소장품전시 무료입장을 제공하고 수업에
이용할 수 있게 제작된 소장품 관련 교육 자료를 인터넷 상에서 무료로 제공, 교육현장에서 박물관의
소장품을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학교교육과의 연계를 도모하고 있다. 각 소장품
전문 부서과 관련된 정보와 함께 교육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주제별 교재를 준비하여 교사들이 손쉽게
교육에 참고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Project. 05
061
뿐만 아니라 교육과 관련하여 루브르박물관의 소장품을 활용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일종의 검
색 엔진과 같은 교육관련 특별 웹사이트(http://education.louvre.fr)를 신설하여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를 활용하는 것과 별도로 언제든지 교사들은 루브르박물관의 교육서비
스 담당부서와 연락하여 연계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다.
루브르박물관의 관객대상프로그램은 크게 전시도센트관람 Visites-conférences, 아틀리에 혹은 연수세미나 Ateliers ou séances de formation, 그리고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관람하기를 원하는 관객을 위한 전시관람 동선가
이드 Parcours dans les salles,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관람하기를 원하는 관객을 위한 것으로 일정 시대의 작품
별, 예술사조별, 혹은 테마별로 다양한 동선의 예를 제공)로 나눌 수 있다.
전시도센트관람 역시 그룹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 개인, 개별 가족, 장애인 개인, 성인 그룹, 학
급 그룹, 장애인 그룹 등 세분 관객별 개별 혹은 그룹 전시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성인을 위해서는
야간 관람, 주말 관람 등을 준비하고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위해서는 수업이 없는 수요일과 토요일에,
방학 중에는 매일 준비하는 등 각 관람객 층의 특성을 고려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립박물관 전문설명
자가 담당하는, 보다 자세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전시관람시리즈Cycle 도 준비하여 3, 5, 10번에 걸
쳐 가이드관람을 하는 것도 있다.
회화, 조각 등 예술의 실제를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아틀리에 역시 전시가이드관람과 유사한 맥
락으로 개인 및 그룹별, 연령별로 나뉜다. 4세에서 13세 사이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아틀
리에는 창작을 시작하는 데 중요한 열쇠를 제공하고 기술의 기초를 알려주고 여러 문명을 발견하면서
작품들과 대화할 수 있게 한다. 학급 그룹 아틀리에의 경우는 유치원에서 대학생에 이르는 광범위한
학생들을 다루며, 또한 30세 이하의 관객을 청년층으로 분류하고 이를 18세 이하와 18세에서 30세
사이 관객층으로 구분하여 특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루브르박물관 자체에서도 전시도센트, 작가, 건축가, 큐레이터, 대학교수 등 다양한 강사들이
참여한 교육 및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이는 학교연계교육 Formations Scolaires, 교사연수교육 Formations
Enseignants, 기타 기업 연수의 맥락에서 직원들을 위한 세미나 성격을 가지는 사회관객대상교육 Formations
Champ social 으로 나뉜다.
062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재정지원
공공 기관 Etablissement public 으로 지정된 루브르박물관은 국가에서 50%의 재정지원을 받고 나머지 예산
은 자체 경영 입장 수입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이러한 독특한 국립 지위를 가진 박물관들로 퐁피두센
터-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 오르세미술관, 기메미술관, 로댕미술관 등이 있다.
063
독일의 문화예술교육
매일경제신문 문화부
윤상환 기자
올해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20년. 현재 독일 전체 인구 8200만 명 중 외국
계 이주민은 터키, 레바논, 세르비아, 폴란드 등지에서 대거 몰려온 노동 이민자
들이 1500만 명이다.
독일 연방통계국에 따르면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의 경우 이민자 자
녀가 평균 4%에 불과하지만 하우프트슐레(보통 중등학교)에는 20%에 육박하
고 있다. 베를린의 뤼틀리 하우프트슐레의 경우에는 학생의 80%에 달한다. 이
민자 자녀들 상당수는 독일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
하고 있다.
‘베를린 문화프로젝트 Kultur projkte Berlin’는 베를린 연방주가 소외된 청소
년들에게 차별 없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문화
의 대중성과 홍보를 위한 프로젝트를 현실화한다. 베를린 시내 50개 학교와 30
개 예술단체, 25개 사회단체가 중심이 되어 오감 자극 색깔 체험프로그램 ‘붓으
로 그리다’, ‘박물관 체험프로그램’, ‘아벤토이어 뮤제움’, ‘신나는 즉흥연주’, ‘오
페라와 연극의 밤’ 등 다양한 예술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다문화, 멀티문
화 시대에 차별 없이 창의성을 키운다’는 게 모토.
베를린 문화 프로젝트는 도시의 주요 프로젝트와 페스티발을 조직하
고,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협력하며, 박물관과 다른 문화기관을 홍보할 뿐만 아
니라, 문화교육과의 넓은 범위를 보조하고 있다. 문화프로젝트 베를린은 설립
이후로 예술과 문화의 대중화와 관계된 여러 이슈들에 깊이 있게 관련하고 있
01
Kultur Projekte Berlin베를린 문화 프로젝트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차별 없이 문화예술교육을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보듬는다 오감 자극 ‘베를린 문화 프로젝트’
064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다. 문화 교육을 위한 베를린 프로젝트 사무실은 2007년에 베를린 의회에 의해
문화프로젝트 베를린에 설립되었다.
베를린 문화프로젝트는 1월 transmediale 08 페스티발과 함께 시작되
었고, 8월에 20주년 댄스 페스티발과 샤우부데 베를린 극장 15주년 기념행사를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해에 보여주었던 베를린의 새로운 문화 교육의 설립
이다. 문화교육을 위한 베를린 프로젝트는 수백 개의 교육기관과 문화기관의 보
조를 받고 있다. 특히 2008년에 확장된, 학교와 예술을 위한 스폰서십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
베를린 프로젝트 담당자인 안네테 리히터-하쉬카는 “청소년들에게 수
업 후에 차별 없이 예술교육을 받을 기회를 주고,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
라며 “이주민 자녀들은 부모들 무관심 속에 교육을 받을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네테는 “특히 6세에서 10세 때 받는 예술교육은 평생의 바
탕이 된다”며 “아이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잠재 능력을 발견할 기회를
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를린에 거주하는 터키, 인도네시
아 등 이주민들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저소득층이고, 자녀들의 교육에 관심이 없
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베를린 문화프로젝트로 방과 후에
이주민 자녀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를린 문화프로젝트에 대해 “2007년 시작할 때는 사회적인 논란
이 많았지만 문화라는 모토에 하나로 뭉친 것”이라며 “세부적으로 이주민 자녀
들의 사회적 관계, 가족 관계 등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
일은 대부분 주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주별
로 공통적인 주제를 찾기가 쉽지 않아, 주별로 특색 있게 테마를 정해서 예술교
065
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를린 문화프로젝트의 다양한 예술교육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문화 속에서 섞여 살아야 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느끼게 하
는 것이다. 오감 자극 색깔 체험프로그램 ‘붓으로 그리다’의 경우 터키 가정의 자
녀들을 주로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안네테는 “터기 이주민 가정의 자녀들은 좋은
교육을 받기가 어렵다”며 “특정 프로그램의 경우 특정 이주민 자녀들에게 기회
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참가 경쟁을 벌일 정도로 인기 있는 체험프로그램은 ‘어린이
들이 만드는 단편영화’다. 지난 4월 300명을 뽑았고, 4차례 제작 워크숍을 거쳐
연말에 일반인에게 상연할 예정이다. 영화감독과 제작자들 도움으로 주제를 선
정하고 시나리오를 완성한 뒤 직접 인터뷰와 촬영을 거쳐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만들어진다.
안네테는 “아이들이 거리에서 인터뷰도 하고, 영화제작 스텝의 역할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된다”면서 “카메라에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담는
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인터
뷰 요령도 배우고, 영화제작의 기술도 알게 된다”면서 “특히 영화제를 통해 자신
이 만든 영화가 상영되면서 성취감도 얻게 되고, 다문화사회-멀티 문화사회에
서 살아가는 법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고 했다.
‘신나는 즉흥연주’ 프로그램도 인기다. 안네테는 “초등학교 음악 교사
의 제언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이라며 “전문가들이 다양한 사물과 기구로 연주
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무런 부담 없이 신나게
연주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낀다”며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의 반
066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응이 워낙 좋았다. 더 많은 기회를 달라는 학부모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를린 문화프로젝트의 2008년 프로젝트
박물관에서의 긴 밤 2008 Lange Nacht der Museen 2008: 이 프로그램은 1년에 2번 열
리는 행사로 겨울에는 “시간”이라는 주제로, 여름에는 “왕궁, 공원 그리고 정원”
이라는 주제로 몇몇의 박물관들이 각자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나, 테마에 맞게 비
유적인 혹은 신화적인 측면을 부각하여 전시한다.
트란스메디알레 08 Transmediale. 08: 2008년 1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예술과 디
지털 문화를 위한 페스티발인 트란스메디알레 08이 개최되었다. 예술가와 미디
어관계자, 대중예술에 관심이 있는 21600명의 방문자들이 참가한 이 프로그램
은 각종 전시, 회의, 퍼포먼스, 예술작품 전시회 등을 포함하고 있다.
세계적인 댄스 축제 Tanz im August 2008: 이 페스티발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댄스
들을 선보였고, 더 나아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춤 문화를 강화하였으며 거리댄
스와 힙합과 같이 대중적인 춤과 발레들도 소개되었다.
호기심 가득한 청자들을 위한 베를린 네트워크 ohrenstrand.net 2008: ohrenstrand. net
는 현대 음악의 대중화와 공연을 위한 새로운 베를린 네트워크로, 8개의 기관에
서 현대음악을 홍보하기 위해 참여하고 있다.
067
TUSCH Berlin은 극장과 학교간의 교류로 청소년 문화 서비스교육, 학문, 연구
를 위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TUSCH Berlin에는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간 82개의 학교, 31개의 극장, 3만 명의 학생들이 가입되어 있다.
이 기관의 핵심적인 과제는 청소년들이 음악, 그림예술, 춤 혹은 연극에
친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영역의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의 성격발달
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앞서 보여주고 있다.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문
화를 자주 접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드러낼 수 있으며, 발굴한 재능을 집중적으
로 계발할 수 있다.
문화기관을 위해서는 미래의 준비된 문화적 흥미를 기르는 것이 병행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아이들은 미래의 관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에서 문화 소개는 문화를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의 중요한
초석이 된다. 이를 위해 베를린 시는 청소년들에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연극, 박물관, 콘서트 혹은 문학포럼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02 TUSCH Berlin투쉬 베를린, 극장과 학교
미래의 문화 창조자, 문화 소비자를 기른다
청소년 대상
현대무용 참관 프로그램
068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다
TUSCH Berlin의 설립자이자 책임자인 카트린 베렌스는 “베를린을 위
한 연극교육 실험모델 Theaterpädagogischer Modellversuch für Berlin” 이라는 조직으로부터
도이체스 테아터와 바간텐 뷔네의 연극교육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베를린 극장에 연극교육이라는 개념은 거의 없었지만, 바간텐 뷔네, 샤우 뷔네,
막심 고끼리 극장, 도이체스 테아터, 캄머슈필, 테아터 89, 코미쉐 오퍼 등과 함
께 연극교육에 대한 생각을 TUSCH Berlin으로 전환시키게 되었다. 그는 청소년
들이 TUSCH-연극프로젝트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5가지로 정리한다.
1. 연극의 실험적인 영역에 대한 개방성
2. 목적에 얽매이지 않은 배움의 경험
3. 예술과 문화에 있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참여
4. 그룹 활동 과정의 창의성
5. 깊숙한 감동이다.
TUSCH Berlin는 청소년들이 삶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고 학교생활에서
중요한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아주 평범한 수업을 함께 진행한다. 그러나 1998
년 당시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연극교육을 하는 것은 하나의 사치라고 생각
하던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문화 교육이라는 말이 생소했고, 문화 기관과 학교
의 지속적인 협력은 익숙하지 않은 사안이었다. 대신에 “공동으로 이룩한다”라
는 개념은 학교와 문화기관의 문화교육을 위한 협력모델이라는 개념보다 더 잘
투쉬의 연극교육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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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되었다. 처음에는 12개의 학교와 12개의 극장이 함께 시작하면서 TUSCH
Berlin이 출범하였고, 이제까지 10년이 흘렀다.
TUSCH Berlin의 초창기와 현재
우선 TUSCH Berlin의 초창기 협력 프로젝트를 살펴보자. TUSCH
Berlin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연극에 사용했던 무대세트와 의상, 마스크 등을 전
시하였다. 또한 그것은 아이들이 연출 전반에 있어서 어떻게 아주 작은 부분들
이 특별한 장면으로 만들어지는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이에
덧붙여 극장 측에서는 무대제작자, 배우, 드라마해설자, 감독 혹은 연출과 함께
충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연극역사에 대해 생생한 설명을
곁들여 소개할 것을 제안을 하였다. 이러한 모습에 고무된 TUSCH Berlin에서는
극장 측에서 제안한 것을 프로젝트에 반영하고, 연극제작에 있어서 공동으로 참
여하기를 시도하였다. 이러한 관계는 “예전의” 극장은 “새로운” 극장이 되어야
한다는 기치아래 극장 문화지도의 변화와 발맞추어 연극교육을 더욱 중요시하
는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다음으로는 TUSCH Berlin의 현재다. 현재의 모토는 ‘하나의 모델이 학
교를 만든다’는 것. 극장에서 더 많은 연극교육이 필요한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라는 질문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USCH
Berlin는 극장이 연극교육에 대한 필요를 인식하게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TUSCH는 극장경영에 있어 연극교육의 위상을 확고히 했을 뿐만 아니라, 베를
린 내에서 연극교육 의사소통 통신망은 아주 잘 정비되어 있다.
또한, 문화 교육의미의 공공성은 “아이들을 올림픽으로(아이들과 청소
년들이 예술과 문화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할 수 있도록 2004년에 만들어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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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셔티브)” 와 같은 활동과 함께 민감해졌다.
TUSCH Berlin은 규칙적으로 연극교육 코치를 배정했고, 극장관계자와
학교 관계자들의 조정을 시도했다. 이러한 관계망이 없이는 의사소통의 방법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TUSCH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나
갔고, 각각의 파트너들에게 공정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독일 학교법에는 독일 초등학교 교사들은 연극 활동도 가능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을 통한 직접적인 공동작업과 보
조는 굉장히 긍정적인 프로젝트이다.
영향을 끼친 프로젝트들
TUSCH Berlin이 영향을 끼친 프로젝트의 첫번째는 함부르크에서 시행된
TUSCH의 후속 프로젝트다. 교육, 스포츠 관청과 쾨르버-재단 2002에 의해 프
로젝트에 합류한 함부르크 소재 극장들은 적어도 한 학교에서 2년간 집중적으
로 교류를 했다. 이 프로젝트로 인하여 베를린에서 10년간 유지해온 극장과 학
교의 연결망이 함부르크에서도 시도되었다.
프로젝트의 파트너인 문화관청은 작년에 30개 정도의 학교가 지원신
청을 했고, 몇몇의 극장이 대기명단에 올랐다고 보고했다. 큰 함부르크 극장과
몇몇 개의 개인 극장은 미래의 관객들과 생생한 교류를 하는 것을 기대했다. 함
부르크 소재 학교의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극장세계에 익숙해졌고, 전문가들의
연습을 가까이에서 경험하였으며, 극장과 관련된 여러 직업군들에 대해 배우고,
전문적인 도움으로 희곡, 연출, 의상, 무대배경, 소품 등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이 프로젝트는 교사와 연극교육자 혹은 예술가들이 총체적으로 긴밀하게 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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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작업하고 학교장과 극장장이 강력하게 후원할 때, 특히 좋은 성과를 얻는다.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단계에서는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이 프로젝
트를 가능하게 할 것인지, TUSCH-협력을 위해 어떤 평가기준이 있어야 하는
지”하는 질문이 제기된다. TUSCH의 책임자들은 2번째 워크숍에서 성공적인 프
로젝트의 기준을 상정했다. 교육적인, 미학적인 질, 예술적인 질, 설비시설의 질,
프로젝트 시행과정상의 질, 효과성과 같은 자격과 발전의 질이 바로 그것이다.
둘째로는 작센-안할트에서 시행된 TUSCH의 후속 프로젝트. 2004년 4
월부터 “놀이와 연극 Spiel & Theater” 작센-안할트 e.V. 가 KlaTSch! 라는 이름으로
고유한 프로젝트를 시행하였다. 베를린에서 자치단체 극장에 강한 집중했다면,
작센-안할트 지역 프로젝트는 개인 극장의 형태에도 골고루 분포되었다. 개인
극장들은 지속적으로 연극을 상영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극장들과 작업하는 것
은 융통성이 있고, 고유한 작풍에 따라 연극을 구체화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한 이것은 포괄적인 프로젝트 경영뿐만 아니라 더욱 본질적인 공연방법과도 연
관될 수 있다. KlaTSch!는 극장과 학교의 지속적인 공동 작업에 집중한다. 연극
제작자는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주 학교 그룹을 연습에 동행하였고, 학교에서
도 학교생활이외에 5개 그룹에게 집중된 연극 활동을 3일간 제공하였다.
TUSCH Berlin의 구체적인 협력형태
아우스강스바지스 AUSGANGSBASIS: 극장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전달되어야 하며,
청소년들의 인식을 불러일으킬 만한 다양한 사회적, 심리적, 역사적, 정치적 주제
의 공연을 선보인다. 학교는 전통적인 교육과정으로 편재된 예술뿐만 아니라, 다
른 과목과의 상호 연계 예술에서 문화적인 활동을 펼친다. 또한 축제, 콘서트, 프
로젝트주간을 통해서 학교 문화 내 창조적인 표현가능성의 다양화를 현실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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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의 변화: 극장과 학교는 그들의 목표와 비전의 교차점을 찾기 위해서
TUSCH 파트너십에 참여하고 있다. 파트너십 프로젝트의 변화를 위해서는 학교
장, 전문가, 학생대변인, 극장장, 희곡인, 감독 그리고 배우들과의 구분된 의사소
통망이 사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파트너십에서는 수용적인 만남의 형식뿐만 아
니라, 동시제작, 작가, 공동의 주제, 문학적인 시대, 장르의 비교, 조명 혹은 무대
장치 개발과 연극 음악적 시도 등과 같은 예술 프로젝트 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TUSCH 개별적인 파트너: 학교와 극장간 다양하고 집중적인 파트너십 계획의
중심에는 TUSCH의 이념이 큰 역할을 한다. 가능한 많은 교실과 상이한 수업과
목에서 연극예술과의 창조적이고 이론적인 교류, 만남의 형식이 실천되어야 한
다는 것이 그것이다.
TUSCH 작업장 프로그램: 모든 TUSCH 학교를 위한 극장에서 제공하는 다방
면의 워크숍은 매해 한번 씩 배우와 희곡작가, 감독, 무대감독 등의 지도아래 작
업장에서 진행된다. 학생들은 다양한 연출형식을 배우는 것 이외에도 칼싸움,
춤, 인형극과 같은 다른 솜씨들을 경험하고, 가면제작자, 무대제작자 등의 연극
관련 직업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
TUSCH 테아터 엑스트라 TUSCH Theater Extra: 방학동안 시행되는 이 프로젝트는